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 새출발/카나리아 라팔마섬12

여행은 끝나지만 일상을 여행처럼 살면되지 이제 진짜 떠나는 날이 밝아왔다. 공항으로 출발하는 버스가 오후 4시쯤에 있어서 그 전까지 여유가 꽤 있었다. 다행히도 추가비용없이 늦은 체크인을 승낙을 받은 처지라 느긋하게 마지막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오늘도 라팔마는 아름답다. 우리는 아침 식사후에 해변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물놀이를 하기로 했다. 그래서 수영복을 안에 입고 시내로 나왔다. 우리가 사랑했던 치즈케이크를 파는 이 예쁜 까페. 오늘은 이곳에서 아침 식사를 해 보기로 했다. 내 식성을 아는 버거씨는 종종 우리가 구흐멍(gourmand) 커플이라고 한다. 미식가라는 뜻인지 대식가라는 뜻인지 헷갈렸는데 버거씨는 그 둘다라고 대답했다. 맛있는게 저렇게 많으면 뭘 먼저 먹어야 할지 고르기가 더 어려운데... 일단 우리는 딸기잼과 견과류가 들어간.. 2024. 8. 6.
아름다웠던 라팔마 섬의 마지막 저녁 노을 우리 여행의 마지막 저녁이 기어코 찾아왔다. 낮에 군것질을 많이해서 저녁을 평소보다 늦게 먹기로 했다. 새 숙소에서 시내로 내려가는 길은 참 예뻤다. 하긴 라팔마섬에서 안 예쁜 곳이 없었네. 우리가 시내를 걷는 도중 한 젊은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처음에는 독일어로 말을 하다가 영어로 말을 바꿨다. (버거씨는 많은이들이 자신의 외모를 독일인으로 오해하곤 한다 했다.) "저 혹시 제가 손으로 마사지를 해드릴테니까 보답으로 돈을 좀 주실 수 있나요?" 역시 구걸하는 사람이었군. 지갑을 안가져와서 카드밖에 없다고 대답했지만 그 남자는 포기하지 않았다. "저는 수년째 동굴에서 살고 있는데 가끔 이렇게 음식을 구하러 나와요." 별로 믿기지는 않았지만 "왜 동굴에서 살아요?" 라고 대꾸를 해버렸네. 이런 사람들은 .. 2024. 8. 5.
휴가지에서는 시간이 더 빨리간다. 마지막 2박이 남은 상태에서 우리는 정든 바나나가든을 떠나야 했다. 그날부터 만실이라 어쩔수가 없었다. 에어비엔비로 예약한 새 숙소 역시 위치도 좋고 쾌적한 곳이었다. 대신 조식이 불포함이라 아쉽긴 했는데 막상 우리가 좋아하는 샌드위치 가게에서 이틀간 아침을 먹으니 또 다른 즐거움이 있었다. 이 집은 샌드위치 뿐만 아니라 생과일 스무디가 참 좋았다. 오늘 우리는 버스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 보기로 했다. 남쪽은 이미 충분히 본 것 같았기 때문이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내려서 둘러보기로 했다. 그냥 느긋하게 돌아다니는거지 뭐. 한 시간 정도 타고 가다가 내린 이 마을. 이름은 까먹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이었다. 고도가 높아져서 좀 쌀쌀하기는 해도... 어느집 정원에서 발견한 아.. 2024. 8. 4.
해외 여행 중 로컬 버스 여행의 묘미.gif 화산 투어를 마친 우리는 여행사 앞에 있던 공원에 야외 테이블에 마주 앉아서 아침에 싸온 간식을 꺼내먹었다. 산에서는 음식물 섭취가 허락되지 않았기에 배가 고팠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샌드위치랑 바나나가 유난히 맛있었다. 공원앞 수돗가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는 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았다. 너무 느긋하게 앉아있다가 버스시간을 놓칠뻔했다. 뱃속에 샌드위치가 울리도록 달린 덕분에 버스를 놓치지 않고 탈 수가 있었다. 꾸불꾸불한 도로때문에 내가 종종 멀미를 했더니 버거씨가 맨 앞자리에 앉자고 했다. 앞자리에 앉으니 뷰가 정말 좋구나! 이번 여행에서 차를 렌트하지 않고 버스를 타고 다닌것은 정말 신의 한수였다. 주민들의 모습을 정말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기사아저씨는 이 구역 최대 인.. 2024. 8. 3.
특별한 경험, 라팔마섬 화산 트래킹 화산 트래킹을 하는 날. 미팅 포인트로 가기 위해 아침일찍 버스에 올랐다. 구불구불 아찔한 해안길을 한시간 가량 올라갔더니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이곳은 고도가 높아서 아랫쪽 동네보다 기온이 낮았던 것이다. 우리와 동행하게된 일행들은 중년의 스페인 부부들이었는데 다들 등산스틱, 두꺼운 자켓에 등산화까지 잘 갖춘 모습들이었다. 그에 비해 나만 또 에코백에 자켓도 없고... 나 괜찮겠지...?;; 잠시 후 크록스를 신고 나타나신 가이드 아저씨의 모습에 나는 안도했다. 크록스를 신고 갈 수 있는 지형이면 나도 괜찮을것 같았다. 우리는 승합차를 타고 15분 정도 더 산을 올라가서 트래킹을 시작했다. 열정적이고 유쾌했던 가이드 아저씨는 스페인어로 안내를 하면서 나와 버거씨를 위해 영어로 다시 설명을 해 .. 2024. 8. 2.
여행지에서 쉬어가는 하루 카나리아 휴가 5일째 날은 느긋하게 보내기로 했다. 일단 며칠동안 너무 많이 걸었더니 온몸이 무거웠던 이유도 있었고 (왜 나만 힘들지....ㅠ.ㅠ) 거기다 학점은행제로 듣는 한국어교원2급 과정에서 시일내로 제출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있었기도 했다. 일과 학업을 병행한다는 것은 정말 쉬운일이 아니었다. 휴가지까지 무거운 노트북을 챙겨오고 싶지는 않았는데... 호텔에서 우리에게 투베드룸으로 업그레이드를 해 준 덕분에 나는 옆방에서 조용히 과제에 집중 할 수가 있었다. 내가 과제를 하는 동안 버거씨는 우리가 점심을 맛있게 먹을 레스토랑을 검색하고 예약을 했다고 한다. 점심을 먹으러 걸어가는 동안 버거씨가 말했다. "한국 가족들한테 아직 너 어떤 상황인지 말 안했어?" "우리 언니한테만 말했어. 우리 부모님은.. 2024.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