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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한국

나의 명상 입문기

by 낭시댁 2017. 9. 15.

내가 명상에 관심 갖기 시작한 건 10년쯤 전이다.

책이나 티비에서 명상이 좋다는 얘기가 계속 들리고, 오프라윈프리나 스티브잡스등 성공한 사람들의 비결중에 항상 언급되는게 명상이라니 저절로 관심이 생겨서 관련책들을 구입해서 읽어보고 혼자서 연습도 해 보곤했었다.

하지만 책마다 내용이 다 다르고 명상의 종류도 여러가지다 보니 독학으로 시작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다 4년전 명상원을 처음 찾아가게 되었다. 

당시에는 너무 힘든일이 있어서 맘고생을 하고 있을때 였다. 세상 어딘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곳을 찾아가 땅을 깊이 파고 그속에 들어가 혼자 눕고만 싶었다. 솔직히 명상을 배우는건 그 다음 목적이었다.

인터넷으로 도피처(?)를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발견한 명상원이 바로 담마코리아라고 하는 곳이었다. (http://korea.dhamma.org/)

진안 마이산자락에 위치했고 전부다 자원봉사자로 구성돼 운영된다고 한다. 

반신반의한 상태로 10일 무료 코스에 참여했었는데 정말 내 인생에서 잘한일 열가지중에 하나로 꼽히는 경험을 하고 돌아왔다.

 

10일간의 무료 수련 코스에 등록을 하고 찾아갔다.

기간동안 준수해야 할 규율이 몇가지 있는데 침묵을 유지해야 하고, 다른 사람들과 옷깃이 스치거나 눈도 마주치면 안되며 휴대폰이나 필기도구도 반입이 안된다. 남의 시선을 끄는 운동도 안되고 움직일때 소리가 나는 재질의 옷도 안된다. 새벽 4시에 기상해서 9시에 잠들기까지 그야말로 아무것도 하지 말고 내 내면에 오롯이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생활이었다.

산속이라 공기가 엄청 맑고 조용하다. 들리는거라곤 풀벌레와 새소리정도뿐이다.

처음 3-4일까지는 너무 힘들었다. 꿈도 대부분 악몽이었다. 하지만 명상을 배울수록 점점 몸과 정신이 맑아지는걸 뚜렷하게 느꼈다. 그때부터는 서서히 즐기기 시작했다.

외국인 참여자들도 꽤 많다. 센터의 창시자인 고엥카스님의 영어로된 육성을 따라 훈련을 하는데 우리말로 통역이 돼있다. 또 한가지 놀라운건 비구니스님들도 몇분 와 계시고 카톨릭신자들도 섞여있다는 것. 부처님의 가르침이지만 종교가 아닌 스스로 깨달음을 얻기위한 수련과정일 뿐이다. 

5-6일부터는 허리통증이 사라졌다. 아무리 오래 앉아있어도 힘들지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서서히 몸에 전류가 흐르는듯한 느낌이 점점 커갔다. 그 생소한 감각에 너무 집착하고 쾌감을 느끼면 안된다고 매일 강조하시던데 그정도로 그 감각의 쾌감이 대단했다 ;;

아 내 몸에 기가 흐르는구나! 집에 돌아와서 식구들 손을 잡으면서 이게 안느껴지냐며 호들갑 떨었더니 식구들이 걱정했다. 내가 어디 사이비 종교에 빠진줄 알더라 ㅎㅎ

 

꾸준히 매일매일 명상을 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았다. 얼마전 두번째 10일코스에 참여하면서 초심을 다져왔다.

사소한 일에 너무 반응하지 말것, 모든것은 어차피 나타나고 사라지는것이다.

화가 날때 그 상황을 빠르게 깨달을 수 있도록 항상 깨어있는 연습하기.

쉽지는 않지만 몇년에 한번씩이라도 꾸준히 명상원에 참여할 수 있는 행운이 앞으로도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중에 나와 같이 명상을 하면서 서로 동기를 부여할 수 있게 되면 더더욱 좋을텐데 그건 좀 어렵겠지..

 

참선을 하시던 국내 스님들중에서도 위빠사나 명상을 수련하시는 스님들이 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부디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기쁨을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비록 부처님처럼 큰 깨달음을 얻을수 있는 경지까지는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세상을 다르게 바라 볼 기회를 얻은것 자체로도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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