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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태국

중국인 절친의 파타야 해변결혼식

by 낭시댁 2017. 12. 21.

내가 사랑하는 친구 에바와 에프가 드디어 결혼식을 올렸다. 

중국녀 에바와 태국남 에프는 런던에서 석사공부를 하며 만나 사랑에 빠지고 에바는 에프를 따라 방콕으로와서 직장도 구하고 사랑을 키워가고 있었다. 이미 한달전 그들은 혼인신고도 마친 상태였고 같이 살 신혼집도 마련해서 며칠전부터 새집에서 지내고 있는 상태이다. 

파타야 해변에서의 아름다운 결혼식을 위해 에바가 특히 얼마나 고생하며 준비를 했는지 옆에서 지켜봐서 잘 알고있다. 나는 정말 그런 스트레스가 싫어서 조촐하게 뚝딱 해치웠던건데 막상 에바의 결혼식을 보고나니 살짝 부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만큼 그녀는 너무 아름다웠다. 


파타야에 있는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나와 가요코는 바로 옆에 있는 로얄클리프 호텔에서 일박을 예약해놓고 혹시 도와줄 일이 없을까 싶어서 미리 출발했다.

가기전에 가요코가 준비한 카드에 메세지를 적었다. 축의금도 저기에 같이 담았다. 

가요코는 결혼식에 카드와 봉투가 굉장히 중요한거라고 했다. 자긴 특별한날 받은 저런 봉투 하나도 안버리고 다 간직하고 있다면서.. 


결혼식은 오후 4시 40분인데 우리는 로얄클리프호텔에서 체크인을 하고 점심도 먹고나서 바로 맞은편에 있는 인터콘티넨탈 호텔로 걸어갔다.

우리도 같은 호텔에 묵을까도 생각했었지만 거기 양가 식구들이 모두 묵고 있는 상태라 에바가 신경쓰일것 같기도 해서 앞집 (?)으로 구한것- 

인터콘티넨탈 호텔 정문에 들어서니 에바와 에프의 결혼식 안내가 요렇게 나와있었다. 직원에게 말했더니 카트로 해변근처까지 태워다 주었다. 해변 근처에 있던 에바의 방으로 가서 노크를 했더니 아버지께서 환하게 맞아주셨다. 

일흔이 넘으셨는데 실제로 뵈니 화면에서보다 훨씬더 젊으셔서 깜짝 놀랐다. 활짝 웃으시는 모습을 보니 역시 웃음이 보약이라 그런가싶기도~ ㅎ

룸에서 신부화장중인 에바-

에바는 드레스며 악세사리 그리고 메이컵과 헤어까지 모두 하나하나 직접 결정했다. 오늘 하루를 위해 엄청난 공을 들였는데 그 빛을 발할 순간이 드디어 온것이다. 

에바와 에프는 사실 엄청나게 긴장해 있었고 그걸 보는데 괜히 나까지 ㅎㅎ

나와 가요코가 준비한 선물-

원앙세트같은걸 주고 싶었는데 그건 태국에서 못구하니까 가요코가 고른 커플 인형이다. 

그리고 또하나는 손에 쥐고 사진찍을 수 있게 가요코와 내가 준비한 카드들이다. 

하객중 절반이 회사 동료들이라서 다들 반응이 좋았다. 

메이컵을 마친 에바가 드레스를 갈아입는다고 아버지께 눈치를 주었다. 마침 아버지께서는 메이컵을 간단히 마친 후 거울로 본인 모습을 감상하고 계신 상태셨는데 벌떡 일어나 자리를 피해 주셨다. ㅎ

우리는 또 궁금해서 안으로 우르르 들어갔다 ㅎㅎ

아래 쭈구려앉은 친구는 아이린- 우리 회사 동료인데 대만 친구다. 성격 완전좋은 그녀~ 뒤에 도와주는 태국언니가 너무 답답했던지 자기가 바로 쭈그려앉아서 드레스를 손봐주고 있다. 

에바 메이컵하니까 너무 달라서 무섭다..

에바 어머니께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가요코한테 부탁하셔서 웃긴 장면이 연출됐다. 아이린은 아직도 시녀같이 쭈그려앉아있고 ㅎㅎ 사실 결혼식 시간이 이미 다돼서 빨리 나가야 하는 상황인데 여기 마음 급한 사람은 아이린뿐인듯 ㅎㅎ

신부 입장~

해변으로 이동하자. 늦었으니 빨리빨리 고고~

축의금상자

따로 받아서 돈 세고 이름적고 하는 모습이 없어서 참 다행이다. 자비에가 태국 결혼식가면 돈내고 식권받는거 아냐고 혀를 내두르길래 한국도 그렇다고 했더니 눈동자가 흔들렸드랬지.. ㅍㅎㅎ 나도 그건 이상해... 그래서 안했지...

저기 뒤에 있는 작은 유리병들은 기념품

그냥 안에든건 설탕조각들이란다. 장식용인듯..


결혼식이 이뤄지는 해변으로 들어가는 로비에 있던 에바커플 웨딩 사진들-

우리 에바 정말 예쁘다. 꼭 중국 잡지 커버에 실린 모델같애~

  


테이블들이 모두 세팅돼 있고 하늘에는 어느새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주례(?)아저씨랑 에프가 서서 에바를 기다린다. 

