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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프랑스 남자와 연애하면서 느낀점 10가지

by 낭시댁 2016. 9. 21.


우선 프랑스 남자와 연애나 결혼한 모든 한국 여자들에게 격려를 보낸다.


우리 자서방은 다르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어쩔수없이 그들만의 고집과 자부심 그리고 뭔가 속좁고 그런 공통점이 분명히 있다.


우리 회사에 프랑스남자가 두명이 있는데.. 많은 회사 동료들이 나한테 농담반 진담반으로 묻곤 한다. 프랑스 남자랑 결혼 진짜 괜찮겠냐고ㅎㅎ

물론 괜찮으니까 산다. 그래도 가끔은 한국남자들 특유의 (?) 허세같은게 그리울때도 있다. 너무 솔직하게 다 털어놓으니..;


프랑스남자와 연애 및 결혼 하면서 느낀 점들..ㅎ 물론 지극히 개인적이고 이렇지않은 프렌치도 많을거다.

 




​​​​1. 밀당은 잘 안먹힘
내가 알던 언닌 외국인 남친이 따라나와 잡겠지싶어서 토라진 연기하고 뛰쳐나왔다가 영영 연애 쫑냈다고 한다.
이건 프렌치뿐만 아니라 서양 남자들 대부분 비슷한듯 하다. 자서방 말론 드라마를 하도봐서 여자들이 이상해지는거라고 ㅎㅎ
나도 초반엔 사소한거로 짜증 잘냈는데 그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남자들처럼 "자기야 미안해"하고 달래주는게 아니고 심히 불편해 하면서 상황만 더 심각해질 뿐이다. 그냥 뭐든 어른스럽게 대화로 서로를 알아가는게 필요할 뿐.


​​​​2. "난 여자니까 이정도만?"No No
심하게 무겁지않은이상 내 짐을 대신 들어주고 이런거를 할줄 모른다. 맨날 강조해도 부탁하기전에는 미리 알아서 해주는게 없음
남자니까 뭘 더해주고 여자니까 이런건 좀 빼고 이런 계산 자체가 머릿속에 없다. 뭐든지 공평-
물론 경제적으로도 공평하게 분담

가끔 야속하긴 해도 이게 맞는거같다. 나중에 자식낳아도 이렇게 교육시킬예정이다. 


3. 물리적인 마찰 조심하기
사소한걸로 다투는 중에 자서방이 미안하다고 손을 어깨에 올리는데 살짝 뿌리친적이 있었다. 그걸로 충격을 어찌나 받던지..
오죽하면 내가 맨날 Mr. Fragile 이라고 했을까.
그래도 물리적인 마찰(?)은 주의해야함.
연애 초기에 장난으로 꼬집고 깨물었다가 놀래더라고 ㅎㅎ 그뒤론 안한다.

 



​​​​4. 남자가 울어?!!
우리나라는 사내가 울면 안된다고 어려서부터 귀에 딱지가 앉게 가르치지만 얘네는 그런게 없나보다.
남자가 우는건 이상한게 아닌거같다. 그저 감정에 솔직한거니까. 심하게 다투고 내가 심각하게 헤어지자고 했을때 펑펑 울어서 깜짝 놀랐다. 남자의 눈물은 이길 재간이 없더라... 

어떻게 보면 어떤 상황에서도 눈물을 보이지 않는 한국 남자들이 좀 가엾기도..

 


​​​​​5. 생각보다 로멘틱 하지 않다.
사실 연애 초기엔 회사앞에서 서프라이즈라며 기다리고 기념일도 챙기더니 이제 그건 마치 고대전설같은 이야기가 돼 버림. 예전엔 로맨틱한 저녁식사도 자주 준비하고 내 도시락도 싸주고 하더니.. 아 언제적 이야기냐..

항상 로멘틱한 프렌치도 있겠지만 내가 아는 프렌치중에선 자서방을 포함해서 본 적이 없다. 단지 로멘틱한 흉내만 내다가 목적을 달성하고나면 끝인건가.. ㅠ. ㅜ


​​​​​6. 세상에서 제일 섬세한 (까다로운) 프렌치
고추장이 맛있다길래 한때 많이 요리해주다가 집에서 가져온 고추장이 떨어져서 한인마트에서 사온 고추장으로 요리를 해줬더니 단번에 차이를 귀신같이 알아냄.
암튼 이젠 나는 요리는 잘 안해주고 자서방이 더 많이한다. 난 아무거나 잘먹으니까
음식뿐만 아니라 뭐든지 까다로워서 선물도 미리 물어보고 달라는걸로 준비한다.


