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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프랑스 티비에 나온 한국

by 낭시댁 2021. 7. 3.

오후늦게 시어머니로부터 메세지가 왔다.

"채널 5번에 한국 나온단다. 티비 틀어봐."

우리집 티비는 아마존프라임과 넷플릭스 등등을 통해 미드나 영화를 보는 용도로만 거의 사용을 하기때문에 갑작스레 티비 채널을 틀자니 리모컨도 헷갈리고 한참을 헤맸다;; 그 사이 다급하셨던지 시어머니께서는 전화까지 하셔서 빨리 서둘러 보라며 재촉하셨다.

다큐멘터리였는데 사람보다는 한국의 자연을 위주로한 프로였고 너무 재미있었다. 그러고보니 시댁에서는 항상 이런 채널을 즐겨봤었는데 왜 그동안 나는 티비를 안보고 살았을까... 이런 방송은 정말 매일 봐도 질리지 않을것 같다.

서울, 제주 그리고 순천 등등의 자연, 동물, 곤충 그리고 그에 관련된 사람들의 삶을 소개했다. 제주의 해녀들이 나오는 장면은 너무나 아름답고 자랑스러웠다. 앞쪽에 놓친 내용들이 너무 아쉬울 뿐-

갯뻘에 망둥어들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시어머니께서 저것도 먹냐며 질문을 보내셨다.

"잘 안먹어요. 다만 섬에 사는 이모댁에서 말려먹는걸 본적은 있지만요."

그외에도 많은 질문을 보내셨고 한국에 가고싶다고 말씀하셨다.

매를 수련시키는 아저씨가 나올때는 시어머니께서 저 아저씨가 멋지다고 하셨다. (솔직히 나레이션을 다 못알아들어서 저분에 대해서 자세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한국 다름답구나. 나를 한국에 데려가겠니? 저 남자 잘생겼다."

"당연하죠. 해산물도 많이 먹고, 또 저 아저씨는 제가 찾아볼게요. 만날 수 있도록."

"나 너랑 한국 갈래."

나는 새끼손가락을 거는 스티커를 보내드렸다.

해외 채널에서 한국을 바라보니 뭔가 더 새롭고 아름다운 느낌이다. 뭔가 굉장히 풍요롭고 여유있어 보이는 느낌으로 그려졌달까...

뜬금없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는 예능 좀 줄였으면 좋겠다. 먹방 asmr이라며 마이크에 입을 갖다대고 음식물을 쩝쩝거리며 씹는 장면에서 경악했고, 라면이나 짜장면 먹는데 면치기가 배운사람들이 하는거라며 국물을 다 튀기면서 후루룩 하는 모습도 (어떨때는 보기좋긴 하지만) 한국의 식사예절을 망가뜨리는것 같아서 우려스럽다. 내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당장은 코로나때문에 시어머니와 함께 한국을 방문하기 어렵겠지만 꼭 다시한번 한국에 함께 방문할 계획이다. 우선 내가 시어머니와 한국에서 가장 해 보고 싶은건 사찰음식을 만드는 쿠킹클래스! 가능하다면 템플스테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곳으로... 그리고 재래시장 가기. 일전에 재래시장을 못가보신것을 아쉬워하셨다. 시어머니께서 나랑 비슷한 취향이 은근히 많으셔서 같이 걷고 먹고 체험하는 위주로 일정을 짜면 무조건 성공할 것 같다.

제가 꼭 모시고 갈게요. 근데 솔직히 저 매 기르는 아저씨는 제가 찾아낼 자신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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