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태국

수상버스로 다녀온 특별한 사원_ 와트사케

by 낭시댁 2018. 6. 3.
어느덧 태국어 학원에 다닌지 한달이 지났고 수업의 마지막날은 이미 교재를 끝낸 상태기 때문에 선생님께서 다같이 필드트립을 가자고 제안을 하셨다.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괜찮은 곳으로 두군데를 추려 주셨는데, 배타고 가는 와트냐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뮤지엄이냐 고민하다가 다같이 배타고 가는 와트로 결정을 내렸다. 
 
수상보트를 타는 선착장은 BTS플롯칫역 근처였다. 한 5분이상 걸어갔더니 땀이 뻘뻘..

선착장이 없을것 같은 분위긴데 갑자기 쌩뚱맞게 선착장이 나타났다. 

선착장 이름이 wireless인가 보다. 

표를 끊는 매표소도 없고 사람이라곤 그냥 저쪽에서 해먹에 누워자는 아저씨뿐..

배를 탔는데 선생님이 말씀해 주시는대로 11바트를 준비했다가 저 주황색옷 입으신 분이 오면 돈을 건네주면 된다. 

우리가 가는 와트는 Golden Mountain Temple로 알려진 와트 사케 (Wat Saket)라는 곳이었다. 

배타고 맨 끝이라고 했는데 중간에 한번 갈아탔다. 

배타는게 너무 신기하고 새로운 경험이었는데 현지인 동행없이 탈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센트럴월드도 지나고.. 

배안에 의외로 서양사람들이 많아서 놀랐다. 영어가 안통해서 태국어를 해야만 할 것 같은데..

선생님말론 타는 지점이나 내리는 지점마다 요금도 달라서 물어보고 타야된단다.

그러고보니 예전 회사동료중에 프랑스인이 아침마다 수상버스를 타고 출근 한다고 했었는데 이거였나보다. 

저렴하고 배도 자주 와서 편리하다고 했었다. 

강물이 너무 지저분해서 ㅎㅎ 물이 튈까봐 옆에 앉은 보안이 잔뜩 긴장을 했다. ㅎㅎ

선생님 설명: 방콕이 이런 수로들은 2백년전에 사람들이 인공으로 건설을 한거야. 그때는 도로같은게 없었으니까 사람들이 이렇게 수로를 짓고 다 물가에 몰려서 살았어. 배도 소유하고 있어서 배를 타고 이웃들에 다니곤 한거지.

아슬아슬 요금을 걷는 아저씨. 

11바트를 냈더니 버스표를 준다. 이걸 갖고 있다가 중간에 갈아탈때 보여주면 다시 돈 안내도 되니까 잘 보관하고 있으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중간에 무슨 프린세스 집앞이라고 지나갈때 갑자기 배가 시동을 끄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선생님 말씀으로는 로얄패밀리 집앞에 지날때는 소음이 안나게 이렇게 해야 하는거라고 하셨다. 

우리의 목적지인 Phanfa Leelard Pier에 도착했다.

여기서 한 5분 걸어가니까 왕궁이 나온다. 

땀을 뻘뻘 흘리고 왕궁안으로 들어서니 저렇게 여기저기서 시원하게 수증기를 뿜는 모습이 보였다. 

선생님왈: 저 위에 파고다 살짝 보이지? 이 사원은 방콕이 수도가 되기 전부터 있던 곳인데 라마 1세가 방콕을 수도로 지정하고 여기가 중심이니까 산을 높게 올려서 파고다를 그 위에 세우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여기 흙이 너무 약해서 산을 쌓으면 자꾸 무너지는거야. 그래서 결국 조금씩 조금씩 산을 쌓고 나무도 심고 몇십년 후에 또 조금씩 더 쌓고 하면서 한 백년정도 걸려서 인공으로 산을 쌓아서 그 위에다 파고다를 지어논거야~ 

태국인들은 입장이 무료고 외국인만 50바트를 받는다. 

344 스텝이라고 써져있다. 

왼쪽으로는 계단이 끝없이.. 끝없이...

344계단이래서 긴장했는데 생각보다 계단도 작고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그리고 올라가는 길이 나무 그늘에다 수증기도 뿜뿜하고 있어서 사실 힘들지도 않고 너무 예뻤다. 

이 사원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이 바로 올라가는 이 계단이었음..

 

선생님왈: 이 분은 대지의 여신이야. 사실 토속신앙이기도 하고 불교보단 힌두교에 가까운 신이지. 태국 불교는 이렇듯 좀 믹스된 부분들이 있어. 옛날부터 가뭄에 들면 사람들이 이 신에게 기도를 하고 이 신은 이렇게 머리를 잘라서 비를 내려준다고 사람들이 믿었어. 

올라가는길에 커피숍이 있는데 벽에 이렇게 사원의 연혁이 안내 돼 있어서 선생님이 보여주시면서 추가 설명도 해 주셨다. 

