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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한국

화상 물집 자가 치료 일지

by 낭시댁 2018. 4. 20.

2주전 죽을 데우다가 손에 화상을 입고야 말았다.. ㅠ.ㅠ 

전날 엄마가 끓여주신 맛난 닭죽을 빨리 데워먹겠다고... 그만 센불에다...ㅠ.ㅠ 안눌러붙게 하겠다며 젓고 있다가 그만... ㅠ.ㅠ 

죽이 끓으면서 어푸어푸 하는 소리와 함께 죽이 막 튀어오르는데,, 큰 덩어리가 튀면서 손에 철썩 붙고야 말았다... 허엉... 

찬물을 틀어놓고 한 십분정도 식혀주었는데 일단 맛난 죽을 먼저 먹어야 하므로... 

일단 먹고나서 생각하자며... 죽을 맛나게 먹는데 손이 계속 화끈거렸다. 더 오래 찬물에 데고 있었어야 하는데.. 

금세 물집이 생기는가 싶더니 밥먹고 나서 보니까 더 커져있었다. 

집앞에 있는 가정의학과에 갔는데 이미 불이 꺼져있어서 대신 약국으로 갔다. 약사님께 보여드렸더니 난감한 표정을 지으시며 잠시 생각을 하시는가 싶더니 곧 먹는약과 바르는 연고랑 밴드를 주르륵 나열을 하시는것이었다. 

가격이 꽤 많이 나와서 연고랑 먹는약은 그냥 됐고 내일 병원에 갈테니 일단 화상 밴드만 하나 달라고 말씀드렸다.

집에와서 화상 밴드를 붙였는데 처음에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두툼한 젤리같은 느낌....  근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한쪽이 떨어져있었다;; 

저 밴드 한통에 8천원이었는데 밴드는 세장이 들어있었다. 워낙 많이 움직이는 부위라 그런지 너무 쉽게 떨어졌고 24시간이 안돼서 세장을 몽땅 써버렸다. 

 

방콕에 있는 자서방에게 사진을 보내주었더니 하는 말, 

 

"너무 아프겠다. 생각보다 심각해 보이네. 저정도면 2도화상인데... 저 물집은 터트리는게 좋겠다. 알콜이랑 바늘있지? 소독한 바늘로 물집에 작은 구멍만 내서 안에 물을 다 빼네야 빨리 회복돼. 근데 물집은 절대 뜯지 말고... 물을 제거한 후에도 꼭 덮여 있어야 해"

일단 알았다고는 대답했는데 다음날 집에 제사가 있어서 엄마를 거들어 드려야 하니 바늘작업(?)은 제사 다음날 하기로 했다. 편하게 설거지도 하고 하려면 밴드를 붙이느니 차라리 저 상태가 나았다. 생각보다 물집이 튼튼(?)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전혀 없었다. 

제사를 지낸 다음날 보니 괜히 물집에 정이 들었는지 ㅎㅎㅎ 한 며칠 그냥 둘까도 잠깐 생각했다. ㅎㅎㅎ 

뚜둥~ 요건 물집안에 물을 다 빼고 난 모습- 

손딸때 쓰는 채혈침이 있어서 알콜로 소독을 한 후 가장자리에 살짝 구멍을 냈다. 잘 안빠져서 구멍을 살짝 찢어서 키우고 거기다 솜을 대고 물집을 눌러 주니 솜이 안에 물을 다 빨아들였다. 막상 하고 나니 속이 후련~ 

자서방에게도 사진을 보내서 경과를 보고해 주었더니 하는말, 

"아주 잘했네. 겉에 물집을 그대로 두고 안에 물만 뺐구나. 저거 아마 다시 부풀거야. 그때마다 같은 방법으로 빼주면 따로 소독할 필요도 없이 알아서 아물고 새살이 돋으면 물집은 알아서 떨어져 나갈거야. 만일 잘못해서 겉에 물집이 일찍 벗겨져 버리게 되는 경우에는 알콜로 한번 소독을 하고나서 매디폼 붙여놔-" 

아 역시 우리 자서방은 내가 어디가 아프건간에 모든걸 다 알고 있다ㅎㅎ 칭찬해~

매일 매일 사진을 찍어서 남편에게 경과를 보고(?) 했다. 이건 안에 물 빠지고 난 다음날인데 완전 다 아문것처럼 보였다. 

과연 이삼일 지나니 안에 물이 다시 고였고 채혈침으로 다시 쏘옥 물을 제거 해 주었다. 두번을 더 했다. 

 

 

그러더니 이렇게 가뭄에 땅이 갈라지듯이 살이 딱딱하게 굳더니 쩍쩍 알아서 붕괴(?) 되기 시작했다. 안에 속살도 보이고..

억지로 뜯으려고 안해도 자고 일어나면 한조각씩 떨어져있다. 

따다~ 요건 지금 모습이다. 물집이 완전히 다 제거되었다. 

매디폼도 미리 사두었는데 결국 쓸일이 없게 되었네.. 

그렇게나 호들갑을 떨었는데 치료하는거 별거 아니네~ 

가장 중요한건 물집이 제거되지 않게 안에 물만 잘 빼주면 된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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