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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한국 맥주를 사랑하는 외국인 남편

by 낭시댁 2017. 8. 12.

대부분의 내 주변 외국인들은 한국 맥주를 심심하거나 음료수같다고 표현을 한다. 술이 땡길때 마시는 한국 맥주는 별로지만 더울때 시원하고 청량한 무언가가 마시고 싶을때는 참 맛있다고 말한 친구도 있었다.

필리핀이나 태국에서는 맥주를 마실때 항상 얼음을 넣어서 마시곤 한다. 한국 맥주를 맛본 필리핀 친구들이 맛있다고 하면서 한국에서 왜 맥주에 얼음을 안 넣는지 이해가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서양 친구들 중에서는 한국맥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와인과 샴페인을 좋아하는 우리 프렌치 자서방이 한국에 처음 왔을때 한국 맥주를 너무 좋아해서 깜짝 놀랐다.

평소에는 맥주를 잘 마시지도 않는 사람인데 한국에 있을때는 음식을 주문할때마다 어김없이 맥주를 함께 주문한다. 맨 처음 한국 맥주를 마셨을때는 반응이 시큰둥하더니만 자꾸자꾸 마시게된다나. 워낙 술을 자주 마시지 않는 자서방에게 한국 맥주는 부담없이 계속 마실 수 있고 가볍고 청량한 느낌에 익숙해져 버린게 아닌가 싶다. 이제는 한국 맥주를 굉장히 좋아한다.

태국이나 프랑스에서 큰 슈퍼마켓을 가면 매번 주류코너에서 두리번거리면서 말한다.

"한국 맥주가 얼마나 맛있는데 왜 여긴 없는거지? 이해가 안가네~"

프랑스 친구들을 위해 캔맥주를 몇개 가져갔었는데 마시기전에 자서방이 맛에대해 간략히 소개(?)를 한 후 한잔씩 마셨는데 의외로 친구들도 모두 맛있게 마셨다. 재미가 붙은 자서방은 그 후로도 캔 막걸리복분자도 프랑스 친구들에게 가져가서 나누어 마셨다. 복분자는 내가 맨 처음 시부모님께 선물로 드렸을때는 별로였다고 하더니 두번째 마셨을때는 맛있다고 했다. 맨 처음에는 잘 모르고 큰 레드와인잔에 마셨다고 하던데 그때는 레드와인과 맛을 비교했다가 나중에 한국인들과 작은 잔에 다시 마셔보면서 레드와인과는 다른 새로운 맛을 느낀게 아닌가 싶다.  

 

 

지금 나는 한국에 혼자 잠시 쉬러 들어와 있는 상태인데 며칠전 자서방이 일하다말고 한국 맥주를 선물로 받았다며 메세지를 보내왔다. 한국에 여행 다녀온 동료가 줬다면서 너무 신나했다. 사실 우리집 냉장고에도 전에 한국 출장 다녀오면서 자서방이 사온 캔맥주들이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

"이건 나중에 너 친구들 집에 놀러오면 같이 마셔. 나는 냉장고에 캔 맥주 마시면 돼. 대신 너 방콕 돌아올때 캔 맥주 한팩만 사다줘"

"한팩이면 충분해?"

"응 맥주 한팩이랑, 너 식스팩도 가져오면 좋겠다 ㅋㅎㅎ"

"그래 노력해 볼게"

내가 똥배가 자꾸 생기니까 이런 농담이 자꾸 는다. 문제는 하도 들어서 별 자극도 안된다는거-

 

 

그저께 갈비를 사먹고 나오는데 가게앞에 있던 맥주 광고판을 찍어서 자서방에게 보냈다.

전에 한국 출장을 다녀간 이후부터 자꾸만 스스로 다니엘헤니라고 자칭하는 자서방이다. 한국 제휴사 직원들중에 눈이 안좋은 분들이 계셨던지 우리 자서방더러 감히 다니엘헤니님을 닮았다고 했다는 것이다. 아이고.. 다니엘님 제가 대신 사과드립니다..

​역시나 자서방은 이 사진을 보고 매우 좋아했다. 마치 자기가 찍은 광고인양 ㅎㅎㅎ

우리 조카 나영이는 한술 더 떠서 이모부가 이 사람보다 더 잘생겼다는 망언을 해서 기분 좋으라고 자서방에게 전해 주었다.

 

인천공항에서 출국게이트에 가는길이면 항상 마지막 맥주 타임을 갖기위해 바를 찾곤 한다. 한잔 마시고 일어서자고 하면 한잔만 더~ 하며 마지막 한잔을 정성스레 음미하는 귀여운 자서방이다.

조만간 자서방도 한국에 휴가를 며칠 왔다가 같이 방콕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남편아 한국오면 시원한 맥주 많이 마시고 가자. 갈때 캔맥주 한팩 사줄께. 내 식스팩은.. 이번에는 아무래도 틀린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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