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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프랑스에서 경험한 눈이 즐거운 음식들 (Relais & Chateaux)

by 낭시댁 2017. 7. 30.

알자스로 가기로 한 아침 집에서 출발하기 전 시어머니께서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짧은 반바지나 슬리퍼는 피하라고 말씀하셨다.

호텔 레스토랑에 점심을 예약했는데 그곳에서는 옷차림에 대한 제재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시부모님께서 굉장히 좋아하시는 곳인데 두번정도 이곳에서 1박을 묵으시며 서비스나 음식에 매우 만족하셨다고 한다.

우리도 원래 계획은 1박을 하는거였지만 시부모님께서 워낙 우리때문에 지출이 많으신 듯해서 간신히 만류했던 바로 그곳인데 대신 점심이라도 여기서 하자며 예약을 미리 해 두셨다고 했다.

한적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Relais & Chateaux

이곳 이름인가 보다.

레스토랑의 이름은 64degree Le Restaurant였다.

입구에 들어서니 직원들이 깍듯히 맞이해 주었고 레스토랑으로 우리를 안내해 주었다. 부담스러울 정도의 친절함이었다.

완전 고급져보이는 레스토랑 실내

이내 이곳은 손님들로 꽉 찼다.

우리 테이블로 안내를 받아서 앉았는데 예쁜 식기들이 세팅돼 있었다.

주문에 앞서 화장실을 가고싶다고 내가 말했더니 시어머니께서 일어서시더니 본인 팔을 내미시며 에스코트를 해 주시겠다고 하셨다. 아.. 이런 든든한 시어머니가 있다니 ㅎㅎ

화장실까지 데려다주시고는 "여기서부터는 혼자서 할 수 있지? 그럼 난 먼저 간다?" 하시며 아기한테 말하듯 말씀하시고 테이블로 돌아가셨다. ㅎ 사랑받는 느낌을 팍팍 주시는 우리 시어머니시다.

 

사실 메뉴를 따로 볼 필요가 없었다. 코스요리는 이미 정해져 있었고 자서방은 열심히 음식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었는데 대부분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확실히 기억나는것은 사실 이 요리들은 정통 프랑스 음식은 아니고 퓨전요리에 가깝다고 했다.

맨 처음 나온 애피타이저

한접시를 넷이서 나눠먹으라고 주는줄 알았더니 한명당 이렇게 한접시씩 내 왔다.

안에 달팽이나 푸아그라 그리고 무나 당근등이 가미된 맛이었다. 보기에는 그날 달달한 후식같았는데 재료들이 꽤 고급졌다. 처음보는 음식에 의심이 많은 자서방은 내가 다 먹고 시식평을 해 줄때까지 기다린 후에 자기도 하나씩 맛보기 시작했고 내가 좋아하는 달팽이가 든 것은 나에게 양보해 주었다.

 

그다음에 나온 전채 요리는 육회였다. 사실 무슨 케잌인줄 알았는데 유럽노루고기라고 한다. 유럽노루를 검색해 보았더니 "멸종위기"라고 나왔다 ㅎㅎ 자서방에게 보여주었더니 자서방은 여기선 노루가 흔하고 먹어도 된다고 했다. 뭐 그렇다니 그런가보다.. 소고기 육회를 즐겨먹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맛이었다.

자서방은 육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미리 요청한 대로 푸아그라로 대신 먹었다. 푸아그라도 평범하게 나오지를 않는군.. 아주 예쁘게 데코된 푸아그라였다. 왠지 막 단맛이 날것 같은 디저트같은 비주얼..

 

그 다음에 나온 요리는 요거

굴요리라는데 굴이 안보인다. 큰접시에 있는 차가운 스프를 떠먹어 보니 굴맛이 난다. 맛있는 굴을 왜 이렇게 갈아버렸을까.. 굴은 그냥 씹어먹는게 맛있는데.. 굴과 감자가 섞인 맛이었다. 그리고 왼쪽에 있는 작은 용기에 든것은 오이맛이 나는 차가운 소스였다. 두개 같이 먹는거였다는데 나는 섞기가 싫어서 따로 먹었다.

