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물려줄 건 집밖에 없다는 프랑스 시어머니

by 낭시댁 2017. 8. 10.

우리가 시댁에 지내는동안 욕실 리모델링을 위해 업자가 몇번 다녀갔다.

"욕실이 넓고 지금도 좋은데 리모델링을 하시려구요? 아랫층에도 화장실이 있어서 지금도 편한데요?"

"우리 부부 살기에는 문제가 없지만 이제 너희들 자주 놀러오려면 좀더 편해야 할 것 같아서. 지금 윗층 욕실이 너무 넓으니까 샤워장, 화장실, 그리고 세면대 + 욕조 구역을 나눠서 문을 따로할 생각이다. 그래야 더 많은 인원이 한번에 이용하지"

시부모님께서 부쩍 외로움을 많이 타신다고 자서방이 말했다.

우리뿐만 아니라 크리스마스때 시동생네 가족들까지 한번에 모일때를 대비하시려나 보다.

변기도 교체할 예정이라서 한국에서 사오신 비데 사이즈를 큰 골판지에 대고 그려서 그 사이즈에 맞게 변기도 구매하신 상태라고 하셨다.ㅎ

 

텔레비젼도 더 큰걸로 당장 바꾸신다고 보러가자고 하셔서 시아버지와 자서방과 대리점에 갔다가 65인치로 바로 구매해서 교체하기도 했다. 이건 자서방이 부모님 만류를 뚫고 직접 사드렸다.

사실 우리 부모님은 연세가 들수록 집안 꾸미기에는 점점더 흥미를 잃고 사시므로 이런 모습들이 나에게는 생소했다. 본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식들이 놀러왔을때 불편하지 않기를 원한다는 이유라는게 감사하기도 하고 살짝 부끄럽기도 했다. 시어머니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더니 대답하셨다.

"우리가 벌어둔 돈은 이렇게 다 써버렸다는것만 알아두거라. 나중에 물려줄게 하나도 없어서 미안하다. 호호~ 대신 우리집 예쁘게 단장해서 너희에게 물려줄게. 브루노(자서방 동생)네 가족도 스웨덴에 계속 정착해서 지낸다니 너희 아니면 우리집은 물려줄 사람이 없어. 아무도 물려줄 사람이 없다면 너무 슬플 것 같다."

자서방과 나는 아직도 고민중인 상태다. 사실 태국이 살기 너무 편해서 어디로 옮긴다는게 쉬운 결정이 아니다. 다만 나중에 2세가 태어난다면 한국이나 프랑스로 옮겨야한다는 생각은 막연히 있는 상태이다. 시어머니께서는 프랑스로 와서 살 생각이 없는지 은근히 자주 물어오신다.

아직 좀더 자서방과 고민해 보는 중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