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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무스카와인 그리고.. 코르크마개의 용도

by 낭시댁 2017. 8. 7.

시댁 지하실 구석에는 항상 많은 와인들이 쌓여있다.

작년 시아버지 생신을 앞두고 자서방이 생신선물로 와인냉장고를 주문했었는데 배송전 시어머니께서 이미 생신선물로 와인냉장고를 구매하신걸 알게 된 후에 주문을 취소한 적이 있었다. 역시 모자지간이라 텔레파시가 통하는게 있었나보다.

와인냉장고도 구경할겸 자서방을 따라 지하실로 내려갔더니 와인냉장고에 들어가지 못한 남은 와인들은 여전히 찬밥신세로 지하실 구석에 쌓여있는 상태였다.

냉장고가 작아보였는데 제법 깊어서 두줄씩 들어가있었다.

"한국에서 김치냉장고 쓰는거랑 비슷한 느낌이다. 프랑스 와인냉장고 말이야. 최고의 김치맛을 오래 보존하려고 왠만한 가정에는 김치냉장고가 다 있거든"

"아 정말 그러네. 비슷하다."

자서방이 남은 와인들을 이리저리 뒤져보더니 좋은 와인들이 섞여있어서 냉장고에 있는 다른 와인과 바꿔서 넣기도 했다.

"난 정말 와인은 봐도 모르겠단말이지.."

"아... 우리아빠... 이걸 밖에 꺼내놓다니... 요즘 눈이 안좋아지셔서 놓치신건가..."

상자에 있는 와인말고도 뒤에 샴페인을 비롯해 개봉되지도 않은 주류들이 굉장히 많았다. 흔한 프렌치 지하실이 이런건가...?

시아버지께서 며칠전 와인을 정리하시다가 발견하신 유물(?)

자서방이 맛좀 보자고 무스카를 좋아하는 나를 불러서는 유물을 개봉했다.

무려 1998년...

먹어도 되는게 맞는지 미심쩍었는데 자서방이 먼저 조금 맛보더니 괜찮다고 했다.

오른쪽에 있는 또다른 무스카는 우리 시어머니께서 나를 위해 사주신거다. 나혼자 한병을 다 마셔야 한다고 하셨는데 ㅎㅎㅎ 맛 비교를 위해 두잔을 번갈아 마셔보았다.

"역시 오래되니까 맛이 깊어지는구나. 근데 나 오른쪽 새 와인이 더 깔끔하고 좋은데?"

"이제 두병다 네꺼야."

안주로 내가 좋아하는 새우칩을 잔뜩 부어주고는 시크하게 자리를 뜨는 자서방

 

사실 이 새우칩으로 말할것 같으면, 내가 너무 잘 먹는다고 자서방과 시어머니께서 (서로 다른 제품으로) 번갈아 사다주신 바람에 7봉지나 쌓였다. 알새우칩 맛비교도 들어갈 판이다. ㅎㅎ

 

프랑스 방문때마다 꼭 사오는 무스카 와인이다. 요 제품이 병도 튼튼하고 와인 오프너 없이 그냥 돌려서 열 수 있어서 좋다. 마시다 남아도 그대로 두껑 닫아 냉장고에 보관해도 되니까-

아 와인 두껑하니까 생각나는게 있다.

점심때 로제와인을 마시다가 와인 마개가 실리콘이라서 쳐다보다말고 자서방에게 문뜩 말했다.

"요게 딱이네"

"뭐가?"

"요즘 내가 남편 독한 방귀때문에 못살겠어. 말로해선 안되니까.. 이걸로.. 막자"

자서방이 듣고는 씨익 웃더니 하는말

"독한거 인정. 근데 그걸로는 감당 안될걸.. 한방에 녹아버릴거야.."

 

밥상머리에서 지저분한 토크에 함께 빵터지는 우리는 참으로 정다운 부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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