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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시어머니와 베트남 쿠킹클래스를 가다 (장보기편)

by 낭시댁 2019. 8. 31.

시어머니께서는 이곳 빅토리아 리조트에서 세상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계셨지만 내가 심심해 할까봐 걱정을 하곤 하셨다. 

난 정말 좋은데 내 표정에서 심심함이 느껴졌나.. 나 정말 좋았는데 ㅎㅎ 어떻게 더 표현을 해야 하는지... 


아무튼 시어머니께서 결국 안되겠다며 리조트측에다 쿠킹클래스를 예약하셨다. 

이미 시어머니께서는 작년에 이곳에서 쿠킹클래스를 며칠동안 해 보셨기 때문에 이번에는 순전히 나를 위해서 예약하신 거라고 하셨다. 

거기다 무려..

프라이빗으로다가..

단체가 아니고 딱 이곳 주방장에게 "나혼자"서 배울 수 있는 특권(?)을 주신 것이다..


괜찮다고 말씀드려보았으나 이미 시어머니께서는 예약을 마쳤으니 어쩔수 없다며 어깨를 으쓱 하실 뿐이었다. 


자서방은 옆에서 "부럽다 좋겠네. 난 방에서 종일 자야지~" 하며 부럽지않은 얼굴로 싱글벙글 

"그럼 같이 가든가~"

"안돼. 이건 엄마가 널 위해서 예약하신거야. 걱정마 엄마도 계속 너랑 같이 계실거니까. 둘이서 좋은 시간 보내" 

으아...  

쿠킹클래스는 좋지만 혼자서 하는건 좀...

결전의 그날

새벽에 주방장과 같이 리조트 벤을 타고 시장에 나가서 장을 같이 봐야 한다며

무려 아침 5시에 출발을 했다. 

나는 못일어날까봐 전날부터 긴장을 너무 했더니 4시에 눈이 떠졌다.. ㅠ.ㅠ 


시어머니와 로비에서 만나서 출발했다.

우리를 안내해 주겠다며 젊은 남자 가이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고,  

주방장아저씨는 출근전이라며 주방장아저씨네 집앞에 가서 픽업해서 합류하셨다. 


맨먼저 우리가 간 곳은 수산시자이었다. 

과연 베트남의 바쁜 아침을 백프로 느낄 수 있는 장소였다. 

이미 이곳에 와본적이 있으신 시어머니께서는 차에서 내리면서 여기 완전 정신 없고 붐비는 곳이라며 미리 경고를 주셨다. 

과연.. 딱 맞는 표현이었다.

신기한 생선들이 너무 많아서 좋았다. 

셰프님 말씀으론, 평소 이곳은 더 많이 붐비는데 요즘에는 물고기가 많이 잡히는 철이 아니라서 덜 붐비는게 이 정도라고.. 

어부들이 밤새 물고기를 잡아와서 신선할때 바로바로 사고 파는곳이라 이른아침은 이사람들에게 하루중 가장 바쁜시간이라고 하셨다. 

나는 다양한 생선들을 보느라 정신이 없는데

시어머니께서는 ㅋㅋㅋ 여기저기 싸움나는거 구경하시느라 신나심 ㅎㅎ

몰래몰래 동영상을 찍어서 시아버지께 보내셨다. 

정말 여기저기서 많이들 싸움

셰프님께서 이곳에서는 재빨리 가격을 흥정해서 사고 팔아야 하는 탓에 가격 흥정하는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 지는 경우가 잦다고.. 

시어머니는 눈앞에서 사람들이 이렇게 소리 지르고 싸우는걸 처음 보셨다며, 맨 첨에 이곳에 왔을때는 엄청 겁먹었는데 이번에는 즐기고 계셨다. 

내 기억이 맞다면 쟤들은

상어

바라쿠다

참치

마침 정박해서 그물에서 물고기들을 선별하고 있던 고깃배를 발견했는데 셰프님이 아는 분들이었다. 

한동안 쭈그리고 앉아서 같이 구경했다. 

그러다 큰 오징어가 두마리 나왔다며 보여주셨는데

셰프님이 그자리에서 오징어 두마리를 바로 사셨다. 

