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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DéFLE-Lorraine 다국적 친구들

중국인 친구가 만들어온 중국식 짜장면 (feat.공원피크닉)

by 낭시댁 2023. 6. 17.

나는 또다시 참치김밥을 쌌다. 남편이, 김밥 만드는게 생각보다 쉬울거라고 망언을 했던 이유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김밥 만드는게 어려운 일이었음 내가 이리도 자주 싸진 않았을테니 ㅎㅎㅎ 
 
이날 내가 김밥을 또 싸게된 이유는, 한국인 친구가 1년간의 프랑스어 어학연수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어서 송별회겸 공원 피크닉으로 친구들을 초대해 준 것이었다. 총 10명정도 초대했다고 하는데 각자 음식을 준비할테니 김밥은 세줄만 쌌다. 

시댁에서 열심히 자라고 있는 어린 깻잎들도 넣었는데 막상 먹을때는 향이 많이 나진 않았다. 김밥 싸고 참치가 좀 남길래 김치전도 구워보았다. 한국인 친구가 두명이나 있으니 다른 국적의 친구들 보다는 사실 그녀들을 위한 추가 메뉴였다. 

공원입구에서 일찍 도착한 그룹들과 합류했는데 처음보는 친구들이 많아서 우선 간단하게 인사먼저 나누었다.  

그리고 나서 나머지 인원들이 도착하기전에 우리는 공원에 먼저 들어가서 자리를 먼저 잡았다. 

한국인 동생이 챙겨온 커다란 돗자리. 나도 한국가면 꼭 사와야겠다. 얇고 넓고 튼튼하다. 역시 국산 최고! 그녀는 또 먹음직스러운 비건양념치킨이랑 주먹밥을 싸왔다. 어쩔수 없이 내눈에는 한국 음식이 제일 맛있어보인다. 
 
그러고보니 옆에 대만인 소녀도 왕주먹밥을 싸왔네. 그외에도 다양한 먹거리와 음료들이 돗자리 위에 펼쳐졌다.  

아시아인 친구들 덕분에 김치전도 제법 인기가 많았다.  

시원한 씨드르를 두병이나 준비해온 카린의 센스! 

아 친국인 친구는 알로에쥬스를 가져왔는데 심지어 살짝 얼려왔다! 이런 센스는 정말 상줘야 돼!! 

분명 그늘에 앉았는데 해가 움직여서 우리도 해를 피해 두번이나 돗자리를 옮겨야 했다. 

 

 

 

우리반이었던 중국인 친구도 왔는데, 평소에는 어딜가나 항상 1등으로 도착하던 그녀라서 의아해서 내가 물었다. 
 
"너 맨날 혼자 제일 먼저 도착하던 사람인데 오늘은 웬일로 제일 늦게 도착했네?" 
 
그랬더니 그녀의 대답. 
 
"네가 나한테 말해줬잖아. 프랑스에서는 제 시간에 도착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늦게 나오라고!" 
 
"아 내탓이었네. 미안 ㅋㅋㅋ" 
 
다들 빵 터졌다. 
 
근데 오늘은 워낙에 아시아인들이 많아서 (한국, 중국, 대만) 제 시간에 오는 사람들이 많을거라고 나는 미리 예상하고 나온거였는데ㅎㅎㅎ 
 
가장 늦게 도착한 그녀가 준비해 온 음식은 다름아닌 중국식 짜장면이었다!
 
불과 며칠전 그녀와 나는 짜장면에 대해서 꽤 깊이(?)있는 대화를 나누었었는데 그때문에 그녀는 제대로된 중국식 짜장면을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면은 스파게티면을 사용했네? 

오이가 들어간 중국식 짜장면

그녀는 자신있는 표정으로 말했다. 
 
"한국 짜장면과 어떻게 다른지 먹어보고 판단해줘. 한국 짜장면은 중국 짜장면과 완전히 달라. 나도 한국 짜장면을 먹어봤는데 이름만 같을 뿐이지 색깔도 다르고 맛도 완전히 달라서 놀랬어." 


"전에도 내가 말했듯 한국 짜장면은 오래전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시작 된건데 한국인 입맛에 맞게 현지화된거야. 특히 배달이 빨라서 한국에서는 인기가 많아. 싱가폴에서 나도 짜장면 먹어봤는데 한국 짜장면이랑 완전 다르더라. 소스는 갈색에 소스양도 적고 무엇보다 너무 짰어."
 
 사실 그녀가 만들어온 이 짜장면도 좀 짰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멕시코인이 가져온 과자를 무심코 하나 뜯어먹던 한국인 동생이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표정이 웃겨서 나도 조금 뜯어서 먹어보았는데 세상에 이런 과자가 다 있나 싶은 흉악한 맛이다. 표현하자면, 신맛이 나는 과일을 말려서 신라면 스프를 있는대로 뿌려서 만든 불량식품 맛이랄까. 한마디로 엄청 시고 맵고 불쾌한 MSG맛이 덕지덕지... 멕시코에서는 아이들도 이런걸 먹나보다;; 다른 친구들도 맛을 보더니 멕시코인이 안볼때 인상을 있는대로 찌푸려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ㅋㅋㅋ (와중에 혼자만 맛있다고 몇개나 까먹는 미국인;; 배아플것 같은데...) 

 

 

친구들이 대부분 떠난 후에도 몇명만 남아 돗자리에 뒹굴며 오래오래 평화로운 오후를 만끽했다. 나는 이렇게 프랑스인들의 여유를 배워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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