알자스에서 유명한 빵이 나오고 버터가 종류별로 세가지가 나왔다. 가벼운 버터와 진한 버터 그리고 중간맛 정도 된듯 하다.

요리가 나올때 마다 요리사와 웨이터가 2인 1조(?)로 같이 와서 서빙을 해 주었고 음식을 모두 테이블에 서빙한 후 다시 소스를 눈앞에서 일일이 뿌려주는 식이었다. 요리사는 그 요리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었다. 간간이 직원이 영어로 나에게 다시 설명을 해 주기도 하였다.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단어 한마디 한마디에 녹아 있는 말투였다. 이거 정말 맛있는데, 먹으면 놀랄껄? 뭐 이런 말투랄까-

이건 소스를 뿌리고 나니 비주얼이...

이게 무슨 요리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그냥 먹을만 했다.

드디어 메인 요리인 노루 스테이크

이거 정말 입안에서 녹는 맛이었다. 굉장히 부드러웠다.

역시 서빙 후 직원이 다시 소스를 정성스레 뿌려주었다.

같이 서빙된 뇨끼를 곁들여서 먹었다. 뇨끼 다섯개를 한번에 입에 다 넣었더니 자서방이 말없이 내 빈 접시를 본인것과 바꾸어 놓았다. 더먹으라고..

뒤에 메인 셰프가 나와서 테이블 마다 인사를 하고 다니는게 보였다. 

곧 우리 테이블로도 와서 인사를 하고 음식은 마음에 들었는지를 묻고 있었다.

방금전만해도 우리 자서방은 생각보다 요리가 그냥 그렇다는 말을 하고 있었는데 셰프를 보자마자 "퍼펙트!"를 연신 남발하고 있었다.

저 셰프의 자존감을 지켜주고 싶었나보다 ㅎㅎ

뭐 어쨌거나 우리 시부모님은 매우 만족해 하고 계시니까-

 

이제 후식으로 넘어갔다.

다크초콜렛이 뿌려지자 자서방의 눈이 두배로 커졌다.

나는 하나씩 아껴먹고 있는데 자서방은 그새 본인 접시를 비운 후 내 접시를 넘보고 있었다.

 

 "난 이게 제일 맛있어. 정말 맛있어. 최고야"  등을 주문처럼 중얼거리며 남편은 계속해서 접시를 뚫어버릴듯 초콜렛을 긁어대고있었다. 시어머니께서도 합세하셔서는 나에게 "너 그거 빨리 안먹으면 우리가 뺏어먹을거다" 라고 하셨지만 나는 꿋꿋이 맛을 음미하며 알뜰히 혼자 헤치웠다. ㅎ

마지막 디저트가 또 남아있다고 했다. 정말 끝이 없이 나오는구나-

우리는 장소를 옮겨 좀더 편안한 자리에서 마지막 디저트를 감상하기로 했다.

읔.. 벽에 걸린 저거.. 진짜일까...? 자서방이 저기 머리 하나에 붙어있는 라벨을 보더니 진짜가 맞는것 같다고 했다. 우리 뱃속에 들어간 그 녀석들이 맞을까...? 맞는것 같애...;;

잠시후 나온 최종 디저트다. 계피향이 났는데 같이 나온 잼을 곁들여서 달달하게 커피와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마지막 코스를 마치고 길고긴 우리의 점심 식사가 마무리 되었다.

어머니 잘먹었습니다~ 배가 너무 불러요~

배를 부여잡고 뒤뚱뒤뚱거리는 시늉을 하며 호텔을 걸어나왔다. ㅎㅎ

시어머니께서 다음에는 꼭 여기서 1박을 하자고 하셨고 우리는 알았다고 했다. 꼭 시부모님 몰래 내가 먼저 예약해야지하고 야심차게(?) 다짐했다.

사실 전체적으로 그렇게 환상적인 맛은 아니었지만 음식의 예쁜 모양이나 서비스등은 그 값어치를 충분히 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한번 먹어봤으니 충분한 그런 음식이라고나 할까..? 물론 자서방과 나는 시부모님께 저엉말 맛있었다고 감사하다고 여러번 말씀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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