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맛있는거 먹는데 첫눈이 왔다! (feat.카술레)

by 낭시댁 2020. 12. 29.

크리스마스는 끝났지만, 시어머니의 카술레를 먹으러 오늘 점심때도 우리 부부는 시댁으로 갔다. 

카술레(Cassoulet)는 툴루즈와 주변 프랑스 남서쪽 지방에서 유래한 음식이라고 했다. 돼지고기, 소세지 그리고 오리고기를 흰콩과 함께 오븐에서 오래오래 푸욱 익힌 요리이다. 

어제 저녁에 시어머니께서 카술레를 만드신다는 소식으로 듣고부터 자서방은 너무나 행복해했다. 

 

 

오븐에서 무서운 냄비를 들고 시어머니께서 식탁으로 나르셨다. 이런건 아들 시키셔도 되는데 절대 그런법이 없으시다. 

 

 

언제나 그렇듯 우리 남편은 와인먼저 검수하는 중이다. (*참고로 이 와인 정말 맛있었다!!)

 

 

시어머니께서 각자의 그릇에 돼지고기, 오리고기, 소세지 그리고 흰콩을 골고루 담으시는 동안 나는 부엌에 가서 뼈를 담을 빈 그릇을 하나 가져왔다. 뚝배기가 제일 먼저 눈에 띄길래 가져옴- 

 

 

시동생이 하는대로 머스타드를 찍어 먹으니 더 맛있었다. 

 

 

시동생은 소세지가 제일 맛있다고 했지만 나는 돼지고기가 조금더 맛있었다. 온 가족들 모두 맛있다며 엄지를 치켜세워가며 시어머니께 감사를 표현했다. 

 

 

와인에 연필로 써진게 뭐냐고 물어보니 시아버지께서 와인을 구매하신 후에 메모하신거라고 하셨다. 2017년에 19.90유로를 지불했다는 의미-  

 

곧 시동생이 내 이름을 부르며 창밖을 보라고 했다. 눈이 오고 있었다!!! 

자서방은 출퇴근하면서 눈날리는걸 몇번 봤다고 했지만 나에게는 이게 첫 눈이다! 맛있는 음식과 와인을 음미하며 눈까지 구경하다니!! 

 

 

냄비에 가득하던 카술레가 반으로 줄었다. 

배가 불렀지만 우리는 새 접시에 치즈를 잘라서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어머니께서 카술레 냄비를 치우려고 하실때 자서방은 두손으로 막아서 카술레를 더 먹을수가 있었다.

우리가 치즈를 먹는동안 자서방은 계속 카술레 먹방을 보였다.

 

 

옆에서 치즈 냄새를 뿌리며 입을 갖다대자 자서방은 비명을 질러댄다. 항상 봐도 웃김...

 

 

식탁을 치운 후 우리는 거실로 옮겨서 커피나 차를 마시며 초콜렛을 먹었다. 

 

 

아, 이건 투론 (turrón)이다. 뭔가 엿같이 생겨서 안먹으려고 했더니 자서방이 한조각 잘라서 입에 넣어주었다. 근데 부드럽게 씹혀서 놀랐다. 아몬드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시어머니께서 바르셀로나에 가실때마다 사오시는거라고 하셨다. 

 

 

모웬이 천장 통유리로 눈이 떨어지는걸 신기한듯 두리번거리며 구경하고 있었다. 

그래서 커튼을 열어 주었다. 맘껏 구경하거라~

 

 

신기한듯 눈을 구경하는 모웬을 보며 가족들도 즐거워했다.

첫눈 오는날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고 따뜻한 벽난로앞에 모여앉아 초콜렛과 차를 마시니 이런 천국이 따로 없구나~ 

우리가 집으로 돌아올때 시어머니께서는 남은 카술레를 한통 담아주셨다. 자서방은 처음에는 뭔지도 모르고 괜찮다며 거절하다가 카술레라고 했더니 덥석 받아들며 좋아했다. 

오늘도 자알~ 먹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