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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고양이

새 식구 무스카델의 적응기.gif

by 낭시댁 2020. 9. 3.

한번씩 경계를 풀고 다가올때도 있지만 대체로 낮에는 어디든 숨어서 웅크리고 있는 무스카델.  

새벽에 일어나서 파리에 다녀오느라 왕복 7시간 연속 장거리 운전을 하고 또 밤에는 무스카델이 야옹거려서 잠을 못잔탓에 너무도 피곤했던 자서방은 월요일에 하루 연차를 내고 집에서 쉬었다. 사실 무스카델을 두고 출근하기도 싫었을것 같다. 

캣타워에서 웅크리고 있다가 자서방이 들어오면서 거실문이 열리자 잽싸게 뛰쳐 나가려고 했지만 눈치없는 자서방이 문을 다시 닫아버렸다 ㅎㅎㅎ

고양이들이 좋아한다는 캣잎가루며 페로몬스프레이를 덕지덕지 뿌려놨는데 잠깐 냄새만 맡더니 크게 관심을 보이지는 않았다. 허탈...


그리고 새삼 깨닫게 된 점은, 우리집에 숨을곳이 이렇게나 많았던가!? 문제는 우리집인데도 어디에 숨었는지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침대밑이나 서랍장은 예측가능하기때문에 금방 찾을 수가 있는데 냉장고 뒤에 있을때는 찾는데 꽤 오래 걸렸다. 

숨바꼭질 난이도 최상은, 부엌 라디에이터 뒤에 숨었을때였다. 그곳에 그렇게 큰 공간이 있을줄이야... 그때 자서방은 안나오는 무스카델때문에 얼마나 발을 동동 굴렀는지 모른다. 정작 나는 그냥 가까이 가지도 말고 두면 알아서 나온다고 말해줬지만 자서방은 못나오면 어쩌냐고;; 위험해 보인다며 밑에 벽을 뚫는 것까지도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결국 무스카델이 나왔을때 자서방은 그곳으로 다시는 못 들어가도록 합판등으로 막아버렸다. 

무스카델은 경계하면서도 집안 곳곳을 탐색하러 다니고 또 열심히 구석구석 가구며 물건이며 자기의 체취를 뭍혀놓기 위해 볼을 비비면서 다닌다. (난 처음에는 가려워서 그러는줄 알았는데 자서방이 알려주었다.)

웃긴건 낮에는 그렇게 숨고 피하다가도 해가 지면 알아서 우리에게 다가온다는것이다. 마치 고양이 답지않게 외로움을 타는것 같다. 매일 수많은 고양이들과 북적이며 살다가 갑자기 조용한 곳으로 혼자 떨어져 와버려서 적적한것 같기도 하다. 

약속해 무스카델.

조만간 너는 이곳에서 더 행복해질 것이야. 더 많은 사랑 받으면서 말이야.

그리고, 할머니 사랑도 빼놓으면 안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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