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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프랑스에서 전기세 아끼기

by 낭시댁 2023. 1. 31.

얼마전 시댁에 갔다가 부엌 인덕션옆에 휴대용 가스레인지가 있는걸 발견하고 시어머니께 여쭌적이 있었다. 

 

"인덕션에 문제가 생겼나요?"

 

"아니, 오늘은 빨간날이라서 전기 아끼려고 꺼내놓은거야."

 

엥?

 

물음표가 백개쯤 떠있는 내 표정을 보시고는 어머님께서 차근차근 설명을 해 주셨다.

 

"프랑스는 전기가 비싸단다. 특히 작년에는 훨씬 더 올랐지. 그래서 우리는 전기요금제를 바꾸어서 전기세를 절약하고 있어." 

 

"전기도 요금제가 있어요?" 

 

"응. 전기세가 비싼 날은 빨간색이고, 전기세가 저렴한 날은 파란색으로 표시해줘. 중간은 흰색이야. 빨간날에는 세탁기나 식기세척기는 사용하지 않아. 물론 오븐이나 써모믹스도 자제하는게 좋지." 

 

우리집은 자서방이 내고 있어서 그동안 전기세나 가스비가 얼마가 나오는지 크게 관심이 없었다. 대신 비싸다는건 알아서 최대한 절약모드이지만.

 

말이 나온김에 시어머니께서는 자서방에게 우리집 전기세를 물으셨는데, 자서방의 대답을 들으시고는 깜짝 놀래셨다. 

 

"울랄라!! 우리집의 2배에 가깝구나!! 우리랑 똑같은 요금제로 당장 가입해라!" 

 

시댁은 3층에 지하실까지 있지만 벽난로 덕분에 가스도 많이 절약한다. 벽난로 부럽...

아무튼 그렇게해서 우리집도 시댁과 똑같은 전기요금제를 가입하게 되었다. 

 

 

 

"프랑스에도 원래 전기회사는 EDF라는 전력공사 딱 하나가 있었거든. 그런데 EU시대가 오면서 다른 EU나라들처럼 사기업 시스템으로 바뀌고 경쟁업체들도 여럿 생기게 되었어. 우리는 원래 Mint Energie라는 전기회사를 이용하고 있었는데 부모님댁이랑 똑같은 전기요금제로 바꾸기 위해서 EDF로 바꿨어. 기본 요금만 보면 사실 두 회사 크게 차이는 없지만 낮시간에는 우리가 집에 없으니까 이 요금제로 30%정도 요금을 아낄수 있을것 같아." 

 

자서방은 내가 알아듣기 쉽게 상세히 설명해 주면서 차트까지 직접 만들어서 보여주었다. 

이 차트는 인쇄해서 냉장고에도 붙여놨다ㅋ

 

"저렴한 순으로 파란색, 하얀색, 빨간색이 있어. 그런데 옆에 HP(Heures Plaines)는 6am-10pm까지의 시간이고, HC(Heures Creuses)는 그 외의 밤시간이야. 낮보다 밤이 더 저렴하지. 특히 빨간날에는 요금 차이가 아주 커." 

 

밤늦게 세탁기를 돌리는 집들이 있던데 바로 이런 이유였나보다. 

 

자서방을 따라서 EDF Tempo (요금제 이름) 어플리케이션을 깔았는데 오늘뿐 아니라 내일도 빨간날 연속이다! 

 

"이틀 연속 빨간색이네? 모레도 빨간날일수 있는거야?" 

 

"최대 5일까지 연속 빨간날일수가 있어. 대신 주말에는 절대 빨간색이 아니고. 그리고 1년에 최대 빨간날은 20일인데, 여기 앱 아래에 보면 숫자가 보이지? 올해 8월 31일까지 빨간날은 9일밖에 안남았다는 뜻이야. 다음주도 추워서 전기 사용이 늘어날테니 빨간날이 또 이어질것 같아."  

 

빨간날 낮에는 최대한 전자제품 사용 줄이기. 그리고 식기세척기는 밤 10시 이후에 돌리기- (참고로 우리집은 라디에이터나 스토브 모두 가스다.)

 

이제는 오븐이나 써머믹스로 요리할때도 앱에서 그날의 색깔을 먼저 확인해 보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무식아, 넌 아무 생각이 없어서 좋겠다... 생각은 우리가 대신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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