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이른 아침이면 우리 부부는 장을 보러 간다.
이번에는 별로 살 것도 없어서 안가도 된다고 했는데도 남편은 마치 나들이라도 가는듯이 집을 나서고있었다.
머그컵을 몇개나 샀는데 또 머그컵 욕심이라니... 대체 와인은 왜 머그컵으로 마시는 건데...
머그컵을 고르다말고 볼 하나를 집어든 자서방
“이거봐. 사실 프랑스에서는 원래 오래전 이런 그릇에다 커피을 마셨어.”
“정말? 숟가락으로 퍼먹어야할 것 같은데?”
“No no~ 이렇게 양쪽 손잡으로 잡고 마시는거야.”
친절히 빈그릇을 들고 시범까지 보여주는 자서방이다.
그리고 요즘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스프를 자주 끓여먹는데 대접이 마땅치가 않아서 그것도 두개 샀다.
필요한 물건들을 얼추 다 챙기고 났을때, 자서방은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치듯 와인 행사장으로 향했다.
이 행사는 왜이리 길게 하는 겁니까...
와인들을 구경하며 세월아 네월아하는 자서방을 보니 금방 끝날것 같지 않아서 혼자서 구경하게 하고 나는 근처에 있던 스넥들을 구경하러 갔다.
그리고 한참 후 미로같이 생긴 와인행사장으로 천천히 돌아오다가 우리 남편과 딱 마주쳤다.
“봉쥬~ 참 잘생기셨네요.”
나는 서툰 프랑스어로 상황극을 만들었는데 거기에 맞장구 쳐주는 우리 남편.
“네, 저도 잘 알고 있어요. 그럼 저랑 결혼하시겠어요?”
“네! 할게요. 저두 외모는 당신보다 빠지진 않지요?”
“그럼요. 당신은 정말 아름다워요. 좀 쉬운여자같지만요.”
“당신은 더 쉬웠는걸요.ㅋㅋㅋ”
다행히 우리 주변에 사람이 없었다. 우리끼리 뻔뻔하게 예쁘네 잘생겼네 하면서 하하호호 웃었다 ㅋㅋㅋㅋ
프랑스로 와서는 사소한 농담에도 둘이 어찌나 잘웃는지 점점 더 쿵짝이 잘 맞는것 같네.
와인은 좀 아껴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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