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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고양이

고양이가 차별해서 서운하다는 남편

by 낭시댁 2022. 6. 24.


나는 무스카델에게 1순위 최애집사이다. 그래봐야 우리집에는 나랑 남편 둘 뿐이지만.

무스카델은 강아지마냥 나만 졸졸 따라다니는데, 다같이 있을때 남편은 무식이에게 그저 투명인간일 뿐이다.

껌딱지 스핑크스냥


그래도 남편이 소파에 누워 티비를 보고 있을때면 무스카델은 남편의 배 위에서 낮잠을 자기도 한다. 집사라기보다는 폭신한 소파의 일부 정도로 여기는 게 아닐까싶다.

남편은 무식이가 자기 배위에 있으면 세상 행복해한다. (일부러 저러고 누워서 무식이를 애타게 부르곤한다 ㅡㅡ;)

자기 배위에 있는 사진을 찍어서 여기저기 자랑하기도 하고 무식이가 코고는 소리를 녹음해서 들려주기도 한다. 하찮은 코로 참 하찮은 소리를 내는데 진짜 귀엽다. 😆😆

서로의 체온과 숨소리를 가까이 느끼면서 친해지는 이런 순간에 남편은 내가 근처에 올까봐 극도로 겁을 낸다. 내가 보이면 대체로 무식이가 벌떡 일어나서 나를 따라오기 때문이다.

하루는 내가 외출을 했는데 무식이가 빼꼼히 바라보면서 나를 배웅해 주었다.

"집사야, 오늘 늦을거냥...?"


외출에서 돌아와서 슬쩍 거실을 보니 티비앞 소파에 함께 사이좋게 누워있는 남편과 무스카델.

남편 얼굴은 안보였지만 분명 만족스러운 표정이었겠지.

나는 둘의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인사도 생략한 채 조용히 서재방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곧 들려오는 자서방의 원망섞인 탄식...

"아…...😭"

"뭐하느라 늦게 왔냥! 오죽하면 내가 남자집사랑 놀았겠냥?"


아니나다를까 무식이는 서재방으로 쪼르르 달려와서 나에게 잔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고 그 뒤에는 무식이를 쫒아온 남편이 세상 슬픈표정으로 무식이의 뒷통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뭘 어쨌다고..... 미안해지냐…

이제 남편은 다시 투명인간이 될 시간.


요즘 남편은 부쩍 둘째 냥이를 입양하자고 조르고 있다.

"무스카델은 와이프만 좋아하잖아! 불공평해. 나도 나를 더 좋아하는 고양이가 있어야지..."

그러다 걔도 나만 좋아하면 더 상처받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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