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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DéFLE-Lorraine 다국적 친구들

로렌대학교 어학원 등록 & 레벨테스트 후기

by 낭시댁 2022. 1. 24.

남편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요구했던 것이 있었는데 바로 "어학원 등록"이었다.

작년에 등록하고 싶었는데 이미 마감이 된 상태였고 결국 1월이 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다른 어학원은 가본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학비가 너무 비싸다 ㅠ.ㅠ 비싼 학비를 내는 만큼 최대한 뽕을 뽑겠다는 마음 가짐으로 지난 몇달간 프랑스어 공부 (특히 문법)에 더욱 매진해 왔다.

남편의 차를 타고 아침일찍 레벨테스트를 보러 가던 날.
아침 8신데도 아직 어둑어둑했다.

대학생들 사이에 섞여서 걸어보니 괜히 젊어진 기분이 들었다. 내가 나이는 두배일테지만ㅋㅋㅋ 😆

너무 일찍 도착해서 꽤 오래 기다렸는데 생각보다 몰려드는 사람들이 많아서 놀랬다. 동북아시안은 생각보다 안 많았고 아랍인들이 많이보였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이런 낯선 자리에 참석하면 눈에 안띄고싶어서 맨 뒤에 서있곤했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자꾸만 맨 앞에서 인솔자를 졸졸 따라다니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래야 조금이라도 더 빨리 끝날테니까 말이다.ㅋ

맨 앞에 있다가 신속하게 명단에서 이름을 찾아 사인을 하고 첫 그룹에 속해서 컴퓨터실에서 레벨 테스트를 치뤘다. 그리고 테스트를 일찍 마친 사람이 강의실 구석에서 감독관과 개별 인터뷰를 하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우물쭈물 하고 있을때 나는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감독관님과 열심히 눈을 마주치며 '다음 차례는 저요, 저요!' 하는 사인을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ㅋㅋㅋ 아니었으면 정말 한참을 더 기다렸을것이다.

역시 나는 뼈속 깊이 한국인이다.

개별 인터뷰때 질문은, 대강 기억나는건 아래와 같다.

  • 자기소개하기
  • 자기 성격이 어떻다고 생각하는지?
  •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차이는 어떤지?
  • 미디어를 신뢰하는 편인지? 한국과 프랑스 미디어 각 신뢰 여부는?


그렇게 모든 테스트와 인터뷰를 마치고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나올 수가 있었다.

컴퓨터 레벨 테스트는 끝나자마자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나는 세 항목 모두에서 B1이 나왔다. 개별 인터뷰에서 횡설수설 삽질하는 소리를 꽤 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잘 나온것 같아서 후련했다.

아, 개인 이어폰이 준비물이었는데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을 준비한 게 신의 한수였다. 정말이지 엄청 산만하고 질문도 많고;;
반편성과 수업스케줄은 며칠 후에 통보된다고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난생처음 버스를 타볼까 싶었는데 어쩌다보니까 집까지 그냥 걸어와버렸다. 30분정도 걸리는 낯선거리를 팟캐스트를 들으며 걷다보니 기분이 묘하게 설레었다.
곧 시작될 수업에 대한 기대감도 있겠고 또한 프랑스어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후의 내 인생에 대한 기대감도 막연히 있었던 것 같다.

열심히 해야지! 학비가 아깝지 않도록.

자서방은 와이프가 대학생이라며 신이났다ㅋ 학생증도 나온다고하니 영 틀린말은 아니네. 넌 운이 조쿠나. 그 나이에 여대생 와이프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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