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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행복한 크리스마스 이브 in 낭시

by 낭시댁 2016. 12. 26.

드디어 다가온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화려한 색상의 테이블보가 깔리고 기본 세팅은 이미 끝났다.

마치 산타가 서너번 다녀간 듯한 선물 꾸러미들 ㅎㅎ 저 자루에도 모두 선물들이다. 

이스탄불 너도 준비됐지?

우선 거실에서 식전주로 샴페인을 한잔씩

내 취향을 아시는 어머님께서 나는 빨간시럽을 넣어주셨다 ㅎ

이게 모냐면, 서프라이즈 빵이라고 부른다는데, 안에 샌드위치가 가득하다.

햄이랑 버터넣은거, 푸아그라, 가지 이렇게 세가지 샌드위치를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푹푹 줄어드는 대용량 샌드위치 ㅎ

 

 

 

 

이제 선물 교환식을 시작합시다!

선물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주인 찾아주고 풀어보고 하는데 한시간이 넘게 걸렸다.

 

발밑에  수북 쌓인 포장들과 선물들

하나하나 받을때마다 준사람에게 가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볼인사를 일일이 나누는데, 곱게 립스틱을 바른 소녀들때문에 다들 볼도장이 여러개씩 찍혔다 ㅎㅎ

난 이런 문화가 어색해서 ㅎㅎ 좀 내성적으로 앉아있다가 맨 나중에 일일이 고맙다고 한번에 볼인사를 돌았다. 아 쑥스..

크고 작은 선물들이 오갔는데 그중에 히트는 바로 이거 ㅎㅎ

안에 벌레나 전갈이 들어있는 사탕;; 

부모님께서 고급 호텔 1박권을 자식들이 공동부담해서 준비해 드렸고 일일이 한마디씩 적은 손편지도 같이 드렸다. 나는 한글로,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메리크리스마스~ 하고 작은 그림을 그려드렸다. 물론 나중에 의미를 알려드리니 어머님께서 진하게 볼뽀뽀를 날려주심..

소녀들은 내 선물중에 특히 케릭터 마스크팩을 너무 좋아했다. 애초에 계획은 시아버님 포함 모든 인원에게 나눠주는거였지만 반응이 걱정돼서 소녀들과 남동생 여친에게만 네개씩 넣었다. 소녀들은 보자마자 "아 이거 나 알아~!! 완전 좋아~" 라며 좋아해주어서 기분이 좋았다.

자서방 동생은 우리가 준비한 밥솥을 매우 마음에 들어했다. 쌀은 꼭 씻어서 앉히라고 당부했는데 어머님께서 아마 그래도  안씻을거라고 하심;;ㅎ 동생은, 밥하고 사진을 꼭 보내주겠다고 했다.

나도 선물을 하도 많이 받아서 나중에 따로 포스팅해야겠다.

 

이제 식사 시작해볼까~

내가 놀란거중 하나는, 막내소녀는 15세가 된지 얼마 안됐는데 샴페인이나 와인등을 어른들과 동등하게 마셨다. 

나중에 자서방한테 슬쩍 물어보니, 특별한 날이라 그런걸거라고 한다.

테이블앞에 각자 놓인 사탕모양 포장

식사전 일어서서 양쪽 날개를 잡고 힘차게 당기면 폭죽소리가 팡팡 나고 안에는 작은 선물과 크리스마스 유머가 들어있다.

덕분에 유쾌하게 식사를 시작~!!

 

거세한 수탉이라고 자꾸 불러서 미안한데, 거세한 수탉 고기가 매우 연하고 맛있다.

사실 오늘 요리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소스

버섯과 밤 등을 푸아그라와 섞은건데 알고보니 닭 뱃속에 재료를 모두 넣고 오븐에 오래 익힌거라고 한다. 풍부한 맛이 정말 예술이다. 모든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 주는 마법의 소스

자서방한테 나중에 태국가서 이거 만들어달라고 하니, 레시피보다  중요한건 재료의 질인데 태국에선 이런 질의 재료를 구할 수가 없어서 차라리 요리를 안하니만 못하다는.... 음.. 당시엔 설득력있었는데 지금 이렇게 쓰고나니 정말 스마트한 변명에 넘어간 듯한 느낌이 살짝 든다.

 

후식으로 나온 크리스마스 로그 케잌

프랑스어로 핸드백 단어가 사실 Shit의 단어와 약간 비슷하다.  

어제 내가 식구들한테 ㅎㅎ 어머님께서 나한테 화날때는 표현할 줄도 알아야 한다며 Shit이라는 단어를 알려주신걸 자랑했는데, 그 발음을 다들 핸드백으로 알아듣고는 반응들이 침착한 것이었다. 어머님께서 잠자코 보고 계시다가 나더러, 다시 이렇게 세게 발음해야 한다고, 표정도 이렇게! ㅋㅋ 그제서야 식구들이 알아차리고 완전 넘어감 ㅎㅎ 자서방은 그 와중에도 이런걸로 애 버리면 안된다고 만류하고 ㅎㅎ

이 핸드백모양 케잌이 나오니 다시 식구들이 그 얘기를 꺼내서 웃었다. 우리 시어머니 최고임 ㅎㅎ

 식구들이 너무 재밌다. 수위 낮은 (?) 야한 농담도 거리낌없이 하시고 ㅎㅎ 내스탈 ㅎㅎ

가만 생각해보면 운명이 있나 싶을때가 있다. 어려서부터 꿈꿔온 모든것을 누리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타국에서 자서방을 만나 이 많은 가족들이 생기고.. 모든게 좋다.

아무튼 너무 행복하다는 말이다.

메리 크리스마스!!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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