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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네리페 여행7

여행갔다 돌아오니 고양이가 나를 피한다. 아쉬운 여행을 모두 끝낸 우리는 테네리페 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공항에서 마주한 현실은 너무나 가혹했다. 어마어마한 관광객들로 작은 공항이 터져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에어컨은 느껴지지 않았고 땀이 줄줄 나는데 마스크는 벗을수가 없었다. 간신히 까페에서 테이블을 구해 요기를 하며 쉴 수 있었지만 비행기는 연착돼서 게이트앞에 한시간 가량 서 있어야만 했다. 유럽의 하와이라는 말을 듣긴 들었지만... 테네리페의 인기를 한번 더 실감했다. 룸셈부르크 공항에서 시아버지의 차를 타고 집에 도착하니 어느덧 새벽 2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8일간 나에게는 너무 많은 일이 있었기때문에 기분은 훨씬 더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듯 했다. 남편은 미리 나에게 양해를 구한대로 자고 있었다. 그래도 무식이는 평소처럼 달려나와 반겨.. 2022. 7. 9.
우리 시어머니께서 모두 용서하신 이유 테네리페에서의 마지막 저녁이 다가왔지만 우리는 불행히도 호텔 주차비 문제로 기분이 안좋았다. 첫날 체크인 할 때 주차비는 일시불로 계산하겠다고 분명히 말했고 하루에 10유로라고 안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주차장을 빠져나갈때마다 불편하게 티켓을 끊어야만 했던것이다. 그것도 12유로에- 늦은 체크아웃을 요청하러 리셉션에 갔을때 물어보니 일주일 이상 숙박시에는 하루 10유로가 맞는데 첫날 직원이 (까를로스 닮은 그 사람!) 제대로 처리를 하지 않아서 이렇게 된 거라며 사과를 해왔다. 나는 지금이라도 다시 처리해 달라고 직원에게 말했지만 그 사람은 마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사과만 반복 할 뿐이었다. 나는 화딱지가 났지만 어머님께서는 나더러 그냥 잊으라고 하셨다. "그까짓 주차비때문에 기분을.. 2022. 7. 7.
이것이 진정 딸같은 며느리 우리가 머무는 동안 산타크루즈의 하늘은 자주 흐렸다. 한 택시 기사님께서는 우리더러 테네리페섬의 남쪽 해변으로 가면 그곳에서는 항상 파란하늘을 볼 수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남쪽에 있는 해변으로 파란하늘을 구경하러 갔다. 잔뜩 구름낀 하늘아래 황량한 벌판을 한시간 정도 달렸더니 거짓말같이 하늘이 맑아졌다. 이런줄 알았다면 애초에 산타크루즈 대신에 이쪽으로 호텔을 잡았다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해변의 이름은 플라야 데 라스 아메리카스 (Playa de las Americas) 이곳 역시 원래는 검은 모래 해변인데 인공적으로 흰모래를 깔아놓은 곳이라고 한다. 바람이 세차게 불었지만 산타크루즈처럼 쌀쌀하지 않은 훈훈한 바람이었다. 해변을 걷다가 시어머니께서는 옷가게로 들어가셨다. 이곳에서 나.. 2022. 6. 29.
쓸모있는 며느리가 될게요 차를 렌트하기는 했지만 스페인광장이나 아프리카 시장을 갈때 우리는 항상 택시를 이용했다. 이날 호텔로 돌아오는 택시에서 시어머니께서는 택시비를 계산하시려다가 동전지갑을 떨어트리셨다. "울랄라..." 시어머니의 탄식과 함께 동전들이 바닥에 흩어졌는데 내가 빛의 속도로 긁어담았다. 택시에서 내리는 도중에도 매의눈으로 앞좌석 아래까지 스캔하면서 하나도 빠짐없이(확신함) 주워담있다. 그 모습을 보신 시부모님은 그새 다 주웠냐며 놀래셨다. "저 가끔 도움되지요?" "넌 항상! 아주! 큰 도움이 된단다!" 밥값까지는 다 못했겠지만 그래도 칭찬들으니 기분이 좋았다. 아버님께서도 몸이 불편하시니 뭔가를 바닥에 종종 떨어트리시는데 그럴때면 나는 저 멀리 있다가도 쏜살같이 달려가서 냉큼 주워드리곤 한다. (어쩌다보니 내 .. 2022.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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