서로 좋은 가격이었다고 하심

오징어 두마리를 봉지에 들고서 우리는 차를 타고 시장으로 갔다. 

오토바이들을 보니 베트남에 온게 실감이 났다. 

교통신호가 하나도 읎다...;; 

오토바이가 인도로도 다니고;; 

그리고 아직 6시도 안됐는데 어린아이들을 태운 오토바이들이 많이 보였다. 

이시간에 학교나 유치원을 가는건가...

아무튼 정말 다들 부지런해 보였다. 


반미 샌드위치를 파는 노점을 보고 시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반미는 오래전 베트남이 프랑스 식민지였을때 프랑스인들이 먹던 바게트가 전해진거란다" 

고개를 끄덕이다가 내가 시어머니께 되물었다.

"자랑스러우신가요?"

"아니, 그냥 그렇다고" 

ㅎㅎㅎ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었는데 시어머니는 덤덤하게 대답하셨다. 

괜히 식민지 얘기 나오면 발끈함

자서방이 있었다면 말했겠지

 "얘 코리안이잖아" 


수산시장만큼 재래시장도 흥미로웠다.

태국과 비슷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애기 주먹만한 수박이 있다! 

아마 속이 하얗고 달지 않을거같은디.. 반찬 해먹는건가..


셰프님이 이 달걀들 엄청 오래 삭힌거라고..

몸에 좋으라고 먹는건가보다. 

시어머니께서 막 백년된거라고 하시니까 그정도까지는 아니라고 하심 ㅎㅎ

이쯤에서 너무 배가 고파서 호텔로 돌아가고 싶은데 

가이드가 괜히 따라와서는... 무슨 템플을 구경시켜 주었다..ㅠ.ㅠ 

시어머니도 얜 왜 따라온거냐 물으셨음...

하아... 

특별한 사원이라고 하더니만..

거대한 고래를 모시는 사원이었다. 

실제 고래 뼈라고 한다. 

크긴 크네...

근데 모시는게 아니고 전시 아닝가..

저긴 작은 고래들 뼈를 묻어둔 무덤이라고 했다. 

저렇게 몇년 땅에 묻어놨다가 나중에 옮기는곳은 바로 요렇게..

창고에 막 쌓아두었다;; 

다시 봐도 모시는건 아닌것 같은데..

가이드말로는 어부들이 먼 바다에 나갈때 무사히 다녀올수 있도록 고래들한테 돌봐달라고 기도를 하는거라고..

배고프다고 했더니 가이드가 뭔가 먹을걸 사왔는데

너무 심하게 맵고 짜서.. 빈속에.. 머리가 띵한 맛이었다.. 

커피한잔이 간절한 시간이었는데..

셰프님을 집에다 모셔드리고 (출근준비해서 호텔에서 다시 보기로 함) 

우리는 호텔로 돌아가나 했더니 

피쉬소스 공장에 한번더 멈추었다. 

5시에 나왔는데 저때 8시정도 돼 가고 있었다. 

피쉬소스 장독대들이

뜨거운 태양을 받아서 

냄새를 마구마구 뿜어대고 있었다. 

자서방이 여기에 왔다면 저 멀리 이미 도망가고 없을듯 하다.

시어머니께서는 작년에 이곳에서 한병을 구입하셨다고 하시며 나더러 하나 사줄까 물으셨다.

"아니요.." 

그랬더니 우리 엄마 갖다 주라고 한병 사 주시겠다고 하셨다. 

"아니요..."

나는 빨리 호텔로 돌아가고 싶어서 고개를 도리도리 ㅎㅎ

친절하게도(?) 장독대 두껑을 열어서 맛까지 보라고 ㅎㅎㅎ 

가이드가 저기다 손가락을 찔러 넣더니 입으로 가져가면서 나를 보고 웃었다. 따라 하라고 하는것 같다 .

저기 동그란 구멍들이 다 손가락 자국인것 같다... 

난 머리가 아픈 상태라 ㅎㅎㅎ 


아무튼 호텔로 돌아갔더니 자서방 아직 침대에서 자고 있.... 

나도 옆에 누워서 조금더 자고 11시에 진짜 쿠킹클래스를 하기 위해서 해변앞에 차려진 간이 교실로 나갔다. 


쿠킹클래스는 다음 포스팅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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