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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태국

내사랑 짬뽕에서 비닐 조각이...ㅠ.ㅠ

by 낭시댁 2018. 4. 22.

​내가 좋아하는 음식중 한가지가 짜장면 짬뽕이다. (한가지라고 했지만 얘네 둘은 그냥 세트로 인정) 

한국에 오면 꼭 먹는다. 짜장면과 짬뽕은 둘다 똑같이 내가 사랑한다. 둘중 하나를 고르는건 너무 힘들..

점심때 언니네집에서 뒹굴다가 언니와 짜장면 짬뽕 세트를 시켜먹었다. 탕수육도 - 

중국집 배달은 어느동네나 엄청 빨라서 매번 놀랜다ㅎ 

"항상 짜장면을 먼저 먹는거야. 짬뽕을 먼저 먹고나면 짜장면 맛을 충분히 느끼지를 못해... 탕수육은 틈틈히 먹는걸로.."

언니와 둘이서 짜장면을 사이좋게 나눠먹고나서 드디어 짬뽕으로 갈아탔다.

냄새가 너무 좋아서 마구 들뜨는 기분을 가라앉히며 위에 푸짐한 야채와 해산물을 한번 젓가락으로 섞어보았다. 

"역시 푸짐푸짐해.. 그래 이거지.. 최고야.." 

내가 감탄하면서 한젓가락을 뜨려고 하는데 울언니가 나직하게 한마디 했다. 

"야... 저거.. 뭐야... 저거.... 별거 아니겠지....?"

뒤통수가 쎄해지는 기분이 들었다...ㅠ.ㅠ

 

정말 한젓가락도 못했는데... 이게 머야... 모를때 한젓가락 후루룩 뜰걸그랬나 ㅎㅎ 

울언니도 같은 심정이었는지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냥 파겠지..."

힝.. 파 아니그등요....ㅠ.ㅠ

이게 맨 위에 있었던게 아니고 젓가락으로 한번 뒤집었을때 나온거다. 젓가락을 집어보고도 안믿겨서 손가락으로 뜯어봤는데.. 비닐이었다. 

국물이랑 장시간 끓은것 같은 모양새다... 

"바꿔달라고 해야하나...? 뭐 한그릇씩 따로 끓이겠어? 그게 그거지... 근데 이게 왜 들어간걸까... 뭐 어디 야채같은거 다듬다가 포장비닐이 같이 들어갔나보다.."

아.. 예전에 공덕동에 유명한 순대국집에서도... 비닐이 나와서.. 아줌마한테 얘기했더니 새로 갖다준다길래 그냥 나온적이 있었다.. 돈은 다 받더라.... 또 우리 자매 어느 식당에서 밥먹다가 이상한 이물질 나왔는데 그거 조용히 빼놓고 먹고는 암말 안했드랬지... 불과 지난달 갈비집에서 불판에서 수세미 조각들이 서너조각 나와서 말씀드렸는데 그때도 어이없는 변명밖에 못들었는데... 갑자기 그런 기억들이 막 떠오르면서 울컥했다. ㅡㅡ;;

처음에는 우리둘다 그냥 넘어가자.. 하며 탕수육에 집중했지만 이내 이 가게에서도 알아야 되는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서 중국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누군지 바로 아셨다. 

"지금 짬뽕에서 비닐 조각이 나왔어요.. 국물이랑 같이 끓이신것 같아요..."

"아 죄송합니다. 새로 갖다드릴까요?"

"같은 국물 아닌가요.. 먹고싶지 않아졌어요.. 그냥 이따 그릇찾으러 오실때 짬뽕값만 환불해 주세요. 짬뽕이랑 비닐조각은 확인하실 수 있게 그대로 보관해 둘게요."

다행히 알았다고 하시면서 사과하셨다.

언니랑 둘다 기분이 가라앉아서 갑자기 말이 뚝 끊어졌다. 조금전과 너무 대조적인 모습ㅎㅎ 

조용히 탕수육만 집어먹으면서 짬뽕은 냄새만 맡았다. 

5분도 안돼서 중국집 사장님이 직접 찾아오셨다. 짬뽕과 비닐을 확인하셨고 당황해 하시며 짬뽕값을 돌려주셨다. 

이 와중에 우리언니는 두번 걸음 안하시게 오신김에 그릇들을 드려야겠다며 재빠르게 탕수육을 접시에 옮겨담고는 빈그릇을 정리해서 드렸다. 

뭐 나름 배는 채웠는데...  기분이 영..

잠시후 조카들이 학교에서 돌아왔을때 내가 "나 정말 똑땅해..."라고 했다가 어린 조카한테 귀여운척 하지 말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근데 나 정말 똑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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