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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칭챙종 들어본 사람? 말로만 들어본 '칭챙총'을 나도 겪을줄이야.  버거씨랑 같이 낭시 역 앞을 지나고 있을때였다. 맞은편에서 한 무리의 10대 소년 소녀들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가로수 때문에 통로가 좁아서 그 중 키가 굉장히 큰 소년과 살짝 스치며 지나게 되었다. 그때 그 소년이 선명한 목소리로 이렇게 깐죽거렸다.  "칭 챙 총~"  야 이누마 내가 니 엄마 뻘이다!그리고 이건 중국어가 아니라 영어거든? 이 무식한 노마.  니하오는 몇 번 들었지만 칭챙총은 또 처음 들어봤네. 니하오보다 훨씬 불쾌하다. 이런 일을 당하면 써먹어야지 했던 그 말을 오늘 드디어 입밖으로 시원하게 뱉어냈다.  "She발로ma" 대화가 안통하는 어린애들한테 따져봐야 소용없고 이렇게 내지르니 나도 조큼 후련. (요즘 한국콘텐츠가 인기라 한국어 욕을 알.. 2025. 4. 10.
짬내서 아이스크림 데이트 김밥으로 점심을 다 먹고 난 직후 버거씨가 말했다.  "나 점심시간 좀 더 낼 수 있는데 날씨도 좋으니까 나가서 산책 좀 할까?"  그래 하늘이 푸른날엔 산책도 하고 최대한 즐겨야지! 오늘도 걷다보니 스타니슬라스 광장으로 들어왔다. 푸른날도 흐린날도 어김없이 아름다운 이곳.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으로 손꼽히는 광장답게 매일 가도 질리지 않는다.  "우리 커피 마실까?"  버거씨의 말에 나는 고개를 흔들며 버거씨 팔을 잡고 앞으로 이끌었다. 점심시간이 30분밖에 안남았는데 테라스에 앉아서 보내고싶지 않았다.   "아! 커피말고 더 좋은게 생각났다!"  버거씨는 결국 나를 아이스크림 가게로 데려갔다. 김밥먹고 배부르다고 하지않았니? 뭐 나도 아이스크림 먹을 배는 항상 비어있지. 피스타치오, 바닐라 초콜.. 2025. 4. 9.
김밥, 이게 많다고? 주말에 온 버거씨는 월요일에도 우리집에서 재택근무를 이어갔다.  그런데 일하는 도중에 뭐가 잘 안풀리는지 연신 한숨을 짓고 있는 버거씨.엑셀에 오류가 있다길래 내가 도와주려고 했더니 (회사 다닐 때 동료들은 엑셀에 문제가 생기면 나에게 달려오곤 했다.) 원본 데이터 문제라 내가 도와줄 수 있는게 없었다. 쩝... 문제는 해결해 주지 못했지만 점심이라도 맛있게 만들어줘야지.  "김밥 만들어?" 부엌에서 나는 참기름 냄새에 바로 김밥을 떠올리는 버거씨. 맞다고 말했더니 너무나 감동적이고 로멘틱하단다. 조금전까지 계속 한숨을 푹푹쉬고 있더니 김밥 소리에 기분이 좋아지나보다.  "그치 감동적이지. 나같은 여자를 만난 당신은 맨날 웃으면서 살아야 돼."   "그래서 나 맨날 웃잖아?" "보여줘."  언제 인상을 .. 2025. 4. 8.
프랑스에서 미키 17 관람기 일요일 오후 자전거를 반납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영화관 앞을 지나는데 버거씨가 갑자기 소리쳤다.  "봉준호 영화 개봉했다!!" 으잉? 당신이 봉준호를 알아?  안단다. 기생충도 봤고 설국열차도 봤단다.  아하! 미키 17이 개봉했구나. 그럼 보러가야지! 집에가서 저녁먹고 다시 나오자. 상영시간 확인해야겠네. 희소식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봄맞이 영화관 할인!Cameo, UGC 그리고 키네폴리스까지, 내가 아는 모든 영화관에서 동일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단다. 원래 영화티켓이 14유로가 넘는데 행사기간중에는 5유로밖에 안한다. 반값도 안되네. "이러면 봐야지. 영화관 맨날 가야지." 내 말에 버거씨가 웃으며 끄덕였다.  집에가서 저녁먹고 쉬다가 다시 나왔다. 집 코앞에 영화관이 있어서 어찌나 편리한지.  .. 2025. 4. 7.
자전거타다 비오니까 갑분 청춘드라마 일요일 오후. 버거씨는 온천스파에 가자고 제안했지만 오늘은 기특하게도 내가 산책이나 자전거를 타자고 제안했다. 운동하자고... 버거씨는 아주 기뻐했다. 그래 내가 생각해도 기특하긴 해. 자전거 렌탈하는걸 맨날 구경하기만 했는데 이참에 한 번 해보자구. 시내 곳곳에서 쉽게 볼수 있는 대여자전거 정거장 한곳을 찾아갔다. 아쉽게도 대기중인 자전거가 한 대 뿐이었다. 그래도 안내문을 읽고 앱을 다운받고 이용법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 주말에는 별도 가입비 없이 이용이 가능한데 대신에 한번에 30분씩 무료란다. 애초에 이 자전거의 목적은 출퇴근같은 이동수단이니까 30분이하로 이용한 후에 목적지에 가까운 정거장에 반납하면 되는거다. 중간에 다른 정거장에 들러서 자전거를 교체하는 순간 또다른 30분을 무료로 이.. 2025. 4. 6.
나만 빼고 다들 운동하는것 같다. 화창했던 일요일 아침. 창가에 마주 앉아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마친 우리는 스타니슬라스 광장에 가서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오늘 비소식이 있었는데 날씨가 좋기만 하구나.  그런데 갑자기 요란한 드럼소리와 함성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수많이 인파가 줄지어 모여있네? 아하! 작년 이맘때쯤에도 마라톤이 있었지! 낭시 세미 마라톤. 바로 이곳이 출발/결승지점이었던 것이다.  운동을 좋아하는 버거씨 결승지점으로 들어오는 선수들을 보자 눈을 반짝이며 달려갔다.  21,100m 코스라는데 우리가 도착했을때 1시간 20분대로 도착하는 선수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나라면... 오는 중에 계속 쉬느라 만 하루가 걸릴것 같다ㅋㅋ 선수들이 들어올때마다 사람들은 모두에게 일일이 힘찬 함성을 보내주었다... 2025.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