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린이 [코리안 바베큐 그릴]을 샀다며 집으로 초대해 주었다.
쌈장, 상추는 물론이고 마실것까지 다 준비 돼 있다는 말에 나는 디저트로 초코케잌을 구워가기로 했다.
전날 저녁에 미리 구워놓은 초코케잌.
장식이 없어 좀 허전한것 같아 아침일찍 슈퍼에 가서 슈가 파우더를 사와서 위에 뿌렸더니 좀 낫다.
남은 반죽은 작은 머핀틀에다 구웠는데 하나 먹어보니 속이 촉촉하게 너무 잘 구워졌다! 칭찬해!
카린에게 깻잎맛을 꼭 보여주라는 자서방의 의견을 반영해서 (굿아이디어!) 시댁에 가서 깻잎도 따왔다. 초코케잌 두조각도 시부모님께 갖다드리고...
여전히 평화로운 카린의 동네-
옆옆집 이웃아저씨가 대문앞 화단을 가꾸시다말고 나에게 봉쥬! 하고 인사를 먼저 건네셨다. 역시 이 동네도 살가운 곳인듯 하다.
안녕 냥이들아!
시원한 베란다 움막에 사이놓게 누워있는 카린의 고양이들. 흰색은 왓슨이고, 갈색은 그냥 베베라고 부른다.
내가 깻잎을 씻는동안 카린은 아들 가브리엘과 함께 정원에다 상을 차렸다. 시원한 나무 그늘이 아늑하게 감싸고 있는 곳이었다.
저 그릴은 코리안 바베큐 그릴(?)이라고 써져있었다고 한다. 라떼는 예식장가면 저런 불판에다 불고기 구워줬는데... 저 버너도 세트로 같이 구매했다고 한다.
오늘은 소주말고 자몽맛 로제와인. 여름에 아주 잘 어울리는 상큼한 맛이었다.
우리가 와인을 마시는 동안 가브리엘이 아뻬로티브를 준비해왔다. 피자를 잘게 잘라서 내 온것이다. 이리도 예쁘게 준비해 오다니... 참 부러운 친구 아들이다.
그리고 귀여운 이쑤시게 디스펜서!
와인을 마시던 카린은 나무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나무 어딘가에 아기 비둘기가 있을거야. 둥지에서 알이 부화됐었는데, 아직 못나는지 맨날 나무에 가만히 앉아있더라고..."
잠시후 아기 비둘기를 찾아냈는데, 생각보다 너무 커서 놀랬다.
"아기새라며.... 저렇게 큰데?"
"하하 크긴 크지. 근데 저기 엄마 비둘기가 있으니 깃털을 비교해 보면 차이가 느껴질거야."
과연 엄마 비둘기가 저쪽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등치는 비슷하지만 확실히 깃털이 아기새보다 매끈하다. 펭귄도 좀 이렇지 않나...?
카린은 야채(양파, 버섯, 파)도 많이 준비하고 소고기도 미리 재워놓았는데 한국요리책을 보고 따라한거라고 했다.
고기가 어느정도 익자 두 사람은 내가 쌈 싸는 모습을 관찰하며 그대로 따라했다.
상추에 깻잎 한장 올리고나서 고기, 쌈장, 야채...
내가 한입에 다 넣어야 한다고 했더니 두 사람은 동시에 놀라다가, 가브리엘은 열심히 한입에 넣는데 성공했고 카린은 도저히 못하겠다며 깨물어먹었다.ㅎ
가브리엘 어린이는 의외로 매우 알차고 야무지게 싸먹었다. 양파가 너무 좋단다.
"와, 양파를 좋아하다니 우리 남편보다 낫다. 우리 남편은 자꾸 방귀나온다고 양파 안먹는데..."
그 말에 가브리엘은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방귀는 사실이에요. 정말 그래요."
그러하구나...
밥하는걸 깜빡했다며 미안해하던 카린은 잠시후 커다란 빵을 한덩이 가지고왔다.
정말 편견없는 쌈을 싸는 카린😆 쌈에는 아무거나 넣어도 된다고 말한건 나니까 뭐...
우리가 생각보다 많이 먹어서 카린은 중간에 상추를 한번 더 씻어와야 했다.
"한번에 이렇게 많은 양의 상추를 먹어보긴 처음이야."
두 사람 모두 처음 먹어본 깻잎도 너무 맛있다고 극찬했다. 나중에 씨앗을 좀 갖다줘야겠다.
특히 가브리엘은 너무 많이 먹었다며 숨을 몰아쉬며 디저트를 포기했다.
카린와 가브리엘의 생애최초 코리안 바베큐는 이렇듯 아주 성공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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