​​​​​7. 투덜 투덜
사실 프렌치들이 투덜거리는건 심각하게 신경쓸게 아니다. 자서방 어머니 말씀 "우리 프렌치들은 불평을 빼면 시체란다" ㅋㅋㅋ 그냥 일상이라는 소리. 실제 자서방 사촌누나네 식구들이 리조트에서 단합해서 막 따지고는 뒤돌아서 암일 없었다는듯 하하호호 화목한거 보고 놀랬다. 나만 심각했구나ㅎㅎ



​​​​​8. 집안일은 공평하게
때되면 알아서 요리하고 알아서 치우고 내가 뭘 해주길 기다리고 있거나 하지를 않는다. 물론 문제는 가끔 지가 먹은거만 설거지할때도 있다. 그럴때 좀 빈정 상하긴 하지만 반복학습이 중요하다. 그냥 이거도 좀 씻어 하고 설거지통에 갖다주기ㅎㅎ 설거지하고 뒷정리는 또 어찌나 잘하는지. 대신 난 청소를 더 많이 한다. 물론 뭘 해놔도 투덜거리긴하지만 그냥 습관적으로하는 것들이라 그냥 그러려니하고 나도 적당히 같이 투덜거려준다ㅎㅎ


​​​​9. 넘치는 애정표현
가장 중요한건 아무리 성격이 까다롭고 괴팍해도 솔직한 애정표현이 넘친다는거. 우리집 놀러온 친구들 마다 눈꼴사납다고 할정도로 그 무뚝뚝한 표정에 안어울리게 시종일관 애정표현ㅎㅎ 이게 가식이 아니고 진심이라는걸 아니까. 싫은건 싫다고 표현하는게 너무 익숙한 사람들이라 이사람들 입장엔 우리나라 여자들이 더 속터지고 희한한 케릭터로 보일수도 있겠다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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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나 집에서 티비 보는데 자서방이 일하다말고 ​팀뷰어로 띄운거ㅎㅎ



​​​​9-2. 나도 애정표현 해주기
결혼준비 시작하면서 나한테 했던말이 내가 자기만큼 사랑하지 않는것 같다는..
살짝 충격이었다. 자서방이 항상 표현하고 나는 그냥 받기만 했던것이다.
살아온 문화가 다른거도 자서방이 항상 이해해주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건 자서방 입장에서는 불공평하겠다 싶어서 요즘엔 나도 노력중이다.


​​​​​10.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양보하기
다투다가 말이 안통하면 그냥 나는 말하기 싫어서 "괜찮다"고 하는데 자서방은 그게 괜찮은게 아닌걸 이제 안다. ㅋ "너또 그러다가 내일 일하는데 장문의 문자로 막 따질거잖아!" ㅋㅋ
난 화가나면 그때 바로 따지지않고 가라앉혔다가 좀 진정되면 정리를 해서 전달하곤 한다. 그게 싸움을 줄이는 거니까. 근데 얘네는 그때그때 바로바로 말하는거에 익숙한 문화.

어느날 다투고나서 내가 집을 나갔다가 한시간쯤 바람쐐고 돌아왔더니 사과하는 의미로 이렇게 하트모양 삶은 계란을 보여줬다. 

사과 잘 못하는 성격이었는데 새삼 많이 바꼈구나 싶었다.



어느새 우리는 서로 성격이 많이 닮아가고 있다.

물론 앞으로도 지금껏 겪지못했던 어려움이 생길수도 있겠지만 그럴때마다 서로 대화하고 이해하는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는걸 이제는 둘다 잘 알고있다.

아무리 티격태격해도 이제는 서로 제한선을 알기때문에 적당히 조심해 주고 거기에 같이 지내온 시간이 더해지니 서로 기댈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 주고있는듯..
​​

결론은 사랑에 국적이 중요한건 아닌듯 하다.
같은 국적이어도 생판 남으로 다르게 살아오던 남녀가 반평생을 동반자가되어 살아간다는건 결코 만만치 않은거니까..

자서방한테도 항상 말한다.
부부는 ​파트너가 되는거고 세상에서 서로가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거 잊지말고 언제 어디서건 ​존중하는거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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