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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남편 코골이, 그냥 둘 수 없다.

by 낭시댁 2022. 8. 9.

우리 남편의 코골이는 오랜 세월동안 나를 괴롭혀왔다.

코고는 소리때문에 잠을 설치다가 피곤한 상태로 출근을 했던게 하루 이틀이던가- 😭

자서방은 나더러, 코를 골때마다 자기를 때리라고 했다. 하지만 때리고 밀고, 심지어 발로 차도 효과는 그때 뿐, 금새 코고는 소리는 다시 시작된다. 그나마 남편이 사준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이 효과가 가장 좋기는 한데, 밤새 그걸 끼고 자는것도 불편한지라 아무튼 예전에는 남편을 많이도 원망했었다.

그런데 프랑스에 온 후로는 남편의 코고는 소리가 바뀌었다. 잘 모르는 내가 들어도 '이게 수면무호흡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 것이다. 한밤중에 남편이 숨을 멈춘것같아서 몇번이나 발로 뻥뻥차면서 마음을 졸였는지 모른다. 내가 아침잠이 줄어든 관계로 더 자세히 관찰을 할 수가 있었는데 남편의 수면의 질은 그야말로 엉망이었다. 충분히 수면을 취했다고 믿는 남편은 항상 졸리고 피곤한 이유에 대해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몇 달전부터 나는 수면 전문의를 만나보라고 몇번이나 권했지만 남편은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러다 결국 핸드폰으로 코고는 소리를 녹음해서 들려주었는데, 그걸 들은 남편은 은근히 충격받은 표정이었다. 숨을 멈추는 순간들이 분명하게 들렸던 것이다.

최대한 빠른 시일내로 전문의와 헝데부를 잡았고 첫 진료날 남편은 희한한 장비들을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장비들을 착용한채 하룻밤을 잔 후 다음날 장비를 돌려주었고, 전문의는 수면무호흡을 진단한 후 양압기를 처방해 주었다.

다행히 양압기를 포함해서 모두 의료보험처리가 되어서 돈은 거의 들지 않았다.

며칠 후 양압기 전문가(?)가 집으로 양압기를 가지고 찾아왔고, 남편에게 사용법을 상세히 알려주었다.

그후 나는 몇년만에 아주 평화롭게 잘 수 있게 되었다. 다스베이더같은 소리가 나기는 하지만 코고는 소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자는 모습이 좀 요란해졌지만 깊이 잠들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코에만 착용하는 마스크를 쓰다가 (코끼리처럼 ㅋㅋ), 코감기가 걸려서 연락했더니 며칠후에 입까지 다 막는 형태의 마스크를 다시 갖다주었다.

시아버지께서도 수면무호흡때문에 꽤 오래전부터 양압기를 착용하고 주무시는데, 여행가실때도 꼭 챙겨서 다니신다.

남편은 처음에는 양압기 사용에 적응이 안돼서 불편해하더니 이제는 아침에 눈뜰때까지 쌔근쌔근 잘도 잔다. 다만 코고는 소리가 안나니까, 잠이 들었는지 안들었는지 나로서는 구분이 안된다ㅎ

"내가 괜찮다고 고집부렸을때도 포기하지 않고 병원에 가라고 푸시해줘서 고마워. 덕분에 푹 잘 수 있게 되었어. 낮에도 덜 피곤하고... 와이프가 아니었으면 나는 평생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고 살았을거야."

"덜 피곤하다니까 정말 다행이다."


잠이 보약이다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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