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블라카에서 버거씨 차로 갈아탄 후 버거씨네 집으로 오는 길 버거씨는 내 생일 파티 준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느라 정신이 없었다.
"내가 준비한 작은 서프라이즈가 있어! 보면 기분이 좋아질거야"
그런데 버거씨네 집에 도착했을때 바로 앞집에 손님들이 가득 와 있네?

"저 사람들 내 생일파티때문에 모인거지? 이게 그 서프라이즈야?"
내 말에 버거씨가 웃었다.
아닌게 아니라 저 집도 파티를 하고 있었다. 집안에 풍선이 주렁주렁…
여전히 손님차들이 끊임없이 들어오는걸 본 버거씨는 앞집에 가서 주인에게 친절하게 말했다.
"주차할 곳이 부족해 보이는데 저희집 앞에 편히 주차하세요. 저는 차 한대 뿐이라 괜찮아요."
사람들은 매우 고마워했고 곧 차 두 대가 집 앞으로 들어왔다.

버거씨가 낮에 장봐온 물건들.
디저트때 쓸 딸기, 라즈베리, 음료수 그리고 샴페인 두 병~
그 외에도 버거씨는 케이크랑 치즈등 냉장고에 꽉꽉 쟁여둔 음식재료들을 자랑했다.

버거씨가 말한 서프라이즈는 바로 헬륨풍선들이었다.

"파티소품을 검색 해 보니까, 파티에 필요한 모든 물건들을 파는 큰 매장이 있더라고! 거기가서 이것저것 샀지. 네가 좋아할거라 생각했어."
응... 좋긴 좋은데... 44살인거 그렇게 자랑스럽진 않은데... 내눈에는 왕따시만한 숫자 4 풍선 두개만 보인다.
"상상해봐, 저 풍선들을 차안에 구겨넣는것도 일이었어ㅋㅋ 차안에서 풍선이 움직여서 나까지 구겨져 있었다고ㅋㅋ"
아, 그보다 나는 이벤트 풍선들을 손에 들고 차까지 걸어가는 버거씨 모습을 상상해보니 너무 로멘틱하다!!! ㅠ.ㅠ 감동...
헬륨 풍선 이외에 입으로 불어서 장식해야 할 풍선들을 계속해서 꺼내는 버거씨.
"미안하지만... 이제 이 풍선 장식을 우리가 같이 해야 돼."
"엥? 서프라이즈라더니, 나더러 밤새 풍선을 불으라고?"
버거씨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게 맞단다.
누굴 위한 서프라이즈인가.

빨대를 넣고 일일이 입으로 불어서 완성했다. 내 이름 스펠링이 길다고 처음으로 느꼈다.
풍선을 부는것도 벽에 장식하는것도 거의 다 내가 했다. 버거씨는... 음… 좀 느리더라고...

풍선을 다 불고나서 실핀을 실에다 연결해서 뚝딱 꿰어주고 어디다 붙일지 위치까지 선정해 줬더니 버거씨가 사다리를 가져와서 시키는대로 벽에다 붙였다.

집안 곳곳을 날아다니던 풍선들도 한자리에 다 모아놨다.
이렇게 벽 한곳에 몰빵해서 장식을 해야 딱 들어왔을때 와~ 하는 기분이 든다고.
가만, 이게 누굴 위한 서프라이즈라고? ㅋ
내가 자꾸 장난치니까 버거씨가 멋쩍어한다.
그래도 장식을 끝내고 보니 뿌듯하다.
우리는 흐뭇하게 벽을 바라보다가 하이파이브를 했다.
"우리는 최고의 팀이야!"
내 그 말 왜 안나오나 했지 ㅋㅋㅋ
다음날 아침
버거씨가 나를 깨우며 기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일어나봐, 좋은 소식이 있어! 지금 하늘색이 새파래!! 멋진 생일 파티가 될거야!"
오늘 날이 흐리다고 했는데...?
잠시 후 부엌으로 내려간 버거씨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ㅋㅋㅋ 풍선들이 바닥을 뒹굴고 있네.

다시 붙이고나서 안도하는 버거씨.

식탁위에 예쁜 식탁보도 깔고, 생일축하 장식도 식탁위에 소중하게 올려놓는 섬세한 버거씨ㅋㅋ
자 이제 파티 준비를 해 볼까?
친구들은 12시 반까지 오기로 했다.
버거씨는 어제 열심히 대청소를 해서 이미 깨끗한데도 연신 청소기를 돌리고 가구며 싱크대를 닦아댔다. 추워서 어차피 테라스에서 못먹는데 테라스는 왜 자꾸 청소하는거니..
나는 고기 재우고 상추를 씻어야겠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바베큐용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사다놓으라고 했더니...

죄다 퍽퍽살뿐이다. 닭가슴살에 돼지등심...
오빠 이게 뭐야...
띠리리리... (인간극장 클로징 음악 상상해주세요)
과연 이 파티 제대로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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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조식보다 만족스러웠던 휴가지 아침 식사
마흔 넘은 내가 생일파티를 손꼽아 기다리다니
이웃에서 광란의 파티를 하고있다
프랑스에서는 게를 거미라고 부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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