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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친정식구들을 위한 외국인 남편의 폭풍 요리

by 낭시댁 2017. 5. 1.

언니와 형부 그리고 조카 두명이 우리집에 머무는 동안 자서방이 만들어준 요리들은 모두 너무 만족스러웠다. 

첫번째 요리는 라자냐

사실 라자냐를 생소해 하는 언니와 형부를 보고 자서방이 더 놀랬다. 

우리 자서방 레시피는 일반 라자냐와는 약간 다른데, 치즈가 들어가는 대신 화이트크림이나 가지등이 들어간다. 개인적으로 그게 신의 한수였던것 같다. 레스토랑에서 먹는 라자냐보다 훨씬 맛있다.  

누가 우리언니 아들 아니랄까봐 라자냐 보다는 컵라면이 좋다는 눈치없는 막내

오븐에서 라자냐 꺼내는 이모부앞에서 당당히 라면을 뜯는다. 

이날 라자냐는 정말 대성공이었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자서방이 해준 라자냐중 최고였다. 

예쁜 모양으로 못 잘라서 자서방이 사진 찍지 말라는걸 ㅎㅎ

옆에는 친절한 나영이가 모두에게 나눠준 캔디두개 대기중

 

 

저녁식사가 끝난후 자서방이 야심차게 내놓은 디저트

방금 구운 따끈한 초코케이크 위에 역시 방금 끓인 부드러운 바닐라 크림을 얹었다.

다크초콜렛에다 크림또한 많이 달지 않아서 너무 궁합이 잘 맞는다. 

특히 초코케잌 안에다 초콜렛 한덩이씩 넣어놔서 먹다가 다크초콜렛이 촉촉하게 흘러나오는게 하이라이트

너무 맛있게 잘먹는 나영이

눈치빠른 나영이는 이모부 기분좋으라고 더 맛있게 먹어준다.

 

 

 

다음날 콘도 수영장에서 열심히 물놀이를 했다.

일일 일수영을 지키고자- 

자서방이 조카들을 위해 사준 튜브 지금 생각하니 참 고맙다. 센트럴 방나를 혼자서 다 뒤집고 다닌 끝에 찾아냈는데.. 

 

자서방이 이날 물놀이는 따라나오지 않았다. 

우리가 물놀이 하는동안 자서방은 요리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이날 요리는 스튜비프

약한 불에 오래오래 끓여야 하는지라 정성이 꽤 들어갔다. 

이날은 막내도 라면 대신에 맛있게 같이 먹었다. ㅎㅎ

나도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자서방은 만족스럽지가 않은듯 약한불에 한시간정도 더 뒀으면 부드러웠을것 같다며 프로 셰프처럼 말한다. ㅎ

울언닌 평소 당근을 안먹던 형부가 당근까지 맛있게 먹는다며 감탄했고 형부는 한그릇을 더 외쳤다.

자서방이 아몬드가루로 구워낸 피낭시에 

초코케잌도 한판 더 구워서 언니가 한국에 돌아갈때 상자에다 싸주었다. 언니가 한국 집에 잘 도착했다고 알려왔을때 자서방이 맨 먼저 물어본게 "케잌 안 찌그러지고 잘 갔대?" 였다. ㅎㅎ 다행히 상자에 잘 담겨서 도착했다고 한다. 또 나중에 엄마가 먹고는 맛있다고 하더라고 자서방에 전해주었다. 

 

실은 공항에서 언니네 식구들을 배웅해주고 돌아서면서 눈물이 났다. 해외에 살면서 식구중에 누가 방문한게 처음이어서 더 그랬는지 모른다. 더 잘 해주지 못한것만 생각나고.. 집에 돌아오는길 내내 자서방이 열심히 위로해주어서 기분이 좀 나아졌다. 

"넌 정말 너무 따뜻한 사람이야. 난 너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지 못하는데 너처럼 좋은 사람을 아내로 맞아서 나는 정말 행운아야." 

집으로 돌아와서 시어머니께 전화를 하는 남편. 옆에서 나도 시어머니께 안부를 여쭈며 말씀드렸다. 

"어머니 우리 남편이 맛있는 요리를 많이 만들어줘서 너무 자랑스러웠어요" 

"호호호 나도 알지. 걔는 내가 만들었다" 

"아 그러네요 너무 잘 만드셨어요 호호" 

내가 시어머니랑 웃으니 자서방이 옆에서 같이 입이 찢어진다. 

내가 언니네가 떠나고서는 우울해한다고 자서방이 말씀드렸더니 시어머니께서 6월에 오면 전에 못갔던 알자스 식당도 가고 1박 지내고 오자고 하셨다. 지난번엔 시부모님께서 돈을 너무 많이 쓰시는것 같아 거절했었는데 이번에는 마음써 주시는 시어머니께 자서방도 나도 고맙다고만 말씀드렸다. 

 

"남편 맛있는 요리 고마워" 

"난 집에서 만들어 주는 내 요리를 너희 언니네가 그렇게 좋아해 줄지 몰랐어. 다음에 오면 그때는 내가 더 많이 만들어줄게" 

"그랬다가 맛없다고 하면 삐질거잖아? ㅎ"

"아니 안그래. 맛없다고 하면 내가 볶음밥이라도 다시 만들어주면되지. 볶음밥은 다들 좋아하잖아" 

가끔은 속좁게 굴어도 이렇게나 따뜻하고 의젓한 남편이다. ㅎㅎ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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