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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크리스마스 이브날 프랑스 시댁에서 음식 장만하기

by 낭시댁 2022. 12. 27.

크리스마스 이브날 오후-

나는 시어머니를 도와드리기위해 미리 시댁으로 갔다.

"올해도 작년처럼 가벼운 음식들로 준비할거야. 다이닝룸에 차려놓고 먹고싶은 음식들을 직접 가져와서 거실이나 베란다에 편하게 앉아서 먹는식으로 하자."

어머님은 트러플버섯을 듬뿍 갈아넣은 계란요리를 만드셨고 나는 어머님이 시키시는대로 옆에서 카나페를 만들었다.

트러플버섯

트러플을 강판에 갈아서 계란반죽과 섞어서 오븐에 살짝 구우셨는데 과연 고급진맛이 탄생했다!


카나페는 빵위에 스웨덴산 연어알크림(?)을 얹고 그 위에 (연어인줄 알았는데) 훈제 송어조각을 젓가락으로 얹었다.

그리고 데코를 위해 레몬을 잘게 조각내서 얹었다. ‘현란한’ 젓가락질로 내가 카나페를 만드는 모습을 보신 어머님께서 감탄하셨다.

"젓가락을 사긴했는데 솔직히 한번도 써본적이 없었단다."

"젓가락질로 웬만한건 다 집을수 있어서 굉장히 편해요."

푸른색 데코가 있으면 예쁠것 같아서 혹시 파슬리 가루가 없는지 찾았더니 어머님께서 대신 막셰 샐러드를 접시위에 얹어주셨다ㅋ


예쁘게 완성된 카나페 접시에 혼자 뿌듯해 하고 있을때 아버님께서도 본인의 작품을 부엌에 들고오셔서 자랑해보이셨다. 단단한 소시송을 기계에다 예쁘게 잘라 오신 것이었다.

소시송과 하몬은 스페인에서 사오신 것들이다.


새우 카나페를 만드려고 새우껍질을 깠더니 어머님께서 새우는 레몬즙 뿌려서 그냥 먹자고 하셨다.

새우에 연어소스를 얹어 먹으니 너무너무 맛있었다!


새우, 푸아그라, 당근라뻬샐러드

샐러드는 당근, 샐러리, 정봉, 꽁떼치즈를 채썰어서 마요네즈에 버물여서 완성했다. 이때 내가 젓가락으로 샐러드를 섞고 있었더니 시동생이 다급하게 아들을 불러왔다.

"저것 좀 보렴. 젓가락을 정말 멋지게 사용하고 있어!"

앜ㅋㅋㅋㅋ 두 부자는 유심히 내 손놀림을 관찰하며 감탄을 하고 있었다. 나 서커스중인가요...🤣

"그녀는 머리에도 젓가락을 꽂았어요!"

아, 잊고있었다. 머리가 흘러내려서 젓가락으로 비녀를 꽂고 있었던 것을...

생각해보니 참 이국적으로 보일만도 하겠다 싶었다. 특히 나는 노엘 기분을 내기 위해 새빨간 티셔츠를 입고, 입술도 새빨갛게 발랐는데, 젓가락 비녀를 꽂고 현란한 젓가락질로 카나페를 만들고 샐러드를 버무리고 있으니 말이다. 🤣

두 부자는 옆에 한동안 서서 젓가락질 흉내를 내기도 하면서 관찰했다. 돈내고 구경하시오...

참고로 시동생부자는 평소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보기때문에 나에게 한국말도 한번씩 건네는 등 한국문화에 꽤 관심을 보였다.
(바보라는 말도 알고 있음ㅋ)

밖으로만 돌던 이스탄불이 잠깐 실내로 들어왔다. 금새 다시 나갔지만...

거실 한켠에는 선물들이 쌓이고 있었다. 시동생은 "산타할아버지가 다녀가셨어!" 라고 하셨지만 선물 꾸러미 사이에는 산타대신 탈린이 숨어있다ㅋ

이외에도 플람키쉬등 더 많은 종류의 아뻬리티브 음식들을 준비하셨는데, 그건 샴페인을 마시면서 바로바로 오븐에 데워서 따뜻하게 내실거라고 하셨다.

파티준비 완료다냥!

저녁 7시가 되니 다들 거실에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자서방은 선물 꾸러미를 들고 왔고 내 친구도 긴장한 얼굴로 꽃다발과 고양이들을 위한 간식을 들고 시댁에 도착했다.

기분이 좋아지신 어머님께서 시동생에게 말씀하셨다.

"샴페인을 가져오거라!"

파티가 시작되었다.


다음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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