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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효자 프랑스 남편이 태국오시는 시부모님 맞이하는법

by 낭시댁 2018. 1. 22.

작년부터 예정했던대로 시부모님께서 방콕에 드디어 도착하셨다.

시부모님 두분다 워낙에 여행을 좋아하시고 활기차게 사시지만 연세가 많이 드셔서 이제는 쉽게 지치시는것 같아서 프랑스에서 방콕까지의 장거리 비행에 대해 남편이 걱정을 참 많이했다. 태국에 오실때마다 이번이 마지막 여행이 될수도 있다는 걱정이 점점 커진다고 했다.

지난달 남편은 부모님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부모님의 비행기 티켓을 프리미엄 이코노미에서 비지니스석으로 몰래 업그레이드를 해 드려야겠다고 다짐을 하게 되었다. 


루프탄자에 전화를 해서 금액을 확인을 하더니 생각보다 금액이 컸던지 잠시 갈등하다가 결국 왕복일정은 포기하고 방콕에서 프랑스로 돌아가는 리턴일정만 업그레이드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오실때는 그래도 우리를 만날 생각에 들떠 계시잖아. 근데 돌아가실때는 체력도 체력이지만 헤어짐에 대한 슬픔이 항상 크시더라고.. 전에도 돌아가신후에 며칠간이나 몸살이 나셨다는걸 들었거든. 그래서 편도로 해야한다면 오실때보단 가실때로 업그레이드를 하는게 낫지. 아 엄마가 아시면 노발대발 하실텐데.. 모르겠다”


헌데 신용카드로 결제하는데 루프탄자측 시스템에서 무슨 문제가 있었던지 계좌이체를 하라며 은행에 제시할 서류를 주었는데 은행이랑 루프탄자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또 한번 차질이 한번 발생하는등 2주간 쌩고생을 하다가 결국 리턴좌석은 그사이 만석이 돼 버리고 방콕으로 오시는 일정을 대신 업그레이드 하게 되어버렸다. 무책임한 고객센터와 2주간 실랑이하느라 남편이 완전 진이 다 빠졌다.

아무튼 시부모님이 프랑스에서 출발하시면서 공항에서 메세지를 보내셨는데 아니나 다를까 시어머니께서 완전 화를 많이 내셨다. 참고로 우리 시어머니께서는 우리가 본인들 때문에 돈쓰는것을 매우 싫어하신다. 

남편은 끝까지 본인이 한게 아니라고 잡아뗐다. 존경스러운 연기였다. 

"본인도 아닌데 제가 어떻게 몰래 변경을 할 수가 있겠어요? 그건 본인외에는 변경을 할 수가 없는거예요. 아무튼 운이 굉장히 좋으셨네요. 가끔씩 비지니스석에 자리가 비면 그렇게 연세드신분들 위주로 공짜로 업그레이드 해 드리기도 하나봐요. 참, 비지니스 라운지에 가시는것도 잊지마세요. 공짜라도 즐길건 다 즐겨야지요" 

결국 시어머니는 설득 당하셨고 이내 기분이 매우 좋아지셨다. 정말 운이 좋아서 공항에서 공짜로 업그레이드 된걸로 이해하셨다. 

경유하는 프랑크푸르트에서 비지니스 라운지에 계시다고 시어머니께서 메세지를 한번더 보내오셨다. 

"정말 좋구나. 우리 지금 와인이랑 커피도 마시고 치즈도 먹고있다. 니들 아버지가 뭐라는줄 아냐? 여기는 나이든 사람들을 위해서 이런 라운지도 운영하고 참 좋대ㅎㅎㅎ 들어올때 비지니스라운지 글자를 시니어 라운지로 잘못 본 모양이야. 그래서 내가 그냥 맞다고 했어. 아직도 여기가 비지니스 라운지라는걸 모르고있어ㅎㅎ" 

남편의 또다른 서프라이즈가 있었다. 

바로 공항 VIP arrival서비스. 

이건 전에 남편이 출장갔다가 돌아오면서 상사가 미리 예약한 서비스를 이용해 보고서는 꼭 부모님이 오실때 예약해 드려야겠다고 다짐을 했었다고 한다. 어디서 예약하는지를 몰라서 상사에게 물어봤더니 상사가 대신 예약해 준다면서 선물로 결제까지 다 해 주셨다고 한다. 

비행기에서 내려서부터 골프카트를 태워주고, 이미그레이션에서도 길게 줄 설 필요없이 Fast track에서 바로 해결하고 수화물도 다 찾아서 실어다 주는거라고 했다. 이건 내 아들 돈이 아니라서 그런지 시어머니께서 매우 흡족해 하신듯 하다ㅎ 


아무튼 나는 아주 간만에 집안 구석구석 대청소하느라 애먹었다. 자서방이 이번에는 자기가 다 청소하겠다고 했는데 역시나 내 눈에는 빈틈이 많았다. 

시어머니께서 짐싸시면서 보내주신 고양이들 사진이다. 느므 귀여~ 



도착하신 당일 저녁, 식사를 하시면서도 계속 비지니스석 이야기가 끊이지를 않으신다. 

운이 이렇게나 좋을수가 있냐시며.. 올땐 공짜로 왔으니 갈때는 돈내고 한번더 타야겠다고 하신다. 결국 남편은 처음 해보는것 처럼 루프탄자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리턴표 업그레이드를 다시 문의했다. 나와 눈치를 주고받으면서 씨잇 웃는데 부모님은 못보셨겠지~

이번에도 즐거운 여행이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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