벽에 있는 사진중에 너무 예뻐서 찍었다. 약간 프랑스 몽셀미셸같은 느낌으루다가 ㅎ

선생님왈: 옛날에는 시계가 없었잖아. 그래서 절에서 종치는 소리를 듣고 지금이 몇시구나 알았어. 그래서 절종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어. 

드디어 사원 내부로 입장~ 

선생님과 보안이 부처님앞에서 절을 할때 나와 카나는 옆에 창가로 가서 전망을 감상했다. 

 

각도별로 다양한 전망~

 

선생님왈: 지금이야 수쿰빗이 방콕의 중심이 되었지만 예전에는 여기가 중심가였어. 여긴 올드타운~ 그래서 건물들도 옛날 건물들이 많아. 

보안은 부처님이 보일때 마다 무조건 절을 했음

불교신자인 선생님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요일별로 부처상이 놓여있는데 자기가 태어난 요일로 가서 보시를 하고 기도를 하는 곳이란다. 

태어난 요일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한번도 생각을 안해봄

어느새 보안은 또다른 부처님을 찾아 절을 하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이 부처님은 머리가 여럿... 흰두교와 믹스가 된게 아닌가싶다. 역시 흥미롭다.

어느새 다가운 선생님이 보안에게 기도를 하고 나서 새끼손가락으로 저 앞에 쇳덩이 코끼리를 들어보라고 하셨다. 기도가 이뤄질라면 가뿐히 들어올릴 수 있다며.. 

너무 무거운데요? 

보안은 무거워서 안된다며 다시 기도 하겠다고 우기는걸 선생님이 말리심

대신에 앞에 놓인 길쭉한 통을 들고 막 흔들다가 번호를 뽑아서 왼쪽에 가서 번호에 해당하는 운세를 확인하는걸 가르쳐 주심..

보안은 저기서 한 20분을 앉아있었음..

여기서는 선생님이 시키는대로 우리는 모두 각자 자기 띠로 가서 손으로 가르키며 독사진을 하나씩 찍음 ㅎ

이제 파고다를 볼 수 있는 야외 옥상으로 올라가자~

햇볓이 쨍~!!

4면을 돌면서 선생님이 이것저것 설명을 이어가셨다.

사실 선생님 설명이 너무 재미있어서 저 땡볕에 한 30분 이상 서서 설명을 듣는데 하나도 지루하지가 않았다. 

옆에 다른 관광객들도 와서 같이 설명을 듣기도 했다. 

라마 1세가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와서 이곳에서 머리를 감았다는 이야기와-

5백년전에 이미 태국은 서양과 교류를 했다는 내용과 탁신에서 라마 1세로 왕권이 교체되었던 이야기 등등..

정말 너무 흥미진진했다. 

내려오자마자 우리는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먹었다. 더위를 시킬 겸..

난 태국 수박바..

근데 뜯었더니 이렇게 커다란 초코수박씨 세개에 띠용 ㅎㅎㅎ

맛은 별로였음. 한국 수박바 반도 못쫒아옴.. 모양만 따라한듯..

아이스크림 오물조물하며 내려가는데 선생님이 내려가면서 더 재미있는 이야기 해줄게~ 라고 말씀하셨다.

선생님왈: 라마2세때 콜레라가 너무 퍼져서 방콕에서 3만명정도가 목숨을 잃었어. 당시에 사람이 죽으면 이곳에서 화장을 했는데 시체가 너무너무 많이 쌓여서 독수리들이 몰려와서 시체를 다 쪼아먹었거든. 지금도 누가 너무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으면 너 독수리같다고 놀리는데 여기서 유래된거야~ 

자세히보니 정말 시체가..ㅠ.ㅠ

내려오다 만난 또다른 부처님

이렇게 소원을 써서 나무에 걸기도 하고..

내려오다가 만난 물소상들. 소가 너무 신기하게 생겼다. 선생님말로 소들이 예전에는 밭일도 하고 새끼소도 달구지를 끌고 그랬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옛날에 소들이 밭일 많이 했어요. 그래서 누가 밥먹고 바로 누워자고 게으르게 행동하면 소된다고 해요. 소돼서 일 원없이 하게 된다며 ㅎㅎ" 

선생님왈: 우리나라는 게으르고 맨날 잠만 자는 사람들한테 뱀된다고 해. 맨날 추워있으니까 손발 없어지고 척추만 길어져서 뱀된다고 ㅎㅎ 

 

우리는 다시 수상보트를 타고 돌아왔다. 

약간 피곤하긴 했지만 너무너무 재미있는 짧은 여행이었다! 

다음에 수상보트를 혼자서 도전해 볼까 싶다. 수상보트를 타니까 정말 현지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집에와서 선생님한테 문자를 보내서 오늘 트립도 재미있었고 재미있는 역사 얘기 해주셔서 고맙다고 말씀드렸다. 진심으로 설명이 너무 감사했다. 아무런 설명없이 여행을 가는거랑 안내를 들으면서 보는거랑 여행은 천지차이인듯 하다. 

 

 지난 포스팅 보기 

 

☞ 방콕 애니멀 까페를 가다
 방콕의 푸른섬에서 힐링하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