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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이제서야 도착한 조카의 크리스마스카드

by 낭시댁 2018. 1. 25.

크리스마스기간에 한국에서 지냈던 탓에 혼자 방콕에 떨어져있던 남편이 많이 생각났다. 물론 자서방이 먼저 나더러 한국에서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보내고 오라고 말해준거긴 하지만 그래도 생각이 나는건 어쩔수가 없었다. 

그러던 나에게 우리언니가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자고 먼저 제안을 했다. 크리스마스가 이미 지나긴 했지만 뭐 어떠랴 늦게 받더라도 기분은 좋을것 아니냐는거였다. 그래서 뒤늦게 동네 문구점에서 크리스마스 카드를 샀고 울언니랑 나영이도 같이 카드를 하나씩 같이 쓰기로 했다. 

카드를 쓴 후 우체국에 갔더니 도착하는데 2주가 넘게 걸린다고 했다. ㅇㅎㅎ 뭐 아무렴 어때, 일단 보내쟈~ 

그렇게 보냈던 크리스마스 카드가 이제서야 방콕에 도착했다. 나보다도 더 늦게 도착한거다.


저녁에 시부모님과 다같이 저녁먹으러 동네 태국식당을 가는길에 자서방이 우체통을 확인하다가 카드를 발견했다. 갸우뚱 하길래 넣어놨다가 이따 밥먹을때 뜯어 보라고 했다.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자마자 봉투를 뜯어보던 자서방 

그때 내가 말해주었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고나서야 부친거라 이제서야 도착한거라고.. 

나랑 울언니 그리고 나영이가 쓴 카드들이라고 했더니 당장 하는말이 

"나영이 카드는 어떤거야? 맨 먼저 읽어봐야지~"

내카드를 먼저 읽도록 강요하고나서 나영이 카드를 읽게했다. 내카드는 크게 감흥은 없는지 짧게 "I love you too~" 하고는 바로 나영이 카드를 열어본다. 


읽는 내내 자서방 입꼬리가 올라가서는 내려오지를 않는다. 나도 아직 나영이가 안보여줘서 궁금했는데 마침 읽어봤다. 

"얘 이거 쓸때 혼자 방문 닫아놓고 한참을 조영히 쓰더니 봉투에 바로 넣고 남들이 못 뜯어보게 스티커까지 바로 붙여서 나랑 우리언니랑 뜯어보지도 못했잖아." 

"아 진짜? 하하하 그럼 나 이거 안 보여줄거야. 너 보지마. 나영이가 나만 보라고 써준거잖아" 

 

 울언니 보여준다고 사진찍으려고 하니까 손에 꾹 쥐고는 카드를 놔주지를 않았다. 결국 이건 내가 나중에 몰래 찍은거... 

자서방은 나영이가 혼자 방안에서 몰래 비밀편지 쓰듯 이걸 썼다는게 떠올라서 계속 웃었다. 

"너무 귀엽잖아 하하 고맙다고 카톡 보내야지~" 

​"뭐라고 보낼거야? 나도 보여줘~"

"나중에 너 없을때 보낼거야. 너 안보여줄거야"

"췌..."

​이날 저녁메뉴는 나만빼고 모두 케슈넛 치킨 라이스. 태국 음식중 남편이 좋아하는 메뉴중 하나다. 나는 브로콜리 새우~ 

여럿이서 서로 다른 메뉴를 시켜서 나눠먹자고 해도 역시 안통한다 ㅎㅎ 그래도 자서방은 항상 자기꺼 맛보라고 조금씩 놔준다. 내꺼는 잘 안먹음... ㅡㅡ; 


​나중에 우리언니가 나영이 폰에서 카톡받은걸 보고 나한테 보내줬다. 우리둘다 괜히 궁금해서 ㅎㅎ 열살짜리 꼬맹이가 이모부랑 대체 무슨 비밀 대화를 하는지 말이다ㅎㅎ 

역시 우리 나영이 메세지는 사랑이 넘쳐난다. 아는 단어가 이거뿐이라서 그런거같다 ㅎㅎㅎ 아 귀엽네 ㅎㅎ

내가 한국갔다 올때 나영이가 이모부 갖다주라고 클레이로 만들어준 병아리가족까지 합쳐서 땡큐를 했구나.


자꾸 봐도 웃기다 ㅎㅎ Love... 사랑이 넘치는 가족이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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