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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나의 크리스마스는 달콤했다!

by 낭시댁 2020. 12. 27.

크리스마스날.
점심식사를 위해 우리 부부는 다시 시댁으로 향했다. 

자서방 말로는 프랑스의 크리스마스때에는 이브날 저녁식사와 크리스마스날 점심식사가 메인이라고 했다.

이브날에는 비가 오더니 오늘은 하늘이 새파랗게 게었다. 기온은 살짝 더 내려갔지만...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식구들에게 일일이 크리스마스 인사를 힘찬 목소리로 나누었다.

"쥬와이유 노엘! (Joyeux Noël)"

 

거실 선반에 유리 장식과 조명이 늘었다. 

 

 

크리스탈 접시에는 유리볼과 초콜렛도 담아두셨다. 

 

 

거울 장식에 꽂히신 시어머니를 위해 시아버지께서는 시어머니 선물로 거울을 준비하셨다. 오른쪽 맨 아래에 있는 커다란 거울이 어제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으신건데 어느새 벽에 걸려있다. 

 

 

시어머니께서 내 오신 잔에 자서방이 샴페인을 부었다. 그리고 모웬도 어느새 근처에 착석했다. 

 

 

나는 남은 소떼른 와인을 마셨고 시어머니께서 직접 만드신 샌드위치를 맛보았다. 이미 오후 한시정도였기때문에 살짝 출출했다. 어제 먹다 남은 연어 샌드위치가 있었고, 오늘은 새로 참치 샌드위치도 만드셨다고 하셨다. 

 

 

프랑스어로 참치는 [똥]이다. ㅋㅋㅋㅋㅋ

맛있게 먹고 있는데 시동생이 옆에서 자꾸 똥똥거리길래 내가 말했다. 

"똥은 한국에서 까까라는 뜻이예요. 까까는 한국어로는 봉봉이예요. 그러니까 한국인들이 뭘 먹을때 옆에서 똥똥거리면 안돼요." 

시동생은 너무 신기하다며 구글 번역기로 한국어 발음을 검색해 가며 웃었다. 아무래도 프랑스어 교사라서 더 흥미로워하는것 같았다. 그 후로도 한국어에 대해서 많은것을 물어보았다. 

*프랑스어로 참치는 thon 이고 똥이라고 읽고 똥은 프랑스어로 caca, 까까라고 읽는다. 그리고 프랑스어 봉봉 (bonbon)은 사탕 초콜렛 젤리등을 의미한다. 

 

 

 

연어 샌드위치도 너무너무 맛있었다! 

 

 

우리 시아버지께서는 나에게 올해 새로 사오신 유리장식을 보여주셨다. 

"이게 바로 2020년 디자인이란다. 파란색이랑 오렌지색 이렇게 두개를 사왔지." 

옆에 계시던 시어머니께서는 파란건 본인이 고르셨고 시아버지께서 오렌지색을 고르신거라고 하셨다. 

"둘다 예뻐요~!!"

 

 

그리고 부엌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가득 풍기고 있었다. 

바로 코코뱅 (Coq au Vin)이다. 우리말로 하면 와인에 빠진 닭쯤 되겠다. 보통 레드와인으로 만드는데 이건 화이트와인으로 만들어서 이름이 코코뱅이 아니라고 정정해 주셨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ㅎㅎ 버섯과함께 오래오래 끓여서 냄새가 너무 좋았다. 

 

 

 

 

 

옆에는 파스타도 익고 있었다. 이거도 자주 먹긴 했는데 이름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서 아직도 모르겠다.;;

시어머니께서는 도구를 꺼내서 어떻게 만드셨는지 직접 손짓으로 시범을 보여주셨다 ㅎㅎㅎ

 

 

 

오후 2시반 쯤에 늦은 점심을 시작했다. 

 

 

먼저 푸아그라를 먹었다. 어제 맛본 두가지와는 또 다른 새로운 푸아그라였다. 

안에 허브가 섞인거라고 하셨는데 이거도 너무 맛있었다! 

 

 

자서방은 항상 말한다. 와인이나 다른 음식은 내가 다 뺏어먹어도 되는데 푸아그라는 절대로 뺏어먹지 말라고. 

이때도 남은 푸아그라는 모조리 혼자 클리어하면서 자서방은 뻔뻔하게 말했다. 

"내 와이프가 음식은 남기는거 아니라고 했어... 그러니까 나는 모두를 위해 억지로 먹는거야. 남기면 안되니까..." 

"남으면 푸아그라는 샌드위치를 만들어도 되니까 억지로 안먹어도 돼." 

눈치없는 시동생에게 나는 자서방의 배를 두드리며 대답해주었다. 

"샌드위치 만들 푸아그라 따윈 없을거에요. 금방 여기로 다 들어가거든요." 

그릇을 치우시던 시어머니께서 내 말이 맞다며 맞장구를 치셨다. 

 

 

푸아그라를 먹고나서 나는 시어머니를 도와 메인 요리를 날라왔다.  

 

 

오래 익혀서 부드러워진 닭고기위에 육수를 가득 뿌려서 먹었다. 고소한 파스타와 함께- 

내 입에는 살짝 싱거워서 소금을 살짝 뿌렸더니 완벽해졌다.  

 

 

 

본식을 먹고나서 치즈도 먹었다. 

테라스가 냉장고로 변신해 있었다. 기온이 떨어지니 시어머니께서는 치즈나 케잌등을 밖에있는 선반위에 보관하고 계셨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점심의 하이라이트!

디저트 타임~!!!! 

 

 

어제 먹다 남은 초콜렛 케잌은 자서방과 시아버지의 차지가 되었고 나는 시어머니께서 가져오신 예쁜 케잌 중에서 하얀색 에끌레어를 먼저 골라서 먹었다. 역시.. 이맛이다.. ㅠ.ㅠ 

 

 

그리고 다음으로는 뭘 먹을까 고민할때 시어머니께서는 피스타치오 크림이 들어있는 슈를 내 앞으로 밀어 주셨고 시동생은 그 옆에 있는 마카롱을 강력추천해 주었다. 

 

 

둘다 먹기에는 배가 불렀고, 둘중에 내가 안먹어본 마카롱을 골랐다. 

 

 

오... 진짜 맛있다! 일반 마카롱과는 달랐다. 호두향이 진한 크림이 듬뿍들고 있고 머랭에는 아몬드가 씹히는데 너무너무너무 맛있었다. 

만족해 하는 내 표정을 보더니 자서방은 와인병에 마지막 남은 와인을 내 잔에 채워주었다. 

그때 시아버지께서 초콜렛 상자를 가져오셨다. 

"어... 저는 더이상 못먹는데요... "

이렇게 말했지만 막상 상자가 열리는 순간 나와 자서방은 아... 이건 먹어야지... 라고 똑같이 말해서 또 웃었다. ㅎㅎㅎ

 

 
피스타치오맛 초콜렛으로 골랐다. 

음... 맛있어...

 

 

시어머니께서는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음식도 별로 안할거고 조촐하게 할거라고 하셨지만 나와 자서방은 이틀간 시댁에서 위장을 한계까지 몰아가며 먹었다. 

크리스마스 점심은 오후 4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고 우리 부부는 저녁식사는 하지 말자로 서로 약속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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