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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가스비도 아끼자 (발열조끼 영접)

by 낭시댁 2023. 2. 1.

아마존에서 택배가 하나 도착했다.

자서방은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그게 내 선물이라며 뜯어보라고 했다.

아 이거 결국 샀구나...

발열 조끼.

자서방이 요즘 취미로 사격에 푹빠져있는데, 추위에 약한지라 야외에서 오래 있는게 힘들어서 알아보다가 찾아낸 '기막힌 아이템'이란다. 이렇게 좋은거 혼자 입을순 없다며 나한테도 하나 사준다고 몇달전부터 졸라왔는데 나는 일단 가격도 비싼데다가 아무리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전기를 입고 다닌다는 생각은 뭔가 께림칙해서 계속 싫다고 말했다.

그러다 겨울세일이 시작 되면서 이 발열조끼도 대폭 할인을 시작했고 자서방은 더 많이 졸랐다. 사달라는게 아니라 사주고싶어서. 결국 나는 자서방에게 항복을 했다.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자서방의 표정을 보며 선물을 사주는 사람이 받는 사람보다 저렇게 더 신이 날 수도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자서방은 신이나서 기능을 설명했다.

"빨간색은 높은 온도고 그 외에도 초록색과 파란색으로 선택해서 온도를 낮출수도 있어. 그리고 앞과 뒤쪽의 온도를 다르게 할 수도 있고."

단점은 주머니에 배터리를 항상 넣어 다녀야 한다는 점이다 😐

무거운게 싫다고 했더니 자서방은 나를 위해 가장 가벼운 배터리로 주문했다. 자서방이 직접 테스트 해보니 높은 온도로 연속 5시간 정도 지속되는것 같다고 한다.

근데 막상 입어보니 따숩다ㅋㅋㅋㅋㅋ

내 반응을 보고 자서방은 자기가 더 좋아했다. 그것보라며ㅋㅋㅋ 이 기쁨은 함께 나눌수 있어서 즐거운가 보다.

커플복이 그렇게 싫다고 하더니 이제는 하나 둘씩 커플로 입는 것들이 늘어나고 있다.


프랑스정부는 요즘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펼치면서 이런 구호를 외치고있다.

나는 (온도를)낮추고, (가전제품을)끄고 (전기 사용량이 많은 시간에는 전기 사용을 )미룬다.


전기와 가스요금이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고 있어서 우리집도 요금이 무서워 이래저래 궁리를 하고 있다. 전기는 업체를 바꾸고 요금제에 가입하면서 30%정도 절약을 할 수 있을것 같다. 물론 캠페인 구호처럼 끄고 미루는 습관도 들이고 있다.

"가스비도 혹시 전기세 처럼 절약할 수 있을까 싶어서 다른 업체들을 알아봤는데 결국에는 가격차이가 없더라고."

"이제 뜨끈한 조끼도 생겼으니 집에서 이거 입고 지내면서 실내 온도를 좀 더 낮추자."

원래 우리집은 실내온도를 21도로 항상 유지해 왔다. 그러다가 가스비가 왕창 오르면서 20도로 낮추었다.

이제는 조끼파워로ㅋ 우리도 마크롱 대통령이 말한대로 19도 까지 낮추기로 했다. 대신 깊이 잠든 늦은 밤-새벽시간은 17도 까지 낮추고 (덕분에 무식이는 항상 우리침대에서 같이 잔다ㅋ 전기매트 파워ㅋ) 앱으로 시간대별로 세부 설정이 가능하다.


학교에 이 신문물을 입고 갔다가 스타가 되었다. 추운 아침 나만 웃고 있었다 😆😆 (버튼에 불이 들어와서 못 본척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자서방이 그렇게 권할때는 싫다고 했으면서 이제는 "이런걸로 바지는 없어?" 하고 묻고 있다ㅋ (안타깝게도 바지는 없단다.)



"무식아, 이 조끼 완전 좋지?"

"간식 준다고?"


역시 무식이는 자기 할 말만 한다. 넌 듣는 법을 좀 배워야 돼...


온 세상 모든 나라들이 우리나라 보일러를 체험해 보고 따라했으면 좋겠다 ㅠ.ㅠ


* 내남편돈 내남편산입니다. 광고 아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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