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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자서방 어릴적 친구 라빵을 만났다

by 낭시댁 2019. 6. 27.

처음 시댁에 도착해서 우리가 항상 방문할 때 마다 사용하던 방으로 짐을 풀러 들어갔을때 우리를 반겨주던 낡은 인형이 있었다. 

나는 고양이들이 갖고 노는 인형인줄 알았다.

그런데 뒤따라 들어오던 자서방이 인형을 보고 너무나 좋아했다

"라빵~~ 라빵!!" 하면서 인형을 소중히 끌어 안더니 하는말 

"이거 내가 어릴적에 맨날 갖고 놀던 인형이야. 인사해, 라빵" 

"라빵?"

"응 토끼란 뜻이야" 

토낀지 강아진지 나로선 정체가 의심스럽긴 했지만 아기처럼 좋아하는걸 보니 자서방이 너무 귀여웠다.

다음날 자서방보다 일찍 일어나서 시어머니와 둘이 테라스에 앉아서 아침을 먹다가 라빵에 대해서 여쭤보았다. 자서방이 엄청 좋아했다고 ㅎㅎ

"아 라빵! 너도 만났구나! 호호~
걔가 두살땐가 미셸(시아버지)이 사다 준거야. 근데 자기 키보다 더 큰걸 맨날 끌고 다녔어. 귀를 잡고 이렇게 끌고 말이지. 라빠라빠라빠 하던게 아직도 눈에 선하네. 잘때도 꼭 끌어안고 잤어. 한 열살 넘을때 까지 라빵없이는 못잤을거야. 얼마전에 다락방에서 발견했는데 하도 낡아서 등이 다 터져있길래 꿰매서 갖다놨지. 보면 반가워할 것 같더라고."

한동안 계속 자서방 어릴적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려주셨다. 

 

 
 

"너두 어릴적 제일 좋아하던 인형이 있었니?"

"네, 저는 원숭이 인형이요 ㅎㅎ 별로 예쁜 인형은 아니었어요. 부모님이 사주신 유일한 인형이었기도 하고요. 언니랑 오빠가 맨날 저는 안 델고 놀아서 혼자 인형이랑 놀기도 하고 그랬죠뭐" 

한참 수다를 떨다보니 늦잠자고 일어난 자서방이 커피를 들고서 뒤늦게 합류 했다. 자기 얘기를 하고 있던걸 눈치채고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말이다. 

아침 내내 자서방 어릴적 이야기로 시간 가는줄 모르고 수다를 떨었다. 

자서방, 당신한테도 그렇게 귀여운 시절이 있었구나? ㅎㅎㅎㅎ 라빵 덕분에 이런 이야기도 듣게 되고 라빵한테 감사해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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