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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끝이없는 이케아 가구조립 대소동

by 낭시댁 2020. 8. 28.

배송에도 우여곡절이 끊임이 없었지만 드디어 큰 가구들이 도착을 해서 한시름 놓았다. 티비 선반이 없어서 작은 탁자위에 티비를 올려놓았고 케이블도 헝클러져있고, 가구가 없어서 한방에는 바닥에 물건들이 그대로 어질러져 있다. 부엌 선반이 와서 전자렌지며 갖가지 기계들을 올려놓을 수도 있게 되었다.

아무튼! 물건들을 받았는데 아직 조립이라는 큰 산이 남아있었다. 

남편더러 급하게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하자고 당부한 후 평일에는 그냥 방치했다. 그리고 토요일 아침, 내가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데 자서방이 식탁위 램프등을 달기 시작했다. 잠이 덜깬 표정으로 배를 쭈욱 내밀고서 ㅎㅎ 

 

 

설치가 끝난후 조명을 바꿔가며 테스트를 하는데 만족한 표정이 역력하다.

 

 

식사할때 부담되지 않은 정도의 조명으로 세팅을 한다는 자서방.

"그래서, 이제부터는 여기 앉아서 식사하겠다고?"

자서방은 웃으면서 도리도리한다.

나는 아침이나 점심은 식탁에서 먹지만 자서방과 함께 먹는 저녁은 항상 티비앞이다 ㅎㅎㅎ

 

 

식탁의자는 총 6개를 주문했는데 거추장 스러워서 두개는 안보이는 곳으로 치웠다. 그런데도 자서방은 두개를 더 주문하겠단다. 친구들이 와이프들 까지 데려오려면 최소 8개는 있어야 한다고;;

시어머니께서는 왜 더 넓은 거실을 다이닝룸으로 쓰냐고 물으신적이 있었다. 자서방은 사람들을 왕창 초대하고 싶어서 그런거랍니다~ 

램프설치를 간단히 끝내고 본격적으로 가구 조립에 들어갔다. 주방 선반 조립은 간단히 끝냈지만 티비선반 조립은 꽤 복잡했다. 서랍과 경칩이 복잡;; 둘이서 머리를 맞대로 했더니 그래도 꽤 빨리 한것 같은데... 한시간이 넘게 걸렸다. 

 

 

조립을 끝내고 티비를 얹어놓으니 너무 뿌듯하다! 

 

 

임시방편으로 오른쪽에 있는 작은 탁자위에 티비를 올려놓았었는데 제대로된 선반으로 바꾸고 보니 케이블들도 감춰지고 안정감이 생겼다. 이걸 보면서 나 혼자 식탁에 앉아서 점심을 먹었다. 자서방은 계속 작업중- 

오후에는 큰 가구를 조립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건 드릴로 나사를 조이는게 아니라 망치로 두드려야 하는 형태였다. 집에서 몇번 두드리다가 망치소리가 아파트 전체에 울리는것 같아서 자서방이 좌절했다. 시댁으로 모두 가져가서 조립해 올까... 말까... 계속 갈등했다. 

"그냥 뒀다가 하루에 조금씩만 할까?"

"그래도 되는데... 주말에 무스카델 데리고 오잖아. 왔다가 큰소리에 스트레스 받을것 같애. 그리고 무스카델 오기전에 물건들 정리해서 치워야 하지 않을까...?" 

내 말에 자서방이 동의를 했고 한동안 고민하던 자서방은 결국 차고로 가자고 했다. 둘이서 장비와 부품들을 끌어매고 차고로 내려갔다. 집보러왔을때 밖에서 구경만 하고 직접 들어가 본건 처음이었다. 

 

 

매뉴얼에 그림이 실제와 반대로 돼 있는게 있어서, 기껏 망치로 집어 넣은걸 다시 해체하는 과정에서 망치가 빠졌다;; 그래도 고이 보내주지도 못하고 한번씩 두드릴때바다 매번 헤드를 끼워가면서 망치질을 조심스레 했다. 이 과정에서 자서방이 이케아를 많이도 저주함...

망치로 두드려야 하는 부분들만 차고에서 작업했고 자서방이 하나씩 완성할때마다 나는 집으로 날랐다. 

나머지 작업은 쉬웠다. 자서방이 프레임을 조립하는 동안 나는 서랍을 조립했다. 정말 끝도 없는 조립 지옥...

 

 

막상 완성하고 보니... 

그다지...

자서방이 먼저 말했다. 

"그 고생한걸 감안했을때 완성된 모양이 좀 실망스럽네... 사진으로는 멋졌는데... 뭔가 허술해 보이기도 하고..."

"음... 투표소 같다. 장막위에 낭시 시청마크라도 달아야 할듯..." 

사실 이런 모양을 선택하게 된건 시어머니의 입김이 컸다. 스웨덴 가니까 다들 이런 모양을 쓰더라고 하셔서 ㅋㅋ 그말을 듣고 나도 북유럽 감성을 따라보자 싶었다. 다른것보다 저렴하기도 했고... 근데 뭔가 정말 허술해 보이네;;

그나마 자서방은 무스카델이 엄청 좋아할 놀이터가 생겼다며 좋아했다. 그러고보니 고양이들이 참 좋아할 것 같다...  

 

 

설치하는 과정에서 한곳이 부러지기도 했다. 나중에 소식을 들은 시아버지께서는 나사를 군데군데 박아서 튼튼하게 조여주겠다고 하셨고, 사용하는데 큰 문제는 없으니, 자서방은 케이블타이를 사다가 직접 군데군데 조이겠다고 말했다. 

우리집이 아니라서 가구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오래 사용할 튼튼한 가구를 선택하지는 못했다. 나중에 내 집 장만 후 이사를 하면 이 가구는 분해를 해서 여기저기 활용할 수 있을것 같다.

 

 

시댁에 있던 저 검은 가죽 안락의자도 원래는 하나만 가져왔다가 결국 나머지 하나를 더 가져왔다. 시부모님께서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하셨는데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기때문이다... 그리고 자서방도 내말을 듣고 가져와 보니 공간도 괜찮고 손님이 왔을때 유용하겠다고 만족해 했다. 티비를 임시로 받치고 있던 작은 탁자는 커피 테이블이 되었다 ㅎㅎ 

주말에 새 가족이 되는 무스카델을 맞이할 생각과

우리가 꾸미는 이 공간에 친구들과 가족들을 초대할 생각에 

자서방은 뿌듯해 하고 있다. 물론 나도 짝궁과 같은 마음이다. 

내 집을 하나하나씩 꾸며가는 재미가 있구나...

그러나 가구 조립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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