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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뱅쇼 한 잔!

by 낭시댁 2023. 12. 24.

에리카, 알마와 함께 공연을 보러 가기로 한 날이었다. 

 

공연 시간은 저녁 7:30이었지만 좀 일찍 만나서 수다를 길게길게 떨면서 올해 첫 뱅쇼를 마실 겸 우리는 4시에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만났다. 

맨날 앞으로 지나다니기만 하고 제대로 들어와 본 적은 없었는데 드디어 뱅쇼타임이 왔다. 

알마는 주차할 곳을 헤매느라 늦게 도착했고 나와 에리카는 어디로 자리를 잡으면 좋을지 한바퀴 둘러보았다. 

 

흠... 근데 좀 춥네... 

 

결국 완전한 실내로, 완전한 야외도 아닌 중간쯤(?)이 되는 적당한 장소를 발견했다. 

바로 크리스마스 마켓옆에 있는 까페 테라스였다.

의자마다 두툼한 담요가 놓여있어서 너무 좋았다! 맨 안쪽 자리로 들어가 담요를 무릎에 두르니 참 조쿠나.

 

세사람이 모두 모인 후에 따끈한 뱅쇼를 세잔 주문했다. 

 

"레드로 드릴까요, 화이트로 드릴까요?" 

 

"어떤게 더 인기있나요?" 

 

"당연히 레드를 더 많이 찾지요." 

 

잘생긴 웨이터는 눈을 찡긋하며 매력적인 미소와 함께 대답을 해 주었다. 반할뻔했네. 침착하자.

 

"그럼 레드로 주세요." 

 

 

시나몬향이 진한 뱅쇼를 한모금 마시니 츄로스가 너무 땡겼다. 

사와서 여기서 먹어도 되나... 하고 둘러보니 옆테이블 곳곳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사온 군것질 거리들을 먹고 있는게 보였다. 그렇다면... 나 츄로스좀 사올게!

와 이 집 대박날 것 같다. 줄이 어찌나 긴지... 

 

츄로스 8개에 6유로였다. 반만 살 순 없냐 물으니 8개가 미니멈이라네. 

1유로에 누텔라도 추가할거냐 묻길래 그냥 설탕만 듬뿍 발라 달라고 했다ㅎ

따끈한 츄로스 한개씩 잡고 짠-!

역시 따끈한 츄로스는 맛있다! 달콤 고소 말랑! 

 

코가 시리도록 추운 날씨였지만 포근한 무릎담요와 따끈한 뱅쇼 그리고 달콤한 츄로스까지 있으니 즐거운 노엘이구나. 

 

잠시 후 알마가 벌떡 일어나 달려나가더니 군밤 한봉지를 들고 돌아왔다ㅋ 오늘 저녁은 간식과 뱅쇼로 떼울판이네. 

칼집내서 구운 밤이 홀홀 잘 벗겨졌다. 

뱅쇼 한잔을 다 마신 후 이번에는 화이트와인을 끓인 뱅쇼를 주문했다. 

 

레드뱅쇼보다 살짝 달기는 덜하것 같은데 이것도 맛있네. 사실 추운 야외에서 마시니 따끈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저 좋다. 

에리카는 귀여운 털모자를 쓰고 왔는데 내가 소비에드 유니온사람같다고 말했더니 둘다 웃었다ㅋ

 

알마는 이번에 프랑스어 달프 C1시험에 합격했다고 한다. 거기에 더해 오늘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우리의 시리안친구 네스마는 C1에 더해 몇년동안 공부해 오던 콩쿠르에도 합격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다. 그녀는 시리아에서 산부인과 의사였는데 이제 프랑스에서도 학위를 인정받아 산부인과 의사로 근무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경쟁률이 어마어마하다고 들었는데 달프 공부와 병행해서 둘다 한번에 성공하다니 내 친구 정말로 자랑스럽다. 다음번에는 넷이 다함께 모이기로 했다. 이제 큰산을 넘었으니 좀 여유가 있겠지. 

 

우리 세사람의 수다는 날이 저물도록 계속 되었다. 

 

"야 우리 이제 슬슬 일어나야 돼. 공연 시간 30분 밖에 안남았어!"  

날이 저물도록 크리스마스 마켓에는 인파들로 붐볐다. 

 

 

 

공연 관람기는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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