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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다시 맛 본 1유로의 행복 😍

by 낭시댁 2022. 3. 17.

이제 격리도 끝냈겠다 오랜만에 리들 떨이세일(?)에 복귀하기위해 아침에 길을 나섰다. 솔직히는 떨이세일보다는 아침 공기를 맡는게 좋아서 일찍 장보기하는걸 선호한다.

아무튼 큰 기대 안했는데 1유로짜리 소고기 안심(500g)과 돼지고기 안심(500g)을 득템 해왔다. 오랜만에 갔더니 떨이세일 단골 아줌마 아저씨들이 다같이 길드라도 만든 양 서로 아주 친밀해 보였다.ㅋ

"소고기 하나 드릴까요?"

"저는 그럼 샐러드 하나 드릴께요."

일인당 떨이세일은 두개씩만 구매할 수 있기때문에 어차피 많이 골라도 다 가져갈 수가 없으니 자기네끼리 상부상조 하는것이다. 나도 이제는 프랑스어가 좀 늘었는지 제법 들리기 시작하는것 같다. 엿듣는 재미가 있다ㅍㅎㅎ

집에 오자마자 소고기는 수비드로 익히기 시작했다. 49도로 저녁까지 익혔다.

통감자도도 굽고 냉장고에 오래 묵은 와인도 오래 졸여서 와인소스도 만들었다. (사실 이 소스는 고기보다는 빵 찍어먹는 용도-)

1유로짜리 리들표 소고기라 큰 기대를 안했는데 이번 소고기는 엄청 부드러웠다. 나와 자서방은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에 기가차서 자꾸 헛웃음이 나왔다. 온도도 완벽했고 질긴부부도 하나도 없고 비싼 고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당신은 운도 좋아. 알뜰하고 부지런한 와이프덕에 큰 돈 안들이고도 이런 훌륭한 만찬을 즐길 수가 있는거야."

"당신이 최고야!"

"누가 최고라고?"

"내 와이프가!"

최근 입맛이 많이 없던 남편은 다음날 왠일로 먹고싶은게 있다고 했다.

볼로네제 파스타.

오구오구, 해 드려야지요.

그 많던 다진소고기는 격리기간때 죄다 햄버거 만들어 먹고 남은거라고는 일전에 미트볼을 수비드로 익혀둔게 있었는데 그걸 으깨서 볼로네제 소스를 만들었다.

자서방이 좋아하는 꼬불꼬불 파스타 대신에 이번에는 알록달록한 리본모양 파스타를 삶았다. 프로모션때 사다둔건데 색깔별로 맛이 다르다. 초록색은 쑥향이 난다. 어제 먹고 남은 소고기랑 감자구이도 마저 클리어 했다.

내가 만들었지만 정말 맛있다. 나 요리 좀 하는것 같다 🤓ㅋ

남편은 정말 오랜만에 두 접시를 먹었다. 소스를 넉넉히 부었더니 고소한 빵과 같이 먹기도 좋았다.

무식아 우리 정말 잘 먹는것 같지...?

시어머니께 내일 갖다드릴 꽃도 한다발 사왔다. (리들에는 없는게 없다!ㅋ 대형 마트 안간지가 언제인지... 물론 어머님께서 장보기를 많이 도와주시는 이유도 있겠지만...)

꽃을 보니 확실히 기분이 좋아진다. 예전에는 꽃은 돈아깝고 차라리 먹는게 더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서야 꽃이 좋아지고 있다. 물론 너무 비싼 꽃이라면 차라리 먹는걸 여전히 선호한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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