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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프랑스 시댁 크리스마스 아침 풍경

by 낭시댁 2016. 12. 27.


오늘도 우리 부부는 아침에 맨 먼저 일어나서 샤워를 마쳤다. 시차때문에 저녁에는 일찍 졸리고 아침에는 5-6시만 되면 눈이 떠진다.


오늘은 매형이 빵사러 나간다고 해서 우리 부부도 따라 나섰다.
밤새 광란의 파티를 했던지 거리엔 사람이 하나도 없이 마치 영화 "나는 전설이다"의 세트장을 방불케 했다 ㅎㅎ


매형의 차가 너무 좋아서 나는 더 신났다.
낮은 천장을 통해 하늘이 보인다!! 

내가 하늘을 보고 신나라하니까 매형 프랭크가 "열어줄까?" 하며 농담을 건네자 자서방이 진심인줄 알고 "안돼! 추워!" 하고 오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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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 앞에 있는, 16세기에 지어졌다는 유명한 성당이 있다.
프랭크가 안에 들어갈래하고 나에게 묻길래 괜찮다고 했더니 그럼 스타니슬라스 광장에 들러서 사진이나 찍고 가자고 했다. 평소엔 항상 엄청 붐비는 곳이라 이시간에 가면 한산하고 또다른 느낌일거라고-


역시 사람이 없다.
그리고 역시 아름답다 !
안녕하세요 스타니슬라스 아저씨. 유리공 안에는 안추우시겠어요~

 


광장 가운데 서서 여러번이나 파노라마를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우리 자서방 추워서 웅크린것좀봐 ㅎㅎ



집에 돌아오니 식구들이 이미 식당에 앉아서 아침을 먹고 있었고 우리는 자랑스레 사온 빵을 늘어놓았다. 프랭크가 빵 종류별로 깔아놓고 이름을 알려줬다. "난 그저 빵이랑 바게트밖에 몰라요. 아 크로아상! "
자서방이 고개를 절래절래하며 "꽈쏭~" 이라며 오늘도 내 발음을 정정해주었다.

 

 

 


난 누텔라와 버터를 듬뿍 발라서 "꽈쏭" 하나와 참깨 바게트 (내맘대로 이름 붙임) 한조각을 먹었고 우리 자서방은 여기 와서도 태국에서 먹던식으로 오믈렛과 오트밀+아몬드유를 먹는다.

 

시댁에서 시어머니께서 음식하시는데 며느리가 가만 앉아있으면 미친X 소리듣는다고 우리언니가 카톡으로 알려줬지만 나는 정말 여기서 그러고 있다. 가끔 부엌에 들러서 도와드릴거 없냐고 여쭤보면 괜찮다고 항상 말씀하신다. 어차피 도움이 안되니까 가끔 당근같은거만 깍아드리고 자리를 뜰 수 밖에 없다.

식사를 마치면 남자들이 일어나서 식기들을 세척기에 갖다 넣고 테이블도 치우고 디저트나 와인도 가져온다. 나는 그저 가만 앉아서 눈만 깜빡이며 Mercy 혹은 No Mercy하며 웃고 앉아있을뿐이다. 처음엔 불편했는데 지금은 뭐 그냥 그러려니하며 편하게 마음먹고 있다. 

 

프랑스에서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만큼 중요하게 챙기는게 크리스마스 당일 점심이라고 한다. 

어머님께서는 벌써부터 점심준비로 분주하시다.
어제 농담으로 모두들에게 내일 내가 만두를 빚을거라고 하셔서 나를 당황시키셨다. 만두 재료 사오는걸 깜빡한 우리가 죄인이지요.. 

오늘도 저는 그저 맛있게 해주시는 음식을 감사히 먹겠습니다 ㅠ.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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