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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시어머니와 낭시 시내 구경

by 낭시댁 2017. 1. 1.

대가족 크리스마스를 치르시느라 시어머니께서 그간 시내 나들이를 못하셨다며 외출 하는게 어떠냐 하셨다.

본인께서 나가시고 싶어서라기보다는 내가 집에서 답답해할까봐 데리고 나가주시려는 사려깊은 제스쳐인것을 나는 알고 있다. 

자서방과 함께 기분좋게 언능 따라 나섰다. 난 외출은 항상 좋다!!

평소에는 외출을 귀찮아 하는 자서방이지만 프랑스에 오면 내가 원하는건 다 들어주는 자서방이다. (물론 반대로 우리가 한국 친정에 가면 내가 그렇게 나이스할 수 없다는 자서방이다 ㅎㅎ) 

딱히 볼일이 있어서 나온것도 아니고, 살 것도 없고 무작정 먼저 들른곳이 크리스마스 마켓이다. 마르쉐 데 노엘~

​역시 유럽의 크리스마스는 달라달라.. 

자서방이 맛보라고 작은 빵을 여섯개 사서 하나씩 입에 물고 다녔다. 이름은 기억이 안난다. 그냥 엄마랑 시장가서 먹는 꽈배기랑 맛이 똑같다. ㅎㅎ

전에 왔을땐 회전목마를 못본것 같은데..

느그들은 좋겠다.. 나도 타고싶다.​

크리스마스 마켓을 나와서 맞은편에 있는 시장으로 들어갔다. 

이게 바로 거세한 수탉들 일명 Chapon

깃털이 꽁지에 그대로 달려있다.

​그 옆에 거대한 몸집의 저 고기는.. 양이랜다. 겁나 무시무시..

발사믹들 가격표보고 놀라 자빠졌다.

50년된 발사믹 작은 한병에 150유로

자서방한테 말해줬다. 우리나라에서 좋은 식당가면 3년묵은 김치도 판다고 ㅎㅎ 겁나 맛있다며 ㅎㅎ

과일이나 야채도 구경하고서 스타니슬라스 광장에 들러 광장안에 있는 까페에 가기로 했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레이져 쏘며 서계신 스타니슬라스

낭시에서 유명한 것중 하나가 크리스탈 공예이다.

시어머니께서 너무나 좋아하셔서 시댁에도 크리스탈 작품이 굉장히 많으시다. 가격들이 하나같이 ㅎㄷㄷ

스타니슬라스 광장옆에 크리스탈 공예를 파는 가게가 있어서 들어가서 같이 구경했다.

​창문으로 비치는 트리와 동상이 너무 운치있다. 내가 찍고도 감탄했다. 

​왠만한 사이즈들은 가격이 수백만원을 넘어간다.. 천만원 단위도...

​아무리 취미여도 난 이런건 내돈주고 수집못할거 같다. 우선은 돈이 없고, 돈이 있더라도... 다른걸 갖고 싶을것 같다. 

이미 모든 작품들과 영혼을 교감하고 계신 우리 시어머니앞에선 이런말은 감히 못했다. 

크리스탈은 아니지만 가게 3층에서 발견한 우리 한복

보자마자 매우 반가웠다. 전에 왔을땐 3층이 있는줄을 몰라서 2층까지만 보고 갔었드랬다. 자서방과 시어머니께서도 이제는 이게 한복이란걸 알고 계신다. 므흣~​

​광장옆 까페로 들어가서 몸을 녹였다. 

나는 오늘도 크리스마스 비어를 마셨고 잠시후 합석하신 시아버지께서는 언제나처럼 에스프레소를 주문하셨다. 

​저녁식사 시간이 다돼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날씨가 무지하게 쌀쌀하다. 

길에 총으로 무장한 군인들의 무리가 보여서 깜짝 놀랐다. 이런 작은 도시에도 테러 방지를 위해 저러고 있구나 싶었다. 

우리나라는 정말 아직까지는 안전한 곳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집앞에 도착했을때 시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집들이 다 똑같은데 어느집이 부잣집인지 알수 있는 방법이 뭔줄 아니? 쓰레기통이 넘쳐나는 집이란다. 호호호 우리집이 이동네 가장 부자같다야~"

언제나 유쾌하신 우리 시어머니

 

집에 돌아왔더니 우리 막내 모우웬이 혼자 이러고 놀고 있었다. 셀프플레이 ㅎㅎㅎ

집사따위는 필요 없는거였구나

집사들이 집에 왔거나 말거나 한창 혼자 몰입해서 몸부림치며 노는 모습에 우리는 모두 빵터졌다. 

​시어머니께서는 한번씩 물어오신다. 태국에 얼마나 오래 살거냐고. 대놓고 프랑스에 와서 살아라는 말씀은 않아시지만 항상 우리가 멀리 살아서 아쉬워하시는걸 잘 알고 있다. 스웨덴에 살고있는 시동생네는 많이 멀지 않아 자주 갈수 있어서 좋다고 하시며 돌려서 말씀하셨다. 나를 너무 아껴주시는 시부모님이라 나도 근처에 살면 좋겠구나 싶을때가 많다.  

우리도 항상 프랑스나 한국으로 이사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만 태국사는게 너무 익숙하고 편해져 버렸다. 길게 미래를 생각하자면 어디든 정하긴 해야 할 것 같다. 

평생 아무 생각없이 이렇게 휴가만 보냈으면 얼마나 좋을까.. 직장도 없지, 아무 결정도 하지 않아도 되는 모우웬이 어떨때는 참 부럽다. ㅎㅎ

오늘도 행복한 하루!! 휴가가 하루 또 줄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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