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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DéFLE-Lorraine 다국적 친구들

러시아가 아시아라고...?

by 낭시댁 2022. 5. 8.

이번주 수업 주제는 "사회문제"인데 주로 문화차이인종 혹은 종교차별에 대한 내용들을 배우고 있다.

러시아와 터키. 유럽? 아시아?


수업중에 어쩌다 내가 반전체에게 질문을 했다.

"러시아는 유럽쪽에 더 가깝지않아?"


내 말에 선생님을 포함한 반 전체 학생들이 일제히 나에게 말했다.

"러시아는 당연히 아시아지!"

그냥 유라시아라고만 생각했지 아시아라고 딱 단정지어 생각해본적은 없는데?? 유럽이나 아랍권에서는 러시아를 아시아로 보고 있나보네... 푸틴이 아시안이라고..?


내 머릿속에 연달아 떠오르는 질문.

"그럼 너희가 생각하기에 터키도 그냥 아시아야?"


이 질문에도 다들 아시아국가라고 대답했다. 와중에 선생님께서는 우리반에 터키인 학생이 있는지라 그녀를 향해 조심스럽게 말씀하셨다.

"음… 사실 나도 그렇고 프랑스에서는 은연중에 터키인들을 아랍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거든... 일종의 편견이지. 혹시 너는 아랍어 안하지...?"

그 말에 터키인 친구는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터키의 반은 아시아고 반은 유럽이라고 했다. 내 머릿속에 터키는 그래도 (아시아 영향을 많이 받은) 유럽에 가까운 나라로 간주했던것 같다.


여전히 미지의 세계, 아랍권



나는 프랑스에 오기전까지는 [아랍]이라는 단어로 인종을 묶어서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항상 나에게 그들은 [중동, 미들이스트]인들이었고 은연중에 아랍권과 구분없이 생각했던것 같다. 이스라엘역시 내 머릿속에서는 이란, 이라크, 시리아, 팔레스타인처럼 중동국가라는 카테고리에 함께 분류되어있을 뿐이었다. 외모도 비슷하고...

모센은 자기네 이란인들은 아랍이 아니라며 페르시아 역사에 대해서 길-게 설명을 해 주었는데 그게 또 흥미로웠다. 페르시아어를 사용하는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기때문에 외국어를 배울때 너무 어렵단다.

"근데, 너 주말에 돼지고기 바베큐 먹었다며? 무슬림인데 그래도 돼? 게다가 요즘 라마단이라며..?"

우리반 시리아 친구가 요즘 점심시간에 사라지고 있어서 라마단이라는것을 내가 기억하고 있었다. 내 말에 모센은 웃으며 말했다.

"이란은 법적으로는 규제를 하고 있지만 집에서는 다들 모여서 돼지고기도 먹고 술도 마시고 그래. 물론 밖에서 그러다가는 경찰한테 잡혀가지만."

아무리 들어도 이란이야기는 너무 재미있다. 모센이 재미있는건지는 몰라도 😀😀

그리고 서양권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프랑스에서는 성정체성이나 종교에 대한 질문은 금기시돼 있다고 하셨다. 사람은 그저 사람이고 무언가의 개념으로 구분하는것은 좋지 않다고 어릴적부터 교육한다고.

학생들이 행정서류를 작성할때 성별을 선택하는 란에는 / 이외에 / 해당없음이라는 항목이 하나 더 있다는게 나는 가장 놀라웠다. 아무리 어리더라도 스스로 생각했을때 본인이 어느쪽 성별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을 존중해 주는거라고 하셨다. (이때 모센은 고개를 격하게 도리도리 흔들고 있었다.)

네덜란드에서 온 어느 학생은 "당신은 호모인가요?" 라는 질문을 대놓고 해도 그 나라에서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했다며 놀랍지 않냐고 하셨다.

마지막으로 에스빠뇰...



얼마전 캠퍼스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하는 조별과제를 위해 설문주제를 뭘로 할 지 정하는 회의에서 스페인친구는 [성관계]를 주제로 정하자고 건의해서 모두를 놀래켰다. 그러니까 학생들에게 설문조사하는 질문들이... 몇살때부터... 얼마나 자주... 포지션은... 등등... 으로 하자는 것이다. 다들 농담하는줄 알고 웃었는데 그는 진지했다. 이게 뭐 어때서 그러냐는 표정... 🤔

그래서 우리는 아... 에스빠뇰은 그러하구나...

우리나라에서는 그런거 물어보면 신고당한다 했더니 다른나라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친구들이 다들 내말에 공감했다.


시어머니께 들려 드려야지ㅋ (에스빠뇰에 관심이 많으심)


모두 다른 국적의 친구들이 모인 반이라 각국의 선입견이나 문화를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수업이 매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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