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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고양이

여행가는 집사 마음 약하게 만드는 표정

by 낭시댁 2023. 2. 25.

보쥬 여행을 떠나기 전날 오후였다. 
 
이번에도 여름때 처럼 이불보를 빌리기 위해 시댁으로 달려갔다.
 
프랑스에서는 이렇게 남의집에 며칠씩 묵을때 그집 빨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불보와 베개커버를 챙겨가기도 한다고 어머님께서 알려주셨다. 
 
시어머니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갔더니 이스탄불이 도도한 표정으로 나를 반겨주었다. 

"형수 오셨소..." 


특유의 느릿한 걸음으로 나에게 다가와서 자연스럽게 내 손에다 머리를 갖다대는 이스탄불. 

응, 나도 보고싶었어 시동생. 

어느새 따라 올라온 탈린이 내 관심을 독차지해 버렸다ㅎㅎ

이스탄불은 그저 물끄러미...

"언니 언제 왔어?" 
 

어머님께서 이불보 까는것과 덮는거를 미리 준비해 두셨다. 두개 모두 그냥 한겹짜리 천일 뿐이다. 까는거는 호텔식으로 매트리스 안으로 가장자리를 집어 넣으면 되는거고, 덮는거는 사이즈가 아주 큰데 몸에 닿는 부분에는 이걸로 덮고 그 위에다 두꺼운 솜이불을 한번더 덮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프랑스에서는 이런 형태로 이불을 사용했다고 어머님께서 지난 여름에 설명해 주셨드랬다. 

"근데 언니 어디 가?" 
 

"탈린아, 언니 내일 보쥬 친구네 산장(chalet)에 놀러간대."
 

"진짜? 나도 데려가라."
 

"엄마, 나 언니 따라가도 돼?" 
 

"나 보쥬는 못가봤는데..."

 
탈린아 너는 보쥬 뿐 아니라 가본 곳이 거의 없단다.
 
그리고 집나가면 고생이래. 오빠들과 엄마 아빠가 계시는 이 집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집이란다. 
 

다음날 이른 아침부터 내가 분주하게 여행 가방을 챙기고 있을때, 무스카델의 표정도 심상치가 않았다. 
 

"방학이라면서 또 어딜 가는건데..." 
 

"나랑 놀아주기로 한거 아니었어?"

"나도 데려갈거냥..."

 

 
에고고... 무식아 다녀와서 많이 많이 놀아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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