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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시부모님과 다녀온 테네리페 여행

드디어 테네리페로 출발! (공항 인종차별)

by 낭시댁 2022. 6. 8.

드디어 카나리아제도 테네리페섬을 향해 시부모님과 휴가를 떠나는 날!

아침에 시부모님께서는 나를 픽업하러 집에 들를테니 기다리라고 하셨지만 멀지도 않은데다 차에 시부모님의 짐을 싣는것도 도와드리고싶어서 시댁으로 캐리어를 끌고 갔다. 이번여행의 컨셉은 나에게 있어, 일명 꽃보다 시부모님. 그리고 나는 자칭 짐꾼이자 포토그래퍼가 될 예정이었다.

시아버지께서 운전하시는 차를 타고 한시간 반정도 걸려서 룩셈부르크에 도착했다. 낭시에서는 룩셈부르크 공항이 가장 편리하다.

차안에서 어머님께서는 면허증을 놓고 오셨다며 비명을 잠깐 지르셨는데 테네리페에서도 시아버지께서 전속기사로 낙찰되는 순간이었다. 내가 갖고있는 프랑스 면허증도 유럽에서 통용이 된다고 하셔서 일단 렌트카 찾을때 같이 등록하기로 했지만... 저는 자신이 없습니다...

룩셈부르크 연료가 더 저렴하다며 항상 주유소에 들르신다고 하셨다.


조그만 룩셈부르크 공항은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더 인파로 붐볐다. (나중에 돌아오던날 테네리페 공항은 여행객들로 완전 터져나갔음...) 코로나때문에 그간 억눌려있던 여행충동들이 한번에 터지고 있는 장면이었다.

인파에 이리저리 치이고 다녔지만 시어머니께서는 연신 기분이 좋으셨다. 서비스만족도 리서치 기계가 보일때마다 최고만족을 여러번 누르며 다니셨고 (비 접촉으로 선택 가능)


면세점에서는 나를 끌고가셔서 본인이 가장 선호하시는 향수를 찾아 나에게 뿌려주기도 하셨다.

"아! 이거 어머님 향기가 맞네요!!"
시댁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부터 항상 풍기는 상쾌한 그 향기다.

나는 공항 ATM기에서 현금을 조금 뽑았는데 어머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번 여행에서 너는 초대받은 사람이야. 그러니까 경비는 너에게 일체 필요치 않단다."

실제로 여행중에 식사나 음료를 계산하려고 몇번 시도를 했지만 단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우리는 공항 까페에서 느긋하게 간식을 먹고 음료를 마시다가 드디어 비행기에 올랐다.


나는 창가, 가운데는 시아버지, 그리고 복도석에는 어머님께서 않으셨다. 기내식 먹을때 가끔 두껑이나 봉지를 개봉하는게 어려워보이면 내가 미리미리 아버님것도 열어드렸다. (아버님은 왼팔, 왼다리에 장애가 있으시지만 지팡이도 없이 평생 일반인과 다름없이 살아오고계십니다.)

룩스에어 기내식-
별것도 없는데 왜이리 맛있지??!! 치즈랑 버터, 후식까지 나는 남김없이 싹싹 긁어먹었다.

식사후 베일리스도 한잔 마시고-

5시간정도 비행했을때 어머님께서 창밖을 가리키시며 테네리페섬이 보인다고 소리치셨다.

테네리페공항에서 입국심사는 따로 없었고 미리 등록한 코로나 백신 관련 서류만 확인하는 절차만 있었을 뿐이다.

내가 아무 생각없이 시부모님만 졸졸 따라가고 있던 중 한 중년의 공항 여직원이 나만 손가락으로 콕 찝어서 큰소리로 "당신! 당신은 저쪽으로!" 하고 다급하게 외치는게 아닌가!! 깜짝이야... 큰일이라도 난 줄...
시어머니께서는 그 직원 들으라는 듯이 큰소리로 "울랄라 인종차별!" 이라고 하셨지만 정작 나는 별 생각이 없었다. 새로 안내받은 곳에는 기다리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 빨라서 좋았다. (역시 유럽인들만 오는 곳인가...)

유럽연합과 나머지 국적의 줄이 달랐던것 같은데 시어머니께서는 내가 동양계 유럽국적자일수도 있는데 큰소리로 사람들 앞에서 손가락으로 나를 콕 찝어서 지적한 건 인종차별이고 무례한거라고 나보다 불쾌해하셨다.

그나저나 유럽연합이라는건 참 편리한것 같다. 환전할 필요도 없고 면허증도 그대로 쓰고...... 언어까지 통일하면 참 좋겠구만...

테네리페 공항에서는 또다시 긴줄을 서야만 했다. 렌트카를 찾기위해서... 유독 우리가 선택한 CICAR에만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었는데 다른 업체보다 저렴하기때문이라고 하셨다. 무거운 백팩까지 메고 계신 아버님께서는 일단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시라는 내 제안을 거절하신채 끝까지 함께 서 계셨다.

시부모님과 떠난 테네리페 여행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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