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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프랑스에선 사망시 자동으로 장기기증을 하게된다니!

by 낭시댁 2020. 10. 25.

시민교육 3일차에 다녀왔다. 

3일차에는 새로운 선생님이 오셨다. 체구가 큰 남자분이셨는데 숨쉬는게 불편해 보이고 오래 서있는것도 힘들다고 했다.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큰소리로 호통을 치는 목소리라 처음에는 다들 좀 긴장했다가 점차 그분의 유머에 빠져들게되었다. 

 

낭시에도 코로나로 인한 통금이 시행되었다.

낭시에도 오늘 새벽부터 통금(저녁 9시부터 아침 6시까지)이 시작되었다며 선생님께서 운을 떼셨다. 그렇지않아도 옆에 앉은 태국인친구는 만나자마자 통금에 대해서 불평을 했었다. 그녀가 남편과 운영하는 피자리아는 금토일요일 주말에는 워낙 장사가 잘돼서 자정까지 운영을 하고 있는데 통금때문에 9시 전에 가게를 닫아야만 하는 것이다. 

솔직히 젊은 사람들이 주말마다 모여서 파티하는걸 억지로라도 막을수가 있게 되었으니 코로나 확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나야 뭐 어차피 그 시간에는 외출을 잘 하질 않으니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고...

 



프랑스에서는 사망시 자동으로 장기기증을 하게된다!

프랑스의 건강보장에 대한 내용을 배우다가 알게된 놀라운 사실이다. 프랑스인들은 사망시 자동으로 장기기증에 동의한 걸로 간주를 한단다. 그래서 그게 싫다면 미리 온라인으로 싫다는 의사를 등록하라고 하셨다. 수업중에 나는 너무 놀라워서 자서방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이게 사실이냐고... 곧 집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던 자서방으로부터 답장이 왔다. 

"응 사실이야. 그런데 그게 왜?" 

사실이었구나!

처음에는 듣고 다소 충격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한번더 생각해 보니 꽤 좋은 제도인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장기기증자에 대한 예우가 형편없다는 이야기를 듣기전까지는 나역시 장기기증을 고려했었으니까...  

 

프랑스에서 부모의 역할

건장한 체구의 유쾌한 선생님은 부모로서의 역할에 대해 특히 강조를 하셨다. 

"우리딸이 3살이예요. 삼촌이 사탕을 주면 그걸 받고 "Merci" (감사합니다) 라고 하지 않고 "Encore"(더주세요) 라고 해요!" 

그말에 다같이 빵터져서 웃었다. 

"그건 부모인 내 잘못이예요. 아이들에게 예절을 가르치는건 학교라고 생각하나요? 아니예요. 학교는 지식을 가르치는 곳일뿐이예요. 예의는 부모가 모범이 되어서 가정에서 책임을 지는 부분이라는걸 꼭 명심하세요." 

"아이들의 성교육도 학교만 믿으면 안돼요. 아이가 호기심으로 질문을 하면 절대 숨기거나 망설이는 느낌을 주지말고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가르쳐주세요. 부모가 충분히 설명을 못해주면 어떻게 될까요? 아이들은 인터넷과 티비에서 쏟아지는 무분별하고 선정적인 장면을 보고 성을 인식하게 되는거예요." 

"자! 여기서 아이를 가질 계획이 있는분 손들어보세요!" 

누가 손들었는지 눈으로 외워뒀다가 중요한 내용을 강조할때 마다 손든 사람들에게 큰소리로 다그치셨다.

"확실해요? 이래도 아이 가질거예요? 정말 잘할 자신있는거 맞아요?!" 

이분의 열정적이고 유쾌한 수업에 다들 혼을 빼놓고 들은것같다. ㅎㅎ

지난 2일동안 시민교육때 엄청 졸았었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끝까지 맑은정신으로 집중해서 수업에 참여한 날이었다. 

점심시간에는 함께 앉은 모로코에서 온 중년아저씨와 대화를 했는데 무려 수학교수님이셨다! 어설픈 프랑스어와 영어로 열심히 대화를 나누었는데 점심시간이 끝나가는 줄도 모르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다. 

시민교육에서 나는 지루한 내용을 배울때도 있었지만 나는 특히 프랑스 역사를 배울때 가장 재미있었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물론 코로나때문에 많이 조심해야 하긴 하지만 말이다.

이제 마지막 하루만 남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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