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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드디어 프랑스 집 계약!

by 낭시댁 2020. 5. 31.

봉쇄중에 발품과 인터넷 서칭으로 월세 몇군데를 봐 두었다가 봉쇄가 풀리자마자 에이전트들과 집을 보러 다녔다. 

시기가 시기이니 만큼 월세로 나온 집도 많지 않았고, 우리가 봐 두었던 많은 곳들도 이미 다른 사람들에 의해 계약이 마친 상황이어서 쉽지않은 상황이었다. 

시어머니는 나와 함께 요리하는게 즐겁다고 하시며 항상 농담처럼 여기서 같이 살자고 하시면 나는 어김없이 농담으로 "네! 그럼 저희 계속 여기서 살게요!" 하기도 하고, 어느날엔 자서방이 장난으로 시어머니 앞에서 나더러 진지한 표정으로, "집을 구해서 차라리 부모님이 나가서 사시는거 어떻게 생각해?" 하고 물어서 시어머니께서 당황 하신 적도 있었다.ㅎㅎㅎ

시어머니께서는 너무 비싸지않은 작은 집에서 먼저 정착을 하는게 어떠냐 여러번 말씀하셨지만 까다로운 자서방에게 보금자리란 단순히 잠자는 곳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퇴근하고 돌아와서 아주 잘 쉬고 또 좋은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집을 볼때 중점적으로 본 것은, 

 

1. 시댁과 가까운 곳 

이건 전적으로 나때문이다. 낯선 프랑스 생활에서 자서방이 출근해 있는 동안 혹시라도 무슨일이 생기면 도움을 요청할 곳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 주차장이 있는지

사실 시댁뿐만 아니라 이 동네 사람들 모두 집에 있는 가라지에 주차를 하지 않고 집앞에다 차를 세워둔다. 엄밀히는 불법이라고 한다. 하지만 한 집에 여러세대가 사는 경우라면 집앞에 주차하기가 어려워질테니 퇴근하고 주차할 공간을 찾아 헤매고 싶지 않다는 것. 

 

3. 조용한 환경 

요즘 더워지고 있어서 창문을 열어놓고 자기도 하는데 동네 젊은이들이 창문을 열어놓고 밤늦게까지 파티를 하는 날에는 노이즈캔슬링 헤드셋이 없이는 잠을 못잔다.. ㅠ.ㅠ 

 

위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집을 딱 두군데 찾았는데 그 두곳 중 선택하는데 있어서 자서방과 나의 의견이 엇갈렸다.

둘다 가격이 비슷하지만 2번 집은 가스비가 포함이었던 것이다. 한달에 100유로 정도를 아낄 수 있으니 나는 그곳으로 원했다. 하지만 부엌에는 덩그러니 싱크대 하나밖에 없는 상황이라  오븐, 스토브, 부엌 가구등을 구매하는데 추가 비용이 발생되는 단점이 있었다.

그에 반해 1번집에는 부엌에 오븐, 스토브 그리고 식기세척기까지 구비되었고 지어진지 얼마되지 않아서 이래저래 환경이 더 좋았다. 무엇보다 채광도 좋고 건물 자체에 해가 짱짱하게 들어서 오후에 일광욕하기도 좋고 말이다. 

결국 상의끝에 1번집으로 계약을 완료했다.  

이곳에서는 소득이 월세의 3배가 넘는지를 증명해야 하고, 이전 3개월치의 급여명세서등을 제출해야 하는데 아직 자서방은 급여를 받지 못한 상태라 시부모님께서 보증을 도와 주셨다. 

 

새 집은 시댁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세입자가 6월 말에 이사를 나간다고 해서 아직 한달이나 더 시댁에 신세를 져야 한다. 

오늘 자서방은 줄자와 신기한 전자자(?)를 가져가서 이곳저곳을 재고 메모를 했다. 우리가 이사를 들어가기 전에 가구를 미리 주문하기 위해서이다. 

태국 신혼때는 정작 살던 집이 있어서 가구같은걸 새로 장만할 일이 없었는데, 이제서야 모든걸 새로 장만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요즘 자서방을 보면 어깨에 너무 많은 짐이 올라가 있는것 같아서 안쓰럽고 미안하다. 

 

 

 

 

 

오늘 자서방은 뜬금없이 나에게 말했다. 

"넌 세상에서 제일 좋은 와이프야."

"음 앞으로 보면 더 놀랠걸? 나 진짜 좋은 와이프가 될거야"

자서방에게 진짜 좋은 보금자리가 되어 주고 싶다. 

힘내라 자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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