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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프랑스남편이 해준 파스타

by 낭시댁 2016. 11. 3.

항상 느끼는거지만 우리 자서방은 요리를 잘한다.
요리잘한다고 치켜세워주면 자서방은 멋쩍게 아니라고 한다. 어디가서 그런소리 하지말라며 자긴 그냥 요리하는걸 즐길 뿐이란다. 

우리가 이사할 집을 알아볼때도 자서방은 주방이 커야 한다고 항상 강조했고 (대부분 방콕의 콘도들의 주방이 작아서) 여러군데 알아본 후 주방이 가장 큰집으로 골랐다.

자서방이 쉬는 화요일, 원래 저녁에 한국식당가서 삼겹살을 먹기로 약속을 했던 차였는데 아침에 출근해서 보니 우리 보스가 난데없이 저녁 6시반에 미팅을 잡아 놓은것..ㅠ.ㅠ 두둥... ㅠ.ㅠ 내 삼겹살...ㅠ.ㅠ

해외 다른 팀과 하는 미팅들이라 시차때문에 한번씩 퇴근시간 이후에 미팅을 하고는 하는데 이렇게 갑자기 잡은적은 없었다. 워낙 중요한 내용이라 불평도 못하고 아침에 자서방에게 문자로 이 소식을 알렸다. 

[남편 미안해. 나 오늘 퇴근 늦을것 같아. 6시반에 미팅 있대.. ㅠ.ㅠ]

[괜찮아. 어쩔수 없지뭐. 내일 너 좋아하는 토마토 소스 파스타 해줄려고 했는데 오늘 해줘야겠다. 이따 퇴근할때 미리 알려줘. 시간맞춰서 면 삶아야 하니까. ]

저녁에 휴대폰으로 사진을 보내왔는데 이미 파스타 소스 완성
완전 먹음직스럽고 아름다운 자태. 

난 토마토 소스 파스타가 좋다. 가끔씩 자서방이 해주는 크림파스타도 끝내주게 맛있지만 아무리 자주 먹어도 안질리는 토마토 소스 파스타가 조금더 좋다.

늦게 퇴근해서 집에왔더니 이미 물을 끓이고 있는 자서방
파스타면을 여러개 꺼내서 어떤걸로 먹을지 물어본다. 심심한 면말고 간만에 자갈치면~ ㅎㅎ

자갈치 면은 그냥 내가 부르는 이름. 자갈치 과자같이 생겨서ㅎㅎ

"사람들이 파스타 만들때 자주 하는 실수가 뭔지 알아? 작은 냄비를 사용한다는거지. 파스타는 물을 넉넉히 넣고 팔팔 끓여야 맛있거덩~ "

오~ 자서방 뭔가 있어보여~

"나 오늘 재래시장도 갔었어. 일부러 이 바질사려고 간거야. 
너 좋아하는 과일도 사와서 냉장고 넣어놨으니 배고프면 우선 그거 먹고있어. "

역시 배고프면 예민해 지는 나를 너무 잘 알아주는 자서방이다. 
냉장고 열어보니 사과, 허니듀 그리고 자색드래곤 푸룻이 들어있었다. 

면이 다 삶겨지고 접시에 옮겨담았다.

미리 완성해둔 소스를 얹고

소중한 (?) 바질로 데코까지 ㅎㅎ

와인도 한잔 같이 곁들여서 다정한 자서방과 저녁을 같이 먹었다. 

"오우 너무 맛있다." 

"그냥 맛있어?"

"아니 완전완전완전 최고야."

"그래 그래야지. 나도 알아ㅎㅎ"

역시 파스타는 토마토 소스 파스타가 진리~ 
그중에서도 우리 자서방 파스타가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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