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우리 아빠는 말씀하셨다. 우리집은 산타가 오지않는다고. 왜냐? 불교신자라서...
우리 조카들은 언니랑 형부가 해마다 애들 원하는걸 잘 챙겨줘서 아직 산타가 있다고 믿는다. 부러운것들 ㅎㅎ
손재주 좋은 우리언니는 집안 장식품도 손수 만들어서 달아놓기도 한다. 난 이런거 귀찮아서 절대 못할듯.. 담에 나도 애 생기면 언니가 넉넉히 만들어서 좀 나눠줘라...ㅎㅎ
시댁에서 북적북적하게 크리스마스를 보내다보니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많이 생각난다.
엄마한테 전화를 했더니 시골 이모네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셔서 마음이 놓인다.
엄마가 지금 시골에 떨어져있으니 손주들한테 선물도 준비한게 없고 마음에 걸려서 그저 크리스마스 이브날에 손주들에게 전화해서 말씀하셨단다. "할머니는 너희가 뭘 갖고싶은지 다 알아. 산타할아버지한테 내가 편지해서 너희들 꼭 선물 주라고 할거야. 우리 손주들은 착하고 엄마아빠 말씀도 잘 듣는다고 전해줄게"
그 다음날 애들 소식이 궁금해진 엄마는 손주들에게 다시 전화를 했더니 꼬맹이들이 할머니 고맙다고 난리가 났단다.
"할머니 감사합니다! 산타할아버지한테 할머니가 말씀해주셔서 제가 갖고싶어하던걸 산타할아버지가 주고 가셨어요!!"
"할머니 할머니! 산타할아버지한테 뭐라고 하신거에요? 편지는 무슨색깔로 쓰셨어요?"
"산타할아버지는 언제 다녀가신거에요?"
하도 꼬치꼬치 캐물어서 엄마는 마치 청문회나온 그사람 마냥 "기억이 안난다" 로 일관하셨단다. 아이고 웃겨라ㅋㅋㅋㅋ
애들한테 선물 해준건 하나 없이 고맙단 인사를 분에 넘치게 받으니 무안하기도 하시더라며 엄마도 같이 배꼽을 잡고 웃으셨다.
애들이 눈치는 그렇게 빠르더니 산타할아버지는 정말 믿는구나. 너무 귀엽다. 우리엄마가 내년에도 꼭 산타할아버지한테 연락해 주겠다고 하니 애들이 그렇게 신나하더라며 ㅎㅎ
큰애는 벌써 열한살인데ㅎㅎ 부디 내년까지 산타할아버지를 믿고 있기를..!! 그 산타할아버지는 이모한테는 한번도 안오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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