그러고보니 신랑입장 순서가 없었네. 처음부터 저러고 서 있던거ㅎ

표정보면 엄청 굳어있다. 긴장백배 ㅎㅎ귀여워 ㅎㅎ

신랑신부의 친구들이 들러리로 먼저 입장했다. 나도 하고 싶은데 미혼만 하는거란다... 치이.. 나 진짜 하고싶은데...ㅠ.ㅠ

가요코더러 옆에 보이프렌드냐고 놀리는 동료들이 있어서 다같이 웃었다 ㅎ

가요코는 나중에 부케도 받았다. 그거 받고 좋아하길래 내가 부케받고 6개월이내 결혼못하면 3년동안 결혼 못한다고 했다가 표정이 바로 심각해졌지. 농담이라니까 ㅎㅎㅎ

드디어 에바와 아버지 입장-

나올때 드레스가 걸렸는데 뒤에 어시스트 태국언니가 그냥 보고만 서있어서 내가 달려나갈뻔했다. 속답답;;

태국인 가족과 중국인 가족들인데 주례는 공용어인 영어로- 

신랑신부가 서약하며 서로 "I do" 할때는 내코끝이 살짝 찡해졌다. 나도 할걸 아이두.. 나도 하고싶다..

나중에 에바네 아버지께서 준비해온 축사를 영어로 읽으셨는데 많이 긴장하신 목소리셨고 끝났을땐 모두들 뜨겁게 환호했다. 엄청 열심히 준비하고 연습하신것 같았다. 

케잌커팅대신에 샴페인을 따르고 양가 부모님들과 쨘~ 하는 순서였다. 

신랑신부 퇴장~! 유후~!!

식이 끝나고 직원들이 재빠르게 의자를 치우고 테이블을 세팅했고 사랑들은 착석후 음식을 갖다먹었다. 

태국 필리핀 통틀어서 가장 듣기좋았던 밴드라고 느꼈다. 

과하지 않은 연주와 목소리가 분위기를 정말 최상으로 끌어올렸다. 마법같은 시간-

음식이 굉장히 많았다. 결혼식 비용이 만만치 않았을것 같은...

내가 세접시쯤 먹고 있을때 옆에 있던 동료들이 서서히 내 먹성을 눈치채기 시작했다ㅎㅎ

이정도 갖고 왜 그래.. 나 더 먹을거야.. 아직 멀었어..

빨간 드레스로 갈아입은 우리 에바가 나왔다. 

딱 내가 갖고 싶었던 빨간 드레스... 나중에 빌려줄테니 아무때나 말만 하란다. 뒤에 사이즈도 조절된다고 ㅎㅎ

중국에서 주문했는데 우리돈 3만원대에 목걸이 귀고리 전부해도 만원이 안된다며 ㅎㅎ 그런소리는 여기서 하지마- ㅎㅎ

저렴이를 입어도 귀티나는데모~ 오늘은 니가 젤 이뽀

신랑아버지께서 갑자기 노래를 한곡 하시겠다고 올라가셨다. 

기대 안하고 있었는데 정말 목소리가 너무 좋으셨다. 

에바가 잡담하는데 가요코가 에바를 툭 치면서 노래 감상하라고 다그쳤다. ㅎㅎ 잘했어 가요코~!

회사 동료중 커플도 올라가서 Officially missing you 를 축가로 불렀다. 거기까진 좋았는데 막 다른 사람들도 우르르 올라가서 고성으로 이상한 노래를 불러제끼는 통에 귀가 좀 힘들뻔했다. 

회사동료중 프랑스인이 자기 어머니를 모셔왔는데 흥이 많으신 어머니께서 동료들과 앞에서 같이 춤추며 즐기는 모습도 너무 재미있었다. 

밤 열시까지 결혼식파티는 계속되었고 나와 가요코는 10시가 다 돼서 앞에 있는 호텔로 돌아왔다. 

동료들은 에바가 예약한 단체 버스를 타고 방콕으로 돌아갔다. 

태국인 결혼식은 이번이 두번째 참석하는건데 이런 해변 결혼식은 처음이라 너무 재미있었다. 너무 낭만가득-

자서방이 출근만 안했다면 같이 왔을텐데.. 너무 아쉬웠다. 결혼식 어땠냐고 묻는 자서방에게 말했다. 

"우리 결혼식 한번더 하자. 나도 I do하고 싶어. 해변에서 하는걸로-"

"너무 늦었어" 

"에바네 아버지 일흔 넘으셨는데 너무 젊어보이시지? 에바네 엄마가 스므살정도 어리신데 두분 별로 나이차이도 안나보여. 남편도 건강관리 잘해서 저나이돼도 저렇게 활기차 보이면 좋겠다"

"난 이미 틀렸어.. 젊은 부인을 못만났잖아" 

아.. 말을 말자.. ㅡㅡ;; 

난 10년뒤 리마인드 웨딩을 올리자고 조르는 중이다. 해변에서... 

자서방이 싫어하는 파타야는 말고 ㅎㅎ 


에바 행복하게 잘 살아야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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