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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내가 오미크론이라니...

by 낭시댁 2022. 3. 10.

지난주 화요일 아침 첫 증상을 느꼈다. 평소에도 건조한 공기때문에 잘때는 항상 면마스크를 착용하고 자는데, 이날에는 마스크를 하고 잤음에도 콧속이 엄청나게 건조한것을 느꼈다.

그래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뜨거운 생강꿀차를 한잔 마시고 학교에 갔다. 도시락으로 샌드위치도 쌌고... 날씨가 좋다며 학교까지 걸어가기도 했다. 그 정도로 멀쩡했다.

그런데 수업을 하는 도중에 집중이 너무 안되고 목이 계속 탔다. 마스크를 하고 있는데도 콧속이 너무 시려서 미칠것 만 같았다. 전날 잠을 잘 못자서 그런가싶어서 두시간만하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저녁 남편더러 콧속이 너무 건조해서 미치겠다고 말하니 무스카델 서랍에서 뭔가를 꺼내서 내 콧속에 콸콸 부어주었다 ㅡㅡ; 무스카델 눈 세척하려고 사둔거라는데 고양이용이 아니라 아기용(눈, 코 세척액)이란다. 이걸로 잠시나마 살 것 같았다. (소금물 같은건데 코로 넣고 입으로 뱉음) 

무식이껀데, 결국 무식이는 하나도 안쓰고 내가 반 이상 다썼다. 

열이 나거나 몸살같은 증상은 없었지만 오미크론 증상 중 코시림이 있다길래 불안해서 그 다음날 학교에 가지않고 남편과 함께 PCR검사를 다녀왔다. 사실 검사를 받으면서도 우리는 결과가 음성일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오후 2시에 갔는데 줄을 설 필요도 없이 바로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저녁때 문자가 왔는데 양성이란다 ㅠ.ㅠ 와중에 아침저녁으로 뽀뽀를 하는 남편은 음성이라네... 

아무래도 토요일날 까페에서 감염된게 아닐까 싶어서 그날 만난 언니들에게 모두 메세지를 보냈는데 그 중 한명은 안그래도 이미 전날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에고고... 

학교측과 선생님께도 따로 이메일로 통보하고 반친구에게 메세지를 보냈는데 그 친구가 이렇게 답장을 했다. 
"요즘 오미크론은 감기나 마찬가지래. 그러니까 너무 걱정말고 이 참에 잘 쉬고 와."

나는 내심 우리반에 증상이 있는 친구가 있을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다들 괜찮은가보다. 화요일날 친구들과 점심을 안먹고 바로 집에 돌아온게 신의 한수였다. 증상 가볍다고 넘어갔다면 큰일날뻔했다 정말...

다음날 아슈헝스 말라디(건강보험)에서 전화가 왔는데 재검사에 대한 안내와 함께 약국에 가면 무료로 마스크를 줄거라고 했다.

남편은 약국에 가서 덴탈마스크 30장과 자가키트 하나를 무료로 얻어왔고, 코 스프레이랑 또 무슨 기구도 사왔다. 뜨거운 물을 안에 담아서입과 코에 데고 스팀을 쐐는 기구란다. 아침에 유용할 것 같다.

그리고 남편은 바로 가습기도 주문 했다. 가습기가 무슨 160유로나 하냐고 잔소리했지만 막상 받고나니 분무형이 아니란다. 뭔가 좋아보이긴 하네...

 

콧속이 심하게 시린거 빼고는 눈에 띄는 증상이 거의 없다. 한번씩 피곤한 느낌이 들기는 하는데 사실 코가 시려서 그런것 같기도 하고 그다지 뚜렷한 증상은 아니다.

우리 무식이가 함께 해 주니 하나도 안힘드네. 설마 고양이한테 바이러스를 옮기는건 아니겠지... ??

나는 침대에서 귤을 까먹으면서 평소에는 잘 안보던 넷플릭스를 원없이 보고 있다. '파리에 간 에밀리'를 이틀만에 모두 정주행했다. 재밌다... 이걸 보고나니 회사다닐때가 막 떠오르고... 파티도 그립고... 하지만 현실은 오미크론이고...

무엇보다 자서방한테 옮길까봐 엄청 무서웠는데 다행히 내 증상이 며칠만에 많이 호전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열이나 몸살증상은 지금까지도 전혀 없다. 코만 시린데 가습기나 코 스프레이 그리고 마스크 덕분에 견딜만 하다. 

남편말에 의하면 현재 병원 중환자실 환자들 대부분은 백신 미접종자라고 하는데 백신이 효과가 있긴 있나보다.

참고로 프랑스는 3월 14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이 해제가 된다는 기사가 있었다. 지금 한국은 확진자수가 정점을 찍고 있지만 프랑스는 이미 정점을 내려온 상태이다. 그런데 실내마스크 의무가 해제되면 또 어떻게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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