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무조건적으로 항상 지지해 주는 사람중의 한명이 바로 우리 조카 나영이다.
몸이 안좋은 생모 (그러니까 우리 언니)를 대신해 얘가 태어날때부터 유모처럼 정성을 다해 돌보았으니 커서 이모한테 꼭 효도해야 된다고 반복 세뇌를 시켰던 효과가 있는것이다.
나를 연예인이라 부르고 심지어 세상에서 제일 이쁘다고 항상 치켜세워준다. 물론 막내 조카 도영이는 이걸 들으면 노발대발한다.
"아닌데! 엄마가 더 이쁜데! 이모는 방귀쟁이!"
거참, 딱 한번 뀐거가지고 ....
두달전 한국에 출장을 가게 되었을때 공교롭게도 자서방도 같은 날 한국으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토요일 오전에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자서방은 바로 일하러 서울로 가야 하는 반면 나는 주말동안 언니네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돼 있어서 언니네 식구들이 나를 픽업하러 공항에 나오게 되었다. 그 소식을 듣고 자서방이 말했다.
"공항에 나오지 말라고 하면 안돼? 난 시간이 없어서 바로 서울로 가야 하는데, 나영이를 5분만 보고 헤어진다면 내 가슴이 너무 아플것같아서 그래"
"아이고.. 그거 너무 오바 아니야?ㅋㅋ"
"진심으로 그래. 나는 내 동생네 조카보다 나영이가 더 좋은건 안비밀이다."
기어코 인천공항에서 짧게 상봉하는 순간, 나영이가 달려나왔고 나와 자서방에게 차례로 안기더니 선물을 불쑥 내밀었다. 쪼매난게 항상 감동을 시킨단말이지. 언제 이렇게 컷니~
간단히 언니와 형부와 인사를 나눈 후 자서방은 우선 나영이를 힘껏 들어 안아주고는 세상에서 제일 슬픈표정으로 금새 동료들과 떠나버렸다. ㅠ.ㅠ
다보탑인가~? 다음에는 에펠탑으로 사준다는 나영이 ㅎ
방콕에 언니네가 놀러왔을때 자서방이 자기가 애들을 보고 있을테니 언니와 나가서 마사지를 받고 오라고 한 적이 있었다.
아주 신났다. 이제는 이모가 아니라 이모부의 왕팬이 되어 버린것 같다. 물론 내 앞에서는 이모가 아직 최고라고는 하지만 말이다.
여행가서도 자기 마누라는 뒤에 걸어오든지 굴러오든지 나영이만 각별히 챙겨주던 우리 남편이다.
이번에 만들어준 선물인데, 방콕에 가져가서 문앞에 "꼭" 걸어놔야 하는거란다. 꼭.... ;; 손잡이좀 줄여주면 안되겠니...
자서방한테 자랑했더니 하는말: "맘에 들어? 문에 꼭 걸어야 된대?"
내가 혼잣말로 배고프다고 했더니 잠시후 우유와 오레오를 조용히 차려왔다. 어이쿠 다 커서 진짜 이모한테 효도하는구나 ㅋㅋ
나영이와 자서방은 카톡으로 이모티콘이나 사진을 주고 받으며 서로 안부를 전한다고 한다. 둘다 귀엽다.
나중에 사춘기 오고 쫌만 더 크면 이모랑 이모부랑 안놀아 줄지도 모르니 부지런히 지금 놀아주는게 좋을 것 같다. 괜히 더 자라기전에 이것저것 다 저장해 두고싶어진다. 그래야 나중에 놀릴것도 많지 ㅎㅎㅎ
곧 한국으로 휴가올 예정인 자서방이 한국에서 할 일 리스트중 한가지가 바로 나영이 마칠때 학교에 데리러 가는거다. 나영이가 좋아서 넘어갈 것 같다. 그 모습을 상상하며 자서방은 미리 기대에 부풀어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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