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살면서 태국어를 모르니 우리 부부는 태국 텔레비전을 시청하지 않는다. 맥미니에 티비를 연결해서 미드나 영화등을 다운받아서 보거나 인터넷으로 한국이나 프랑스 채널을 보기도 한다.
자서방은 내 취향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내가 좋아할 만한 미드나 영화를 너무 잘 알고 있다.
주말 오전 둘이서 오붓하게 아침 식사를 마치고나서 남편이 뜬금없이 타블렛을 올려놓고 세계 지도를 보여준다. 곧 역사 강의가 시작되었다.
삼각무역과 동인도회사의 배경에 대한 강의였다.
사실 학교다닐때 분명 배운것 같은데 한번더 복습하니 참 흥미롭고 명쾌하다. ㅎ 기억 안나서 좀 민망하긴 했지만서도- 그외에도 십자군원정이나 면죄부에 대한 얘기도 나누기도 했다. 내가 뭐라도 아는 얘길 좀 꺼내서 체면을 만회하고자 계속 주절주절한거다....
"이거 근데 갑자기 왜 가르쳐주는거야?"
"타부라는 새 드라마를 받아놨는데 이 내용을 먼저 알아야 할 것 같아서"
그럼 진작에 말할것이지. 난또 세계사 지식 테스트하는줄 알고 긴장했네 ㅎㅎ
톰하디가 나오는 드라마인데 며칠만에 시즌1을 다 봤다. 정말 자서방이 미리 설명 안해줬으면 이해하기 어려웠을뻔 했다.
잘생긴 톰하디를 보다가도 나는 중간중간에 남편 옆모습을 흐뭇하게 감상하기도 했다.
"왜 갑자기 그렇게 나를봐?"
"톰하디 참 매력있다. 근데 우리남편이 더 잘생긴거같아."
"당연하지 후훗"
"근데 톰하디가 더 매력적인건 사실이야"
"NO~"
나는 워낙에 우중충하고 무거운 분위기의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한다. 물론 반대로 완전 어이없게 웃긴 코메디도 좋다. 내가 좋아하는게 뭔지 너무도 잘 알고있는 자서방-
이거 다 보고 나서 우리는 미드 Zoo 시즌 2를 보고 있다. 남편 퇴근하기 전까지는 다른거 보다가 남편이 퇴근한 후에 같이 본다.ㅎ
같이 살면서 이런 소소한 관심사를 나누고 공통의 추억을 쌓아간다는게 참 좋다. 그리고 세계사 공부좀 더 해야겠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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