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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프랑스 남편과 내 어린 조카의 진한 우정(?)

by 낭시댁 2018. 4. 3.

자서방이 너무 바빠져서 작년부터 한국에 휴가를 못오고 있다가 이번에 짧게 잠시 다녀갈 수가 있게 되었다. 

비록 짧은 일정이었지만 오래 기다렸던 만큼 한국에 오면 하고 싶었던 위시리스트가 몇가지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일순위는 바로...


조카 나영이네 학교에 픽업 가기 

작년에 이모부가 한국에 오면 학교에 데리러 와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던 조카 나영이의 말 한마디에 자서방은 매우 좋아했었다. 그런데 작년에 휴가가 취소되는 바람에 나영이가 많이 실망했었는데 이번에는 한국에 도착한 당일날 (나도 잊고 있었는데) 자서방이 나영이를 놀래켜주러 학교에 데리러가자고 말했다. 피곤했을텐데도 말이다.  

언니에게 나영이가 마치는 시간을 물어보고나서, 뭐 대단한 일이라고ㅎㅎ 늦지 않도록 30분 정도 미리 학교에 가서 운동장 한켠 계단에서 햇살을 쪼이며 앉아 시간을 보낸후 드디어 어리둥절해 하며 학교를 나오던 나영이를 픽업할 수가 있었다. 

이모부가 한국에 온줄 모르고 있던 나영이었지만 보자마자 "이모~ 이모부~"를 외치며 반갑게 달려와서 안겨주었다.

순식간에 나영이네 반 친구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서서는 인사를 건넸고 마치 한반 아이들이 모두 와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자서방은 그 분위기를 즐기고 있었다ㅎㅎ 

평소엔 츤데레지만 아이들은 굉장히 좋아하는 자서방이다. 

손잡고 언니네 집으로 와서 커피를 한잔 마신 후 자서방은 마치 소임을 다했다는 듯이, 밤새 비행기에서 못잔 잠을 언니네 거실 소파에 쓰러져 누워 코를 골면서 보충했다. 장소도 안가리고 잠도 잘자는 우리남편 코도 참 잘 곯아 칭찬해ㅎㅎㅎ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날 우리는 다시 자서방의 바램대로 나영이네 학교에 픽업을 갔다. 자서방은 매일 가도 안질릴것 같다고 했다. 

그날은 나영이네 반 키큰 남학생이 너무 적극적으로 우리 뒤를 쫒아오며 자서방에게 인터뷰 아닌 인터뷰를 해서 자서방이 살짝 피했다.ㅎㅎ

저녁에는 퇴근한 형부와 언니네 가족 모두 같이 동네 치맥집으로 갔다. 

형부는 더 좋은 식당으로 가기를 원했지만 한국 맥주를 좋아하는 자서방에게는 어느 치맥집이건 훌륭한 공간이었다. 

이날 자서방은 원없이 카스를 들이켰다. 

(카스를 좋아하는 자서방은 방콕으로 돌아갈때 카스 캔맥주 2팩과 큰 플라스틱 병으로도 하나 사가지고 갔다.)

한창 치맥을 즐기는 사이 나영이가 이모부를 데리고(?) 편의점을 다녀왔다. 

돌아오는 자서방의 손에는 초코과자가 들려있었고 기쁜(?) 표정으로 나영이가 사준거라고 자랑했다ㅎㅎㅎ 가격 천오백원 미만으로 하나 사준다고 고르라 그래서 천원짜리 초코과자를 골랐단다 ㅎㅎㅎㅎ 우리 모두 빵터짐ㅎㅎ

역시 친절한 나영ㅎㅎㅎ

식당에 갈때마다 나영이는 이모부 옆자리나 맞은편 자리로 앉는다. 나영이 남동생이 소외감이 들정도로 이 두사람은 서로 각별하다. 치맥집에서 나와 형부와 언니가 수다를 떨때 이 둘은 같이 휴대폰으로 게임 대결을 하고 있었다. 

나영이 동생이 불평하며 말한는걸 들었다. "누나는 이모부만 오면 딴사람이 돼. 이무부한테만 친절하고.." 

평소같으면 누나한테 혼이 났겠지만 누나는 이모부랑 노느라 바빠서 그것도 안들리나보더라 ㅎㅎ 


자서방은 자신의 또다른 위시리스트였던 갈비오리장작구이먹기도 모두 성취(?)를 하고서 방콕으로 먼저 돌아갔다.  

아참, 안경도 한국에서 하나 저렴하게 맞추고 돌아갔다. 

고양이까페는 시간이 없어서 이번에는 못가봤으니 다음번에 가기로 했다. 


방콕으로 혼자 돌아간 자서방이 오늘 전화로 나에게 말했다. "나영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나 대신 따뜻한 허그를 전해줘~"

마침 언니네 집에 있던 참이라 자서방이 하는것 처럼 나영이에게 진한 허그를 전달해 주었다. 


 지난 포스팅 보기 


 이제서야 도착한 조카의 크리스마스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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