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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고양이

쫄보 고양이 형제 때문에 속상한 집사들

by 낭시댁 2020. 6. 9.

이른 아침 혼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밖에서 고양이의 찢어지는 울음(?)소리가 들려서 달려나가 보았다. 

모웬과 이스탄불이 옆집(왼쪽옆집) 정원으로 드나드는 통로가 있는데 이스탄불은 그 앞에 서서 눈치만 보며 우물쭈물 서있고 안에서는 여전히 옆집(오른쪽옆집) 틱스가 큰소리로 겁을 주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저런.. 모웬이 저기있구나.. 

걱정돼서 잠시 지켜보고 있었더니 곧 수풀이 흔들리면서 모웬이 살금살금 기어나오는게 보였다. 

휴우.. 

안에는 틱스가 여전히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며 못들어오게 겁을 주고있었다.

아.. 틱스가 저집 정원까지 차지를 해버리고 텃세를 부리고 있는거였다. 그래서 모웬이랑 이스탄불이 저기에 다시는 못가게 된 것.. ㅠ.ㅠ 

 

 

요즘 틱스의 횡포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

겁이 더 많은 이스탄불은 항상 먼저 도망치고 눈치없는 모웬은 틱스한테 혼자 혼쭐이 난다. 모웬이 틱스앞에서 내는 울음소리는 굉장히 애원하는듯한 애처로운 소리라 바로 달려나갈수밖에 없다. ㅠ. ㅜ

잠시 후 시어머니께 내가 목격한 것을 말씀 드렸더니 시어머니가 기분이 상하셨다.  

"두살밖에 안된게 이쁘지도 않고 성격도 못돼갖고는.. 어휴 속상해라.."

모웬은 4살, 이스탄불은 8살인데... 틱스는 두살... ;;

한때는 틱스가 넘어오면 둘이서 잘도 몰아서 쫒아내더니... 생각해보니 그때는 틱스가 어릴때구나..ㅋㅋ

"그러게요. 속상해요. 근데 모웬이랑 이스탄불이 용기내서 맞서는 방법 뿐이에요. 우리가 해줄 수 있는게 없잖아요."

모웬을 돌아보니 모웬은 틱스네 담장을 경계하며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걸 보고 난 깔깔 웃었는데 모웬과 시어머니 표정은 계속 심각함;;  


시어머니는 모웬을 향해 말씀하셨다.

“이거 우리집이야. 너희 놀으라고 내 돈으로 가꿔논거라고. 근데 너희들은 내 집에서도 겁을내면 어쩌니. 저거 너희 정원이라고..”

 


듣는지마는지 모웬은 틱스네 담장에서 계속 눈을 떼지않고있다.ㅋㅋ

 

 

"쟤가 오기전까진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행복했는데... 저집 여주인 크리스티는 틱스가 엄청 연약한 줄 알아. 고양이들 비명지르는 소리만 나면 쫒아나와서 틱스를 부르면서 한걱정이지. 우리 고양이들이 두마리나 있으니 해코지당할까봐.." 

"오, 알려주지 그러셨어요. 틱스가 이 동네 대장이라고요ㅋㅋ 우리 고양이들이 우리집에서도 도망다닌다고요 ㅋㅋ"

"챙피해서 말 못해 나는..."


아.. 우리 시어머니 너무 진지하시다 ㅎㅎ 옆에 모웬도 시무룩한 이스탄불도 모두모두 너무 심각하다ㅎㅎㅎ

“아무래도 암고양이 한마리 더 들이자고 미셸한테 부탁해야겠다. 아주 사악한 아이로 들여서 저 못된것이 얼씬 못하도록 말이야.”

음.. 그렇게 되면 모웬이랑 이스탄불은 지금보다 더 쭈구리가 될 것 같은데요...

"난 네가 전말을 모두 알게돼서 너무 기쁘단다. 난 이미 다 알고 있었는데 말을 안했지. 다들 틱스 예뻐하잖니. 나 틱스가 밉단다. 어이구 불쌍한 우리 아기들.." 


그때 바깥에서는 틱스가 담장을 넘어서 자기네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내가 고양이들에게 말했다. 

"얘들아 이제 나가놀아. 틱스 갔어. 옆집 정원 가서 놀아도 돼 이제~!!!"

우리 시어머니는 안웃으신다. 진짜 속상한 표정으로 저 나쁜것 하고 계속 틱스 흉을 보셨다. 눈도 가운데 몰려있다고...ㅎㅎ

 

 

 

 

 

 

틱스가 와 있으면 뭐라 말도 못하고 무서워서 밖에도 못나가고..

 

 

그저 지켜볼 뿐....

 

 

정말 실망이다.. 등치값 나이값을 못하면 쪽수값이라도 해야지.. 둘이서 내 집 정원까지 